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반 한약 원료를 소포장해 유통하던 (주)티제이네추럴(구 토종물산)의 매출이 조금씩 줄기 시작했다.

한약재에 대한 잠재수요가 줄어든 것은 아니었다. 이 회사의 신성섭 대표는 한약재를 우려내기까지의 과정을 젊은 세대들이 번거로워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러한 번거로움은 한약재의 해외 시장 진출에도 걸림돌이 됐다.

신 대표가 떠올린 아이디어는 한방차도 녹차처럼 티백으로 만들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쉬운 일은 아니었다. 아이디어를 상품으로 구체화하기까지 꼬박 7년의 시간이 필요했다.

신 대표는 지금까지 한방차를 티백으로 만든 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기계 자체를 새롭게 만들어야 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나중에는 한방차 티백 제조공장 마련을 위해 사옥까지 이전해야 했다. 신 대표는 “사옥을 이전할 때가 가장 고비였다”고 회고했다.

완성단계에 접어들어선 직원들과 함께 하루에도 수십 잔씩 직접 만든 한방차를 맛봤다. 적절한 맛과 향을 찾아내기 위해서였다.

한약재 맛이 너무 강하면 소비자들이 쉽게 접근하기가 힘들 것은 뻔했다. 약이 아닌 차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신 대표와 직원들은 혀와 코의 감각을 항상 민감하게 유지했다.

7년 동안 들어간 연구비만도 어림잡아 5억 원. 최근 티제이네추럴이 출시한 7종류의 한차티백 제품이 그 노력의 산물이다.

한약 원재료만으로 만들어진 제품이기 때문에 그 약효 역시 동일하다. 또한 ‘황후茶’ 등 5가지 제품의 배합비율은 <동의보감>에 기초를 두고 있다. 신 대표는 “일주일 이상만 꾸준히 음용하면 한약 원재료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자신한다.

한방차는 해외에서의 수요도 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한 재미교포가 먼저 찾아와 이뇨작용 활성화와 변비에 효과가 있는 ‘칠감茶’를 찾기도 했다.

신 대표는 이러한 수요를 바탕으로 올해 매출 목표를 200억으로 잡았다. 3년 안에 600억까지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신 대표는 “전통차음료와 녹차 시장이 침체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선 한차 티백이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었으면 한다”는 소망을 덧붙였다.

이재훈 기자 huny@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