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식시장은 흔히 말하는 계륵 (鷄肋) 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버리기에는 아깝고, 그렇다고 이익이 있는 것도 아닌 말 그대로 어정쩡한 형국이다. 보통 이 같은 계륵 장세는 서로 엇갈리는 시장 전망 때문에 나타난다.

계륵 장세는 정확히 5:5라고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상승과 하락을 점치는 투자자들의 비율이 엇갈릴 때 나타난다.

과거의 통계치 혹은 주가 흐름은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어느 정도 향후 흐름을 예측해 볼 수 있는 지표가 된다.

지금의 장세 성격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다소 논리적 오류를 범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비근한 예로 고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했던 당시의 주가 모멘텀을 비교해 보자.

두 대통령은 취임, 혹은 취임 후 얼마 되지 않아 성격은 다르지만 핵폭탄에 버금가는 가공할 만한 대외발 악재에 주식시장이 노출됐다.

구체적으로 노 대통령은 2003년 임기(2월)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라크전쟁(3월)이라는 초대형 악재에 노출됐다.

하지만 참여정부는 지정학적 리스크를 줄이려는 정책과 각종 경기드라이브 정책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했고, 주식시장은 이러한 노력을 반영해 500p에서 900p까지 약 400p 가량 오르는 기염을 토해냈다.

5년이 지난 2008년 상황도 이와 유사했다. 공교롭게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기 전부터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심화되며, 미국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등 각종 대외 악재가 발발해 국내 주식시장이 어려운 국면에 놓이게 된 것이다.

당시 세계적 금융기관인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했고, 그 여파는 순환의 고리를 이어가며 전 세계 경제를 휘청이게 했다. 물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매우 슬기롭게 이 난관을 극복해 OECD 국가 중 가장 빠른 경기 회복을 보여줬다. 2009년 주식시장은 이를 반증하듯 매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2008년의 낙폭을 대부분 회복하는데 성공했다.

취임 초 대외 악재로 인해 무너질 수 있는 경제적 위기를 극복했다는 점에서 노무현정부와 이명박 정부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또 위기 극복 후 계륵 장세 흐름도 닮은꼴이다.

따라서 이명박 정부도 현재와 같은 경기 숨고르기가 진행된 뒤 활황 구도에 진입하게끔 유도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지난 3월 11일 한국은행의 정책금리 동결과 한국은행장을 매파적 성향 사람으로 낙점한 것 등이 그 예라고 하겠다. 따라서 계륵 장세 모습을 보이고 있는 현 주식시장을 좀 더 긍정적인 마인드로 바라 볼 필요가 있다.

김종민(필명:황제개미) SBS CNBC 매드머니 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