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올 2월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45.7% 급증하는 등 중국 경제가 탄탄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음에도 중국 제조업체들은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다.

수출 호조에 힘입어 바쁘게 돌아가야 할 중국의 일부 제조업 공장이 인력 부족으로 풀가동을 하지 못하는 곤경에 처해있기 때문이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이 높은 실업률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동안 일부 중국의 업체들은 노동력을 확보하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진 것.

특히 전체 인구가 13억이 넘는 중국에서 인력난이 발생했다는 것은 믿기 힘든 일이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정책과 사람들의 직장에 대한 입맛이 변하면서 현재 공장 밀집 지역인 광둥성(廣東省) 공장들은 점점 더 일할 사람을 구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3월 초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NPC)에서 정부 대표들이 광둥성의 노동력 부족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이처럼 중국의 제조업 공장들이 인력 부족에 시달리게 된 것은 중국 정부의 산업에 대한 정책 변화 때문이다.

지난 몇 년 동안 중국 정부가 환경 오염 줄이기에 나서면서 중국 업체들은 고오염 및 노동집약적인 사업을 시작하거나 확장하기 어려워졌다. 중국의 제조업 공장들이 성장 동력을 잃으면서 해당 업계의 추후 전망도 어두워졌다.

또한 인텔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 같은 첨단산업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면서 해당 산업이 성장하기 시작했다.

이에 중국인들의 직업에 대한 인식도 변화하고 있다. 중국의 청년층들은 더 이상 제조업 공장에서 일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이들은 특히 낮은 임금을 받으면서 가족들과 수백 마일 떨어진 곳에서 일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중국 청년들의 교육 수준이 높아진 것도 이런 추세를 부추겼다. 중국의 대학 졸업생 수는 지난 2000년의 100만 명에서 올해 600만 명으로 급증했다.

공장에서 일할 젊은 인력이 그만큼 줄어든 셈이다. 또한 교육 수준이 낮은 이들도 낮은 수준의 임금을 받으며 해안지역인 광둥성에서 일하기 보다는 후난성(湖南省)이나 쓰촨성(四川省) 등 내륙지역에서 일하며 고향에서 조금이라도 가까운 곳에서 일하기를 원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이같은 추세는 중국의 높은 성장세가 허상이 아닌 실질적인 것임을 우회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가계의 소득은 높은 성장세에 힘입어 대다수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또 다른 원인으로 중국 여성들이 가계의 주요 소득원으로 역할을 하기 시작한 점을 들 수 있다. 최근 중국 여성들은 대도시에서 가정부나 합법적인 마사지사로 일하면서 손쉽게 월 200~400달러의 소득을 올릴 수 있게 됐다.

반면 건설현장 등에서 일하는 남성들은 월 100달러밖에 벌지 못한다. 때문에 남편보다 아내들이 돈을 버는 경우가 늘어난 것.

실제로 중국에서는 많은 남편들이 집에 머물며 아이들을 돌보기 시작했으며 아내들은 상하이나 베이징 등의 대도시에서 일하며 가족들에게 돈을 보내고 있다.

공수민 아시아경제 기자 hyunhj@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