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험업계 신상품의 화두는 암보험과 실버보험이다. 암보험은 2000년 중반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본다는 이유로 대부분 보험사가 판매를 중지했다. 그러나 최근 관련 통계가 집적되고 암보험 수요가 증가하면서 부활하고 있다. 실버보험은 평균수명 증가로 보험소비자 수요 증가와 함께 보험사의 틈새시장으로 부각되고 있다. 최근 화두인 두 가지 신상품을 접목, 실버암보험을 내놓은 곳도 있다.

 

# 얼마 전 은퇴한 A씨는 몇 년 전 암보험에 가입하려다 포기했다. 가입할 수 있는 보험이 없었기 때문. 그러나 최근 자신도 가입할 수 있는 보험이 많이 생겼다는 소식에 가입을 고려 중이다. 다만 A씨가 가입할 수 있는 실버암보험 대부분이 보장은 비슷한 반면 보험료 차이가 발생한다. 게다가 최근 비갱신형 보험도 출시됐다는 소식에 따라 어떤 상품을 선택하는 게 가장 현명한지 고민 중이다.

최근 보험업계는 암보험과 실버보험이 화두다. 암 환자 급증으로 손해율도 덩달아 급증한 보험사들은 2000년 중반 암보험 판매를 중단했다가 최근 암 관련 통계가 집적된 것과 동시에 고령화로 인해 암보험 니즈가 높아지자 암보험을 새로 내놓았다.

실버보험도 이슈다. 평균수명 증가로 인해 고령자가 늘자 보험사들은 이들을 위한 틈새상품을 내놓았다.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고령자들은 부담 없는 보험료로 높은 보장을 받을 수 있으며, 보험사는 또 다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암보험과 실버보험은 실적도 좋다. 한 보험사 암보험은 판매 재개 후 약 보름 만에 3만 건 이상을 판매하기도 했다. 또 다른 보험사는 암보험을 한정상품으로 내놓았다가 반응이 기대보다 좋아 정식 상품으로 출시하기도 했다. 실버보험도 비슷하다. 60세 이상이면 보험 가입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그러나 이런 노인들도 부담보 설정 없이 가입 가능한 보험이 등장하면서 관련 시장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며, 관련 상품도 우후죽순처럼 등장하고 있다.

한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최근 암보험이 급증하고 있는 이유는 암 통계가 집적되어 언더라이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과거 보험상품보다 보장 범위는 줄었지만 그만큼 많은 사람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실버보험도 증가하고 있다. 보험가입 주 연령층인 30~40대가 경기침체 등으로 지갑을 닫고 있는 반면, 저축성보험은 마땅한 투자처가 없어 역마진 위험이 높다. 노인을 위한 보장성보험을 판매, 보험사는 수익을 올리고 보험소비자는 적은 금액으로 위험을 대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실버+암보험, 보험 대세 신상품

최근 보험 트렌드는 암보험과 실버보험의 장점을 합친 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는 것. 이런 트렌드를 보여주는 것이 바로 실버암보험이다. 이 상품은 대부분 ‘무심사보험’ 형태로 기존에 보험 가입이 불가능했던 고령자도 가입할 수 있다.

그동안 실버암보험은 라이나생명 등 외국계 보험사가 주로 판매했다. 최근 삼성생명이 판매를 시작했고, 미래에셋생명과 농협생명, 신한생명 등에서도 실버암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실버암보험은 보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각 보험사들의 상품이 대동소이하다.

실버암보험의 보장내용을 보면 주계약은 일반암 2000만원, 성별암 400만원(미래에셋생명 500만원), 소액암은 200만원으로 비슷하다. 또한 모든 상품이 10년 갱신형 상품이다. 즉 10년 이후 갱신할 때는 보험료가 오를 수 있다. 그러나 보험료는 제각각이다. 따라서 실버암보험에 가입할 예정이라면 어떤 보험사가 가장 저렴한지 확인 후 청약서에 사인을 하는 현명함이 필요하다.

생명보험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보험업계가 실버암보험을 출시하는 이유는 암 통계가 충분히 집적된 것도 이유지만 금융당국의 입김 때문이기도 하다. 노후대비를 강화하기 위해 고령자 보장성보험 활성화를 주문한 것이다. 각 보험사의 상품이 비슷한 것은 이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이런 가운데 KDB생명은 업계 최초로 비갱신형 암보험을 선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 그렇다면 갱신형과 비갱신형 중 어느 것에 가입하는 것이 더 유리할까?

 

◆ 암보험도 비갱신형으로 가입하는 게 더 유리

본지가 보험소비자의 편의를 위해 KDB생명 암보험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일반적으로 보험료가 더 저렴할 것이라고 생각되는 갱신형보다 비갱신형이 보험료가 더 낮았다.

61세 남성이 가입금액 1000만원을 기준으로 61세에 실버암보험에 가입한다고 가정했다. A케이스는 80세까지 20년 동안 비갱신형을 선택했으며, B케이스는 61세에 가입 70세까지 보장받고, 다시 71세에 가입 80세까지 보장받는 갱신형 조건이었다.

그 결과 A케이스의 경우 80세까지 보장받기 위한 총 납입보험료는 약 1528만원이었다. 반면 B케이스의 경우 61세부터 70세까지 총 583만원, 71세부터 80세까지 총 1127만원으로 총 1710만원이었다. 즉 갱신형이 비갱신형과 같은 보장을 받기 위해서는 약 182만원을 더 납입해야 했다.

그런데 문제는 갱신할 때 보험료가 인상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례로 10년 동안 암보험요율은 2배 정도 올랐다. 따라서 이변이 없다면 향후 10년에도 암보험요율이 2배 정도 높아져 납입해야 하는 보험료도 그만큼 높아질 수 있다는 뜻이다.

KDB생명 관계자는 “2000년대 초반 최고 인기였던 암보험이 2000년 중반 갑자기 사라졌다. 인기 대비 언더라이팅 실패가 원인이었다”며 “2000년 중반 이후 최근 다시 암보험이 인기를 끄는 것은 암 통계의 집적은 물론이며 철저한 언더라이팅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KDB생명은 업계 최초로 비갱신형 상품을 출시했다. 일반적으로 갱신형이 보험료가 저렴할 것이라는 상식을 깨고 비갱신형이 더 보험료가 저렴하다. 현재가치로 따진 납입보험료는 물론, 갱신에 따른 보험요율 상승을 감안하면 더욱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즉 암보험 등 보험요율이 급격히 상승할 위험이 있는 보험은 비갱신형을 선택, 향후 보험료가 오를 것을 감안해 가입 전략을 짜는 것이 유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