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마트폰 등 문명의 이기가 등장하면서 이를 잘 활용하지 못해 스트레스를 받는 샐러리맨이 늘고 있다. 이른바 뉴미디어 증후군이 사회저변에 확산하고 있다. 새로운 신종 전염병으로 까지 확대해석하는 뉴미디어 기피 증후군을 다스리는 법은 과연 없나.
한양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했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석사, 미국 남가주대학(USC)에서 의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의사이기도 하지만 컴퓨터 공학과 IT분야에도 관심이 깊어 30년 가까이 프로그래머로 일하기도 했다. 5000명 폴로어를 거느린 트위터족이면서 파워블러그 ‘하이컨셉&하이터치’의 운영자이기도 하다.
이런 분들과 다이렉트 컨넥션이 가능한데 뉴스를 따로 볼 필요가 있을까요. 그 마저도 (뉴스) 가상계정으로 트위터에서 모두 받아 볼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아이폰)을 다루는 정지훈 우리들생명과학연구소장의 손놀림이 예사롭지 않다. 아이폰 화면을 터치해 옆으로 밀치며 순식간에 주요 뉴스를 불러들인다. 간단한 터치로 트위터에 글을 올리고 링크를 걸어 둔다.
기사를 다시 보려는지 아이폰을 좌우로 돌리며 엄지와 검지로 기사 화면을 보기 좋게 키워 보인다. 이 글을 그가 보유하고 있는 폴로어(트위터에 친구 등록한 사람들) 5000여명에게 다시 쏴 준다. 불과 10~15초만에 벌어진 일이다.
지난 2월17일 서울역 역사안에서 만난 정 소장은 “스마트폰이 대단한 겁니까”라는 삐딱한 기자의 질문에 아이폰 생태계에서 펼쳐지는 광경을 직접 시연해 보였다. 마치 애플 스티브 잡스가 자사 ‘신상’을 공개 시연해 보이 듯 말이다.
스마트폰 전문가처럼 보이지만 그는 의대(한양대)를 졸업한 ‘의사’다. 중학교 시절부터 컴퓨터 프로그램 언어를 독학으로 공부했을 정도로 컴퓨터 매니아다. 당시부터 꿈틀리거던 얼리어댑터 기질을 지금까지 이어온 것.
의사이면서 의료·IT융화 분야 최고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는 정 소장에게 최근 일어나고 있는 혁명적인 뉴미디어 변화의 바람에 대해 물었다.
그는 이를 두고 ‘제4의 불’이라고 표현했다. “불, 전기, 원자력 모두 일정 요건 속에 불이 타들어 가는 것이다.
지금 일고 있는 뉴미디어 변화상도 원래 가지고 있던 휴먼 에너지에 트위터와 스마트폰 등 개인 디바이스가 나타나며 순식간에 불이 붙고 있는 것”이라고 말하는 그는 “모든 것이 사람기반으로 바뀐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정 소장은 이어 “PC가 들어올 때와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다만 일반화 될 것이기 때문에 안쓰면 뒤쳐질 것”이라면서 “꼭 할 필요도 없지만 그렇다고 안 하려고 노력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피하려고 하는 것이 더 스트레스로 다가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용한 산책이나 명상을 추천하며 바이오(정신적)피드백으로도 스트레스를 다스릴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다음은 이코노믹리뷰와 정 소장간에 오간 문답.
트위터 등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SNS) 매력은.
짧은 메시지에 사람들의 ‘에너지’가 들어 있다는 것이다. 어떤 의도와 내부 동기부여가 바로 에너지다. 정보든 도움이든 자신을 따르는 폴로어에게 보여주려는 이런 내용이 또 굉장히 빠르게 전파된다. 내 폴로어가 5000명이다.
각 사람마다 100명 폴로어가 있다고 보면 1회 리트윗에 50만명에게 메시지가 전달된다. 파괴력 있는 메시지라면 100만, 1000만명도 순식간이다. 트위터가 사람들 에너지를 증폭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에너지가 모아지면 사회적 행위로 나타난다. 이런 것이 또 쌓이면 사회적 기업이 된다. 그 방향으로 가면 더 이롭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세상이 변하는 것이다.
변혁이 두려운 세대가 엄연히 존재한다.
PC가 들어올 때도 마찬가지였다. 세상이 바뀌는 것과 관련된 것이 진행될 때는 안따라가면 뒤쳐진다. 스트레스 받는 것은 당연하다.
일반화될 것이기 때문에 뒤쳐질 것이다. 그냥 빨리 배우는 게 답이다. 이와 관련해 굉장히 어렵지 않고 쉽게 할 수 있는 제품이 계속 나올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저절로 쓰게 될 것이다. 마음 편하게 먹으면 된다. 옆에 사람에게 묻고 배우게 될 것이다.
컴퓨터 워드도 그렇게 배우게 된 것 아닌가. 에너지가 있는 사람들과 어울리며 전수 받을 수 있다. 몇 번하면 ‘별거 아니네’라며 이렇게 될 수 있을 것이다.
(정 소장 자신도) 낙오 강박이 있는가.
물론이다. 포지셔닝 자체가 융합이고 미래학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앞으로 미래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항상 날을 세우고 있다. TV, 뉴스, 인터넷 서핑도 하지 않는다. 트위터면 충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해외유명 뉴스메이커를 팔로잉해 두고 있다. 문답 컨넥션도 가능하다. 그 보다 사람만 잘 찾으면(서치) 그만인 것이다. 전부다 사람기반으로 바뀌는 것이다.
강박에 대한 대응은.
그냥 생활이다. 필요하면 스마트폰을 켜서 트위터에 접속하면 되는 것이다. 지하철이든 차에서든 회사에서든 위치는 상관없다.
데일리로 배달되는 정보를 따라가고 있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신문 같은 것 들고 다닐 필요가 없다.
하룻밤 지나면 (트위터에 올라오는 기사가) 400~500개가 된다. 헤드라인만 읽다가 오픈하는 게 40~50개 정도다. 그러다가 링크된 기사를 확인하기도 하고 4~5개는 스크랩까지 해둬서 글을 쓰는데 도움을 받기도 한다.
신기술 스트레스 관리법이 있다면.
시간을 갖는 게 가장 좋다. 명상도 좋은 방법이다. 산책을 한다든지 바쁘게 사는 것을 피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 의식적으로 괜히 스트레스 받지 않으려 하지 말고 그러려니 하는 마음을 가지려고 하면 좋다. 이를 전문용어로 바이오(정신적) 피드백이라고 한다.
주변사람이 쓰면 굳이 안 하려고 할 필요가 없다. 피하려 하면 더 피하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다.
돈이 아까우면 모르겠지만 주면 주는 대로 받고 따로 놨다가도 새로운 자극에 한번 해보고 하면 된다. 하려고도, 안 하려고도 하지 않으면 스트레스를 덜 받을 것이다.
의사와 IT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데.
굳이 따로 떼놓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IT기술이 모든 산업에 융화되고 있다. 어차피 합쳐진다. 밥 먹듯 쓰는 기술이 IT다. 융합 전문가로 봐 달라.
정지훈 소장의 스트레스 퇴치법 4
●디지틀(모바일) 업무에 지친 심신, 아날로그 방식으로 풀어준다(명상, 산책, 수면)
●심박동수와 호흡의 리듬을 조절하는 ‘바이오피드백’으로 마음을 다스린다.
●시간을 갖고 몰입할 수 있는 취미를 즐겨라.
●피하려는 것 자체가 더 큰 화(禍)를 불러올 수도 있다. 당당히 맞서라.
이재훈 기자 hu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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