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형 생명보험사 고위 관계자는 올해 주력 상품으로 종신보험과 변액보험을 꺼냈다. 보장성보험 중에서 거수보험료가 큰 종신보험에 주력하며, 저금리 기조로 인한 공시이율형의 역마진 위험 대신 변액보험으로 위험을 소비자에게 분산하겠다는 의미다. 즉, 종신보험으로 한 건을 판매해도 많은 사업비를 남기며, 변액보험으로 투자 위험은 보험소비자에게 전가한다는 방침이다. 종신보험과 변액보험을 합친, 변액종신보험이 올해 주력상품이라는 결론이다.

그는 “2014년에는 종신보험에 주력할 것이다. 다른 보장성보험보다 상대적으로 납입보험료가 크기 때문에 그만큼 사업비도 많이 남길 수 있다”며 “최근 보험사들도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 때문에 저축성보험 판매로 외형을 확장하기보다 보장성보험에 주력해 실속을 챙기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2000년대 중반 변액보험이 등장한 이후로 종신보험 판매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30대 중반부터 40대 초반은 종신보험 가입여력이 충분한 반면 실제 가입자는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종신보험은 2000년 초반 한 외국계 보험사가 주력으로 판매했다. 당시 국내 대형 생명보험사 전문가들은 30만원이 넘는 고액 보험이기 때문에 가입자가 많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다. 그러나 가족 사랑을 앞세운 마케팅 전략으로 ‘열풍’이 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종신보험에 가입하지 않으면 가족을 사랑하지 않는 ‘나쁜 가장’으로 오해받을 정도였다.

이후 2000년 중반부터 주가지수 상승 바람을 타고 변액보험 훈풍이 불었다. 너도나도 펀드처럼 수익을 내면서 보장도 받을 수 있다고 믿은 변액보험에 가입했다. 적립식펀드와 변액보험이 없다면 시대에 뒤처진 사람으로 취급되기도 했다.

2000년 후반 글로벌 금융위기와 함께 변액보험은 기울고 다시 연금보험이 대세가 되었다. 100세 시대 믿을 건 자녀가 아니라 연금이라는 논리였다.

2014년. 보험시장은 다시 종신보험을 주력상품으로 꺼내들고 있다. 이미 40대 이상은 종신보험이나 변액·연금보험 등에 가입할 수 있는 사람은 전부 가입했다고 판단한 것. 반면 2000년 초반 20대는 현재 종신보험 주력 가입자인 30대 중반이 됐다. 이들 중 상당수는 종신보험 미가입자다. 따라서 올해 30대를 중심으로 변액종신보험을 적극 판매하겠다는 전략이다.

한 보험 전문가는 “우리나라 40대 남성 사망률은 OECD 국가 중 1위다. 실제로 40~60세 남성 사망률은 40%가 넘는다. 따라서 가장이라면 반드시 종신보험에 가입,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최근 종신보험은 10여 년 전 상품보다 복잡하다”며 “선택할 수 있는 혜택이 많지만 그만큼 현명한 판단을 해야 저렴한 보험료로 충분한 보장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