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쿼터스·살기 편한 아파트 부문서 각각 1위 차지
‘GS자이’ 2위…‘e-편한세상’ ‘힐스테이트’ 공동 3위

롯데 캐슬 평창동 로잔


지난 2009년 8월. 국내 굴지 대기업 계열 L건설사의 경기도 용인 L아파트 건설 현장에 온천수가 터졌다. 온천수가 무엇인가.

관광단지로 개발한다면 거의 영구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어 노다지를 발견한 것이나 다름없는 것.

이 곳 아파트 분양을 책임지는 시행사 대표는 뜻밖의 횡재에 눈이 번쩍 뜨였다. 아파트를 지어야 겠다는 생각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종합온천 휴양지로 크게 판을 벌이자며 시공사를 찾아갔다.

그의 손에는 건축 설계도까지 쥐어져 있었다. 다름 아닌 지하 3층에 800평 규모로 온천이 뿜어져 나오는 사우나 시설을 갖춘 휴양시설 개발 프로젝트 초안이었다. 이를 받아 본 L건설 K사장은 잠시 고민에 빠진다.

아파트를 짓기로 했지만 수도권에서 온천개발 사업을 하면 쉽게 돈을 벌어들일 수 있다는 게 자명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이런 유혹을 과감하게 물리쳤다.
아파트를 지어 모든 이익을 입주민들에게 돌려주자고 마음먹었던 것이다. 지금 당장은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품 아파트 브랜드로 거듭나려면 고객만을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마음을 다 잡은 것이다.

소탐대실의 우를 범하면 안 된다는 그의 소신이었다. 회사의 이익을 우선적으로 생각하기 보다는 쫓기보다 아파트 고객들에게 봉사·희생하는 아파트 브랜드로 각인이 된다면 올라간 브랜드 인지도로 메이저 브랜드들과 진검승부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는 복안이 깔렸던 것이다.

이는 각 건설사들이 아파트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한 사례다.

건설사들은 브랜드를 아파트 선택 기준으로 삼는 고객들이 무서운 법이다. 아니나 다를까. 최고 10억 원에 이르는 거액을 주고서라도 톱스타를 광고모델로 내세워 자사의 고급스런 이미지를 각인하고 싶은게 건설사들의 한결같은 바람일 터.

<이코노믹리뷰>는 이러한 건설사들의 노력이 어느 정도의 선호도로 나타나고 있는지 궁금했다. 미래의 잠재고객이라고 할 수 있는 주부들의 시각이라면 가장 정확도가 높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판단했다.

신뢰도 높은 삼성이라는 이미지가 주부들의 브랜드 선호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아울러 공격적인 홍보와 광고도 아파트 주거문화를 선도하는 브랜드로서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서울 GS 반포자이 미니 카약장


래미안, 유비쿼터스·살기편한 아파트 분야 ‘1위’
본지와 여성포털 이지데이가 공동기획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아파트 브랜드 ‘래미안’이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응답자 1412명 가운데 가장 많은 401명(25%)이 ‘래미안’ 브랜드를 선택했다. 설문조사와 동시에 진행된 본지 취재 결과, 신뢰도 높은 삼성이라는 이미지가 주부들의 브랜드 선호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아울러 공격적인 홍보와 광고도 아파트 주거문화를 선도하는 브랜드로서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래미안은 브랜드 선호도 뿐 아니라 분야별 선호도 조사에서도 상위에 랭크됐다. 유비쿼터스 시스템이 가장 잘 갖춰진 아파트와 가장 살기 편한 아파트 설문에서도 1위에 꼽혔다.

최근에는 태양열을 활용하거나 비를 저장하는 시스템 등 친환경 아파트로 거듭나기 위한 사업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자이, 커뮤니티시설 호응 힘입어 선호도 2위
GS건설의 ‘자이’는 247명(15%)의 선택을 받아 브랜드 선호도 2위를 기록했다. ‘래미안’과 마찬가지로 전 부문에서 고른 성적으로 강한 브랜드 파워를 자랑한 것이 특징.

특히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이 잘 갖춰진 아파트 브랜드에서 삼성 래미안(339명·21%)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2005년 업계 최초로 자이안센터라는 커뮤니티 브랜드를 선보이며 고객들에게 다가간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자이의 경우 각 세대 당 커뮤니티 시설 할당 평수를 업계 최고 수준으로 올리는 등 대규모 커뮤니티 시설을 자랑하고 있다. 이외에도 주방 등 주부들을 위한 아파트분야에서도 가장 많은 예비주부들의 선택을 받았다.

217명(13%) 예비주부들에게 표를 얻은 대림 e-편한세상과 현대 힐스테이트는 브랜드 선호도 공동 3위에 올랐다. 이들 브랜드는 브랜드 선호도에서는 래미안과 자이에 뒤쳐졌지만 주부들을 위한 아파트 브랜드에서 각각 2위, 3위를 기록하며 상위 브랜드로 이름을 올렸다.

롯데캐슬, 특급호텔 이미지 부문 1위
이런 가운데 분야별 순위에서 롯데캐슬이 특급호텔 이미지가 떠올려지는 아파트부문에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캐슬 아파트를 선보이기 시작했을 당시부터 호텔 아파트 이미지를 심어 온대다 강남 요지에 캐슬 아파트를 선보이고 있는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390명(24%)의 클릭을 받아 현대 힐스테이트를 근소한 차이(16명·1%)로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결혼 후 살고 싶은 주거형태로는 예상대로 아파트가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1015명(64%)이 아파트에 살기를 원했다. 다음으로 주택(271명·17%), 타운하우스(178명·11%), 빌라(86명·5%), 오피스텔(31명·1%)이 뒤를 이었다.

모두 1581명이 설문에 참여했지만 10대와 50대 여성은 유효 참여자에서 제외했다. 나이대 별로는 30대가 730명으로 가장 많이 설문에 응했다. 이어 20대(384명·24%), 40대(336명·21%)의 순이었다.

건설사 이름을 버리고 아파트 브랜드로 옷을 갈아입기 시작한지 어언 10년. 그룹사명과 아파트 브랜드를 연합하는 전략으로 진검승부를 벌여온 아파트 브랜드의 승자를 가려봤다. 주부들의 선호도 조사를 통해서다. 이코노믹 리뷰는 지난 2월24일(0시)부터 3월2일(24시)까지 여성포털 이지데이와 공동기획으로 20~40대 일반여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참고로 2008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첫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주 연령대는 35세부터 39세까지(442만5814명)로 나타났다.

김성배 기자 sbki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