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은 중동에서 몇 안 되는 비산유국이면서 부존 자원 역시 빈곤한 국가다. 더구나 제조업 기반도 빈약해 주로 관광업, 외국 원조와 해외 거주 국민의 송금이 국가의 주 소득원으로 비교적 가난한 나라 중 하나다.

이 같은 현실을 인식한 요르단 정부는 의약분야의 우수 인적 자원 확보와 의약산업 육성을 국가 최우선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요르단을 중동의 ‘의료 허브’로 육성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며 정부 예산의 6.1%를 의료 분야에 지출한다.

실제 요르단은 주변 다른 중동 국가에 비해 안정된 사회 분위기에서 우수한 의료시설과 의료진이 확보되어 있어 해마다 20만 명 이상의 외국 환자들이 요르단을 방문해 치료를 받고 있다.

작년 외국 환자들이 요르단을 방문해 치료에 지출한 금액은 6억5000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요르단이 의학 선진국으로 도약하게 된 것은 1972년 Al-Hussein Medical City에서 첫 심장 절개 수술이 시행되면서 시작됐다. 1975년에는 첫 신장 이식 수술이, 1985년에는 첫 심장 이식 수술이 진행됐다.

그 후 1990년 걸프 전쟁 당시 사우디아라비아의 국경 폐쇄로 인해 많은 예맨 사람들이 치료를 받기 위해 요르단으로 몰려들면서 외국인들의 요르단 방문 치료가 시작됐다.

그렇다면 그 후에도 외국인 환자들이 중동의 이 작고 가난한 국가로 몰려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요르단은 인구가 600만 명도 안 되는 소국이지만 103개의 종합병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 의료기관들이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구 1만 명당 의사 수는 25명으로 매우 높은 편이다.

특히 대부분의 의사들이 아랍어와 영어를 동시에 구사할 수 있으며 이들 다수는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선진국의 의사 자격증을 갖고 있거나 이들 국가의 의사회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다.

중동의 다른 국가들에 비해 정치·사회적으로 안정되어 있어 환자가 편안한 마음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주변 중동국가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도 외국인 환자 유치에 장점으로 꼽힌다.

중동뿐 아니라 북아프리카 국가들은 동일한 아랍어를 사용하고 있어 언어 소통에 전혀 문제가 없다. 또 유사한 전통을 갖고 있어 요르단이 외국이지만 이질감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요르단 정부는 의료 허브로의 육성을 위해 지난 1996년부터 이미 외국인 병원 고객을 위한 컨설팅 부서를 보건복지부 내에 설치했다. 1997년부터는 고객 불만 접수센터도 가동을 시작했다.

또한 2002년에는 퀸 알리아 국제공항 내에 외국인 환자 수송 지원 시설도 마련했다.
요르단 정부는 내무부 (비자 발급), 외무부 (해외 국가 홍보), 관광부 (유치 마케팅), 보건복지부 (의료진 및 시설 확충) 등 정부 유관 부처 간 공조 마케팅과 함께 국영 항공사 (Royal Jordanian Airline)와 제휴를 통한 패키지 상품 개발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조기창 암만 KBC 센터장


이와같이 정부와 민간이 요르단을 중동의 의료 허브로 육성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 결과, 2007년 Arab World Competitiveness Report가 실시한 의료분야 평가에서 요르단은 7점 만점에 6.4점으로 매우 양호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자원 빈곤 국가이면서 제조업 기반 역시 빈약한 요르단이 오늘날 중동의 의료 허브로 성장하게 된 배경과 요르단 정부 시책에 대한 이해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김세형 기자 fax12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