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신보험의 가입 목적은 사망보장이다. 그러나 사망보험금의 미래가치는 조금씩 낮아진다. 예를 들어 현재 보장자산은 거액이지만, 물가상승률에 따라 50년 후 보장금액은 소액이 될 수 있다. 사망보험금이 고정되어 있는 단점을 보완, 진화한 형태의 종신보험이 바로 변액종신보험이다. 그러나 예상보다 수익률이 저조하다면 변액종신보험도 기회비용 손실을 볼 수 있다.

 

기존의 일반종신보험은 가입할 때 정한 사망보험금이 고정되어 있다. 즉, 사망 시 2억원 보장으로 가입했다면 1년 후 사망해도, 50년 후 사망해도 2억원을 보장받는다. 현재 2억원은 수도권의 소형 아파트를 매입할 수 있을 정도의 거액이다. 그러나 50년 후에 2억원은 아파트 구입은커녕 전세를 구하기도 힘들 것이다. 물가상승 때문이다.

이처럼 사망보험금이 고정되어 있는 일반종신보험의 단점을 보완한 상품이 있다. 바로 변액종신보험이다. ‘변액’이란 말 그대로 액수가 변한다는 뜻이다. 즉, 종신보험에 변액 기능이 추가된 것. 변액보험의 특징에 따라 납입하는 보험료의 일부를 특별계정으로 구분, 주식이나 채권 등 유가증권에 투자해 수익을 낸다. 수익이 발생하면 나중에 받는 사망보험금도 증가한다.

요컨대 기존의 일반종신보험은 사망보험금이 고정되어 있는 반면 변액종신보험은 사망보험금이 투자실적에 따라 변동, 사망보험금에 합산된다. 게다가 변액종신보험은 투자 수익이 발생하면 +α를 챙길 수 있지만, 투자 손실을 본다고 계약한 사망보험금이 줄어들지 않는다. 따라서 지지 않는 게임을 하는 것이라고 비유할 수도 있다.

심지어 변액종신보험이 일반종신보험보다 납입하는 보험료도 약 10% 정도 저렴하다. 예정이율이 일반종신보험보다 높기 때문이다. 예정이율이란 보험소비자가 납입한 보험료를 가지고 보험금을 지급할 때까지 운용해 거둘 수 있는 예상수익률이다. 즉, 보험사는 보험소비자의 돈을 받아 이자나 투자수익을 낼 수 있다. 반면 보험소비자는 보험사에 돈을 납입했기 때문에 이자나 투자수익을 낼 수 있는 기회비용을 잃게 된다. 이 기회비용을 지급하는 것이 예정이율이다. 변액종신보험은 주식이나 채권 등에 상대적으로 많은 비중을 투자, 공시이율을 지급하는 일반종신보험보다 기대수익이 높다. 같은 돈을 내더라도 기대수익이 더 높으니 예정이율도 높은 것이다. 예정이율이 높으면 보험료가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투자수익률이 일반종신보험의 공시이율보다 높다고 가정하면 변액종신보험이 더 유리하다”며 “납입하는 보험료도 저렴하며 사망보험금을 더 받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자녀가 경제적으로 독립할 시점에 해지하거나 연금전환할 경우 환급금도 변액종신보험이 더 높다”고 덧붙였다. 즉, 변액종신보험이 일반종신보험보다 장점이 많다는 얘기다.

 

◆ 변액종신보험 얼마나 더 좋을까?

본지는 보험소비자의 편의를 위해 주요 생명보험사 세 곳에 의뢰, 현재 판매되고 있는 일반종신보험과 변액종신보험 주력 상품을 비교했다. 일반종신보험은 12월 현재 공시이율을, 변액종신보험은 금감원 권고 투자수익률 예시 0%, 3.5%, 7.0% 중, 7.0%를 적용했다. 아울러 40세 남성이 특약 없이 주계약 2억원에 가입, 20년 동안 납입하는 조건으로 시뮬레이션했다.

그 결과 납입하는 보험료가 적게는 5%에서 많게는 10% 정도 저렴했다. 반면 60세 시점에 환급률은 약 20~30% 정도 많았다. 변액종신보험이 일반종신보험보다 적게 내고 많이 받는 것이 확인된 셈.

실제로 A보험사의 경우 납입하는 보험료는 일반종신보험이 약 43만원이며 변액종신보험이 약 39만원으로 10% 정도 저렴했다. 아울러 20년 후인 60세 시점에 환급액은 각각 1억322만원, 1억1864만원으로 변액종신보험이 31.5% 많았다. 이러한 결과는 B보험사나 C보험사도 비슷했다. 따라서 종신보험 미가입자라면 변액종신보험을 선택하는 것이 더 유리할 수 있다. 심지어 일반종신보험 가입자라고 해도 연령이 낮으면 변액보험으로 전환, 공시이율로 투자수익률을 높이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

그러나 이 시뮬레이션 결과는 예시에 불과하다. 변액보험 투자수익률을 무조건 연 7%로 고정했기 때문이다. 일반종신보험은 환급금이 공시이율에 따라 고정적으로 쌓인다. 반면 변액종신보험은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 실적에 따라 환급금에 추가 자금이 쌓이거나 쌓이지 않는다. 즉, 더 많은 환급금을 쌓을 수도 있지만 수익률이 낮으면 일반종신보험보다 환급률이 낮아질 수 있다.

아울러 변액종신보험은 펀드 형태로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한다. 따라서 해당 보험사의 변액보험에서 투자하고 있는 펀드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향후 수익률이 높아질 수 있는 펀드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보험사 상품에 가입했다면 환급금이 많아질 확률도 높다. 반면 향후 수익률이 보잘것없다면 변액종신보험의 환급률도 보잘것없으며, 가입 당시 계약한 사망보험금만 받을 수 있다.

또한 변액종신보험은 납입하는 보험료를 전부 펀드에 투자하지 않는다. 사망보험금을 지급하기 위해 위험보험료로 납입보험료의 상당 부분을 적립한다. 이 때문에 변액유니버셜보험보다 적은 비중이 특별계정으로 투입, 펀드에 투자된다. 높은 투자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향후 물가상승률로 인한 사망보험금의 실제가치 축소를 막기 위한 상품이다.

한 보험 전문가는 “시뮬레이션 결과처럼 모든 면에서 변액종신보험이 좋은 것은 아니다. 투자수익률이 일반종신보험보다 높아야 유리해진다”며 “만약 투자수익률을 낮게 설정해 시뮬레이션한다면 일반종신보험이 더 좋은 결과로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보험 전문가는 “변액종신보험은 주식투자보다 채권투자 비중이 높은 것이 일반적이다. 즉, 실제 투자수익률은 연 4~5% 정도가 될 것”이라며 “4.5%의 투자수익률로 가정해도 변액연금보험이 조금 더 유리할 수 있다. 하지만 일반종신보험과 차이는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극도로 안정적인 투자성향이면서 연금전환을 고려한다면 변액종신보험을 선택한 후 마음을 졸이는 것보다 일반종신보험을 선택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