60년 만에 돌아온다는 ‘청마의 해’ 갑오년이 시작됐다. 지난 한 해는 글로벌 이슈들이 유독 많이 터지면서 전 세계가 격동의 시기를 보냈다. 그렇다면 올해는 어떤 글로벌 이슈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이에 미국 경제전문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올해 예정돼 있는 각국의 중요한 이벤트를 근거로 전 세계 글로벌 판도를 예상하는 시나리오를 만들었다.

우선 5월에 열릴 유럽의회에서는 극우파, 극좌파 및 안티-EU파들의 목소리가 높아질 전망이다. 경기 침체의 장기화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실업률, 정부 신뢰도 하락, 낮은 투표 참여율 등의 요소들로 인해 소수파의 입지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유럽의회에서 소수파들이 차지하는 의석도 25%가 넘어설 것이라는 게 FT의 분석이다.

일본의 아베노믹스에 대한 전망도 밝지 않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4월 인플레이션을 2% 선까지 올리는 것을 경기목표로 내세웠다. 양적완화를 통해 엔저라는 무기를 등에 업고 디플레이션을 잡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공했지만 지난해 1월에서 10월까지 소비자물가지수가 0.6% 증가하는 데 그치면서 여전히 완전한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FT는 “일본 중앙은행이 정부 채권 보유량을 현재보다 2배 이상 늘린다 하더라도 ‘인플레이션 2%’라는 목표에 도달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이 같은 상황에서 오는 4월 소비세를 인상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은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역시 악성부채와 그림자금융 문제 및 지방정부의 빚잔치 등이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FT는 “하지만 중국 내 소비 증가와 서비스 업계의 호황에 힘입어 경제성장률 7% 선은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FT는 “중국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7.6%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미국은 어떨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최대 업적으로 꼽히는 건강보험 개혁안인 ‘오바마케어’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됨에 따라 미 정치권에서도 가장 큰 이슈로 작용할 전망이다. FT는 “국세청과 건강보험회사를 온라인상에서 통합시키는 문제나 그간 혜택을 받아온 국민의 반발 등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골치 아픈 일들이 산재해 있지만 오바마케어가 결국은 살아남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FT는 “무엇보다 올해는 드디어 일반인들이 우주여행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은 일찍이 지난 2004년 일반인의 우주여행 계획을 발표한 바 있으나 기술적 한계로 시행이 계속 미뤄져왔었다. 하지만 올해 드디어 그 시작을 알리며 현재 약 600명가량이 예약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은 1인당 25만달러(약 2억6000만원)다.

이 밖에 FT는 “최근 1200달러 선까지 치솟으며 글로벌 관심을 한 몸에 받은 가상화폐 비트코인은 50달러대로 급락할 것”이며 “석유 공급이 늘어나는 데 반해 수요는 적절 수준을 유지하면서 국제유가가 다소 하락할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하지만 1배럴당 100달러 밑으로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