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장 심층 진단

지난 26일 나스닥종합지수가 13년 만에 처음으로 4000 선을 돌파하는 등 미국 증시는 지금, 최대 호황기를 맡고 있다. 전문가들은 오래간만에 부는 미국발 온풍이 국내 증시에도 온기를 전해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0.26p(0.00%) 오른 1만6072.80으로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갔다. 올 들어 43번째 사상 최고 기록이다.

S&P500지수도 0.27p(0.01%) 상승해 1802.75를 기록했다. 그동안 주춤했던 나스닥지수 역시 23.18p(0.58%) 상승한 4017.75로 마감하며 2000년 9월 7일 4098.35를 기록한 이후 13년 2개월 만에 처음으로 4000 선을 뚫었다.

계속 이어지는 힘찬 상승 모멘텀은 주택 관련 지표의 호조와 소비시즌에 대한 기대감 상승에 힘입은 영향이다. 미국 상무부는 “미국의 10월 월간 주택 건축허가 실적이 5년여 만에 처음으로 100만 건을 돌파하면서 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고 밝혔다.

10월 신규 주택건축 허가 건수는 지난달 대비 6.2% 급증한 103만 채(연환산 기준)로 집계됐다. 시장의 컨센서스인 93만 채를 훨씬 웃돌면서 지난 2008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9월 허가 건수도 전월보다 5.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으로 유발됐던 부동산시장의 침체는 완화될 전망이다.

쇼핑시즌에 대한 기대감도 미국 경기 개선에 한몫하는 듯하다. 소비시즌을 앞두고 발표된 소비지표가 이런 기대감에 힘을 싣고 있다. 11월 미시건대 소비자신뢰지수는 전월 대비 소폭 둔화될 것이란 시장 예상과 달리 개선됐다.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12월 소비자신뢰지수는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경기 상승은 앞으로도 이어지고, 이는 한국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이 최근 “뉴욕 증시의 급등세는 버블이 아니다”라고 진단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더 크게 저평가된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심리 개선이 예상된다.

NH농협증권은 28일 ‘국내 증시는 일본 엔·달러 환율 상승 부담으로 외국인들의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미국 경기지표 개선과 추수감사절 쇼핑시즌의 소비 증대 기대감이 커 주식시장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원화 강세보다는 경기지표와 쇼핑시즌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국내 IT, 자동차 등 경기민감주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또 NH농협증권은 ‘미국 나스닥지수의 상승 탄력이 상대적으로 크고, 연말 성수기를 맞이하는 상황에서 미국 경제지표의 호조는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은택 동부증권 연구원은 “미국 시장에서는 최근 위험 선호도가 살아나면서 밸류에이션이 좋아졌고, 내년에도 위험 선호도가 상승할 것이다. 미국 기업 이익 성장률이 좋아지면서 상승 모멘텀을 계속 자극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