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는 2003년 이후 세계 경제의 호황으로 연평균 9%에 육박하는 경제성장을 했다. 그러나 2008년 10월 미국발 금융위기로 국제시장에서 주력상품인 콩 등 1차 상품가격이 하락하자 상황은 달라졌다.

한 예로 대두의 경우 한때 톤당 600달러를 호가하였으나 금융위기 이후 250달러까지 했다. 9월부터는 페소화 가치도 하락하기 시작했다. 위기에 처한 아르헨티나가 이를 타개하려는 노력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아르헨티나의 금융위기 대처방안은 크게 3가지다. 환율 안정, 고용 증대 그리고 소비 확대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확대될 수 있는 디폴트 위기설을 차단하기 위하여 10월에 300억달러 규모의 국민연금을 국유화했다.

11월에는 금융거래를 위한 10만달러 이상의 환전과 송금을 금지하는 조치를 발표하였다. 유동성 확보와 외환 통제로 2008년 말 환율은 전년 동기 대비 9% 인상되었으나 남미 국가 중 가장 안정된 절하율을 기록하였다.

수입 억제와 생산 증대를 통한 고용 안정 노력은 효과를 기대할 만하다. 세계 금융위기 확산으로 브라질, 칠레 등 주변국의 대폭적인 평가절하와 그에 따른 수입 증가로부터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하여 10월15일 기존에 실시 중이던 수입 최저가격 제도를 대폭 확대 강화하였다.

뿐만 아니라 300억달러 규모의 메가톤급 경제개발 계획을 발표하고 경기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아예 해고를 제한하는 법안을 입법 중이다.

경기침체의 주범인 소비위축을 해소하기 위하여 아르헨티나 정부가 도입한 정책은 아르헨티나만이 가능한 일이다. 냉장고, 에어컨 등 백색가전 제품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판매를 확대하기 위하여 소비전력이 낮은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장기저리로 자금을 지원한다.

가장 타격이 심한 자동차업계를 위하여 고연비 소형 자동차에 대해서는 구매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하였다. 연금 생활자에 대해서는 특별상여금이 지급되었다.

축구 황제 마라도나를 신격화
아르헨티나에는 우리가 믿기 어려운 미신이 존재한다. 모든 국민이 열광하는 축구 황제 마라도나를 신격화하는 것이다. 일반 국민들은 마라도나의 운명이 국가의 운명과 같이한다고 믿고 있다.

그가 현역으로 왕성하게 활동하던 시기에 아르헨티나의 국운도 번창하였다고 믿는다. 2008년까지 아르헨티나가 연평균 8.7%에 달하는 고도성장을 지속할 때 그는 실내 축구인 쇼볼(Showbol) 선수로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그리고 지난 10월28일 마라도나는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취임하였다. 아르헨티나 축구가 국제경기에서 승승장구할 때 경제도 발전과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국민들은 믿는다.

세계적으로 확산된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침체 해소를 위하여 구조조정을 서두르고 있는 우리나라, 소비 확대와 고용 안정을 통하여 위기를 극복하려는 아르헨티나, 목표는 같으나 방법은 너무나 상이한 두 나라의 경제정책, 어느 나라의 정책이 더 효과적인 방법인지 주목된다.

축구에 열광하는 아르헨티나 국민들

유재원 부에노스아이레스
KBC 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