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의 지혜》/피에르 이츠학 뤼르사 지음/백선희 옮김/이레 펴냄/2002년

사람들은 운명에 관심이 많습니다. 내 인생이 무엇인가에 의해 이미 정해져 있다면 무척 알고 싶겠지요.

아마도 미래의 자기 모습을 알고자 하는 마음 때문이겠습니다. 미래의 자기 모습을 알고자 함은 현재의 자기 모습이 만족스럽지 않기 때문이겠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용하다는 역술인들을 찾는가 봅니다.

제 지인 중에 꽤 실력이 있다고 인정받는 역술가가 있습니다. 저도 호기심에 이끌려 지인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물었습니다. 지인이 제게 한 일화를 소개해 주더군요. 소개한 일화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자기 운명에 관심이 많은 한 사람이 있었답니다. 이 사람은 많은 돈으로 오래오래 흥청거리며 사는 게 꿈인 사람이었답니다. 어느 날 그는 아주 용하다는 역술가를 찾아가서 물었답니다.
“제가 돈을 많이 벌 수 있을까요? 제가 오래 살 수 있을까요?”
역술가가 말했답니다.
“당신은 돈을 많이 주체할 수 없이 아주 많이 법니다. 그러나 당신은 1년 뒤 오늘 정확하게 12시에 죽겠군요.”

악한 일로 인한 응보처럼 선한 일로 인한 복도 운명처럼 반드시 찾아온답니다.

역술가의 말에 충격을 받은 그는 점은 못 믿을 것이라며, 운명 같은 것은 없다며, 큰 소리로 툴툴거리면서 역술가의 집을 떠났답니다. 1년이 다될 무렵 그는 정말 돈을 주체할 수도 없이 많이 벌었답니다.

그러나 돈을 많이 벌수록 그는 역술가의 말이 자꾸 신경에 거슬렸답니다. 역술가의 말을 믿지 못할 것이라고 애써 외면하려고 했지만 마음 한 구석이 찜찜한 게 여간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겠죠.

드디어 1년이 되는 날 그는 서재에서 벽시계를 바라보고 있었답니다. 시계는 밤 12시를 가리키며 울리고, 그에게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답니다. 그는 너무 기쁜 나머지 환호하며 외쳤답니다.

“거봐, 그놈의 점쟁이가 틀렸지 뭐야. 이렇게 아직 난 살아 있잖아. 괜히 그놈의 말 때문에 맘 졸인 걸 생각하면 울화가 치민다니까.”
기쁨이 지나쳐서일까 그가 앉아 있던 의자가 뒤로 넘어졌답니다.

그 바람에 그는 벽에 머리를 부딪쳐 죽고 말았답니다. 책상 위에 있던 그 사람의 휴대폰은 정확히 12시를 알리는 알람이 울리고 있었답니다.
지인은 말하더군요.

“불경에 이런 말이 나오더군요. 미래를 알고자 하는가? 그럼 현재 자신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그 모습을 돌아봐라. 과거를 알고자 하는가? 그럼 현재 자신의 모습이 어떠한지 그 모습을 돌아봐라.”

그렇습니다. 운명은 존재한답니다. 그리고 운명은 반드시 찾아온답니다. 더불어 과거의 행적을 이끌고 찾아온답니다.

따라서 선한 일을 하며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악한 일로 인한 응보처럼 선한 일로 인한 복도 운명처럼 반드시 찾아온답니다. 하루에 하나씩이라도 선한 일을 실행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오늘은 피에르 이츠학 뤼르사의 《유대인의 지혜》의 한 부분을 읽어드리겠습니다.

“랍비 여호수아 벤 일렘은 고기 장수였던 자기 이웃이 천국에 가 있는 꿈을 꾸었다. 랍비는 그를 찾아가 그가 어떤 선행을 했기에 천국에서 좋은 자리를 얻게 되었는지 물었다. 고기 장수는 이렇게 말했다.

“잘 모르겠지만, 제게는 연로하셔서 거동이 부자유스러운 부모님이 계십니다. 그래서 부모님께 먹을 것과 마실 것을 드리고, 매일같이 씻겨드리고, 옷을 입혀 드리지요.”
그러자 랍비가 대답했다.
“천국에서도 당신을 이웃으로 삼게 된다면 참으로 기쁘겠소.” -《유대인의 지혜》 78쪽
이현 지식·정보 디자이너, 오딕&어소시에이츠 대표 (rheeyhyu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