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글래스가 전 세계로 진격할 채비를 마쳤다.

구글은 구글글래스의 최신 업그레이드판 ‘XE12’의 상세내용을 지난 18일(현지시각) 공지했다. 또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에 모집한 체험단을 대상으로 무상 교환을 약속했다. 이번 업그레이드의 주요 골자는 음성 명령이나 안경 뒷부분의 버튼을 누르거나 터치해야만 가능했던 기능들이 새로운 방법으로도 구현할 수 있게 된 점이다. 양손을 자유롭게 만드는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걸맞은 행색에 관련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두 번의 무상 교환이 의미하는 것

현재까지 나온 구글글래스의 취약점으로 꼽힌 것은 세 가지. 하나는 음성이나 터치로 명령을 수행해야 하는 점, 다른 하나는 음성 출력 기기, 마지막으로는 기기 분실로 인한 정보 유출 문제다. 그러나 이 단점들이 하나둘 해결됐다. 167만원(1500달러)을 내야 하지만 일반인 체험단으로부터 각종 피드백을 얻으면서 문제점을 고쳤다.

이 때문에 두 번의 무상 교환은 ‘손해’가 아니라 구글에 엄청난 ‘이득’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첫 번째 교환에서는 음성 출력 기기 단자를 갖춰 이어플러그를 쓸 수 있게 했다.  그리고 남은 두 가지 지적은 이번 업그레이드와 무상 교환 때 가능해진다. 음성 명령이 아니어도 사진을 찍을 수 있으며, 기기를 분실했을 때 안에 들어 있는 개인정보가 유출되지 않도록 만든 것이다.

구글은 이번 업그레이드에서 모드 설정을 해놓은 후 피사체를 바라보고 윙크를 하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내놨다. 제스처 인식으로 디바이스 실행이 가능해진 점을 엿볼 수 있는 기능이다. 업그레이드 이전에는 ‘OK glass, take a picture(사진을 찍어줘)’와 같은 음성 명령이 필요했다. 디바이스 분실 때를 대비새 패턴이나 비밀번호 방식이 아닌 탭과 스와이프 방식으로 구글글래스의 모든 기능을 잠글 수 있도록 했다.

이 외에도 iOS사용자 역시 구글글래스를 사용할 수 있게 돼 관련 종사자들은 전 세계 시판의 초석으로 보고 있다. 구글이 전 세계 스마트폰과 호환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출시 준비를 마쳤다는 것. 또 관계자들은 구글이 프로토 타입부터 다섯 차례에 걸친 업그레이드를 통해 소비자 피드백과 데이터 축적을 쌓았다는 점에서 상용화 준비를 거의 끝냈을 것으로 전망했다.

 

IT는 기본, 각종 산업 지도 변한다

구글글래스는 IT는 기본이고 IT와 무관해 보였던 산업지도까지 흔들 전망이다. 가장 먼저 타격을 입는 곳은 다름 아닌 ‘안경 프레임’ 산업이다. 구글글래스 두 번째 모델은 첫 번째 모델과 달리 눈이 나쁜 사람들이 쓰는 안경에도 부착할 수 있다. 그래서 안경 프레임 사업이 고사될 거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보행자가 스마트폰이나 관련 장비 없이도 길을 찾을 수 있는 ‘내비게이션 기능’이 탑재되면서 내비게이션 기기를 제조해서는 앞으로 먹고살기 어려울지도 모른다는 푸념도 나오고 있다. 각종 IT관련 연구소에서는 스마트폰 시장의 포화 등을 예견하면서 2014년을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당장 구글이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바로 저작권과 사생활 침해에 관한 부분이다. 윙크만으로도 촬영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도촬이나 몰래 촬영이 가능해질 수 있어서다. 서점에 들러 책을 보는 척하면서 눈을 깜빡이는 것만으로도 책 한 권을 ‘불법’ 소장할 수 있어 출판업계에서도 대응책 마련을 준비하고 있는 태세다. 디자인 카피가 횡행하는 패션업계에도 비상이 떨어졌다.

또 구글의 데이터와 결합해 개인 식별이 가능해져 개인정보가 유출된다는 점이다. 현재 구글 이미지만 보더라도 블로그나 SNS에서 올린 사진을 손쉽게 찾을 수 있는 상황에서 구글글래스까지 연동될 경우 문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란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