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의 대규모 리콜사태로 인해 주춤하던 세계 자동차업계가 지난 1월 디트로이트에서 개최된 북미 모터쇼에 이어 제네바모터쇼에서도 ‘친환경’을 화두로 떠올리며 명예회복에 나섰다.

지난 3월 4일부터 2주간 일정으로 스위스 제네바 팔렉스포(Palexpo)에서 열린 ‘2010 제네바 모터쇼’의 초점은 하이브리드를 필두로 한 차세대 친환경 자동차였다. 주제가 친환경임을 감안해 세계 주요 자동차 업체들은 다양한 첨단 친환경 자동차를 선보였다.

올해로 80회를 맞은 제네바 모터쇼는 세계 유명 모터쇼 중 자동차를 만들지 않는 나라인 스위스에서 개최되는 국제적 규모의 모터쇼로 1905년에 시작된 역사 깊은 모터쇼로 자리매김했다.

해마다 3월 초순에서 중순에 걸쳐 열리는데 유럽에서 열리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나 파리 모터쇼 보다는 규모는 작지만 충분한 볼거리와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는 점과 유럽에서 열리는 그 해 첫 모터쇼라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특히 행사가 개최되는 한 해 동안 주목해야 할 자동차, 디자인 등 개발 방향과 흐름, 유행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전시회로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현대차는 제네바모터쇼에서 유럽시장을 겨냥한 최초의 디젤 하이브리드 콘셉트카인 `아이플로우(i-flow/HED-7)’를 공개했다. `i-flow’는 D-세그먼트(중형차급)에 속하는 4도어 스포츠 세단으로, 최고출력 115마력의 1.7리터급 U2 디젤 엔진에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6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장착해 뛰어난 승차감과 연비효율이 장점이라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현대차는 이번 행사에 친환경차 전시공간인 ‘블루드라이브 존’을 별도로 마련, 투싼ix FCEV(수소연료전지) 절개차, i10 EV(전기차), 아반떼 HEV(하이브리드) LPi, i10 블루, i20 블루, i30 블루 등 친환경차 8대를 선보였다.

기아차도 스포티지 후속 모델인 스포티지R(수출명 스포티지)을 처음으로 공개했고, 전기모터만으로 주행하는 친환경 콘셉트카 ‘벤가 전기차(Venga EV)’도 첫 선을 보였다.

전기에너지로 작동하며 배기가스가 전혀 없는(Zero-Emission) 친환경차인 ‘벤가 전기차’는 고효율 전기모터를 탑재했으며 24kWh 리튬이온 폴리머 배터리를 적용했다.

벤가의 최고속도는 140km/h이며 정지상태로부터 100km/h까지 도달 시간이 11.8초 밖에 걸리지 않는 등 뛰어난 가속성능을 자랑한다.

대량 리콜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도요타도 명예회복을 위해 하이브리드 차량 2종을 선보였다. 가장 주목받는 모델은 ‘아우리스 하이브리드 시너지 드라이브(Auris HSD)’다.

도요타는 이 차량에 탑재된 HSD 파워트레인을 오는 2020년까지 도요타 전 차종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하이브리드에 한층 최적화 한 디자인으로 6기통 엔진과 HSD 간 조화를 이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도요타는 HSD 기술을 응용한 차세대 연료전지 하이브리드차 ‘FCHV-adv’도 소개됐다.

푸조는 차세대 럭셔리 세단 ‘5 by PEUGEOT’를 공개했다. ‘5 by PEUGEOT’는 푸조 하이브리드 4(HYbrid 4) 기술이 적용됐다.

프런트에는 163마력의 2리터 HDi FAP 디젤이, 리어 액슬에는 37마력의 힘을 내는 전기 모터가 탑재됐다. 출력은 200마력이며 상황에 따라서 앞뒤 액슬을 따로 구동할 수도 있다. 공인 연비는 31.57km/L, CO2 배출량은 99g/km다.

이외에 올해 모터쇼에서 이슈를 불러일으킬만한 주요 신차들을 살펴보면 △포르쉐 ‘뉴카이엔’ △메르세데스-벤츠 ‘F800’ △아우디 ‘A1’ △BMW ‘뉴5시리즈’ △폭스바겐 ‘투아렉’ △볼보 ‘S60’ △렉서스 ‘CT200h’ △닛산 ‘주크’ △인피니티 ‘뉴M’ △혼다 ‘3-RC’ △포드 ‘뉴포커스’ △스바루 ‘임프레자 XV’ 등이다.

또한 튜닝카와 특별한 슈퍼카로는 △파가니 ‘존다 트리콜로레’, △페라리 ‘599GTO’, △굼페르트 ‘아폴로스포트’, △칼슨 ‘C25’, △만소리 ‘롤스로이스 고스트 튜닝버전’, △피스커 ‘카르마’, △벤틀리 ‘컨티넨탈 수퍼스포츠 카브리올레’, △히스파노 스이자 등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조윤성 기자 coo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