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에서 청량음료 스프라이트의 수은 검출로 다시 한번 먹거리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중국산 먹을거리에 대한 안전성 문제를 놓고 우려와 걱정이 많겠지만 불량식품의 제조 당사국인 중국은 오죽할까.

중국인들이 즐겨 마시는 음료수에 유해물질이 잇따라 검출되고 유제품에서 멜라민 파문이 다시 일면서 중국에서도 식품 안전 문제가 연일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지난 2월9일 중국 국무원이 식품안전위원회를 발족하고 리커창(李克强) 부총리를 수장에 앉힌 것도 식품 안전 문제를 국가 차원에서 좀 더 신중하고 엄하게 다루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최근 중국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먹을거리 사건은 청량음료 스프라이트(Sprite)의 수은 검출 사건과 멜라민 유제품 사건이다.

지난 1월 중순 베이징시 퉁저우(通州)에 사는 13세 남자 어린이는 학교 인근 슈퍼마켓에서 스프라이트 1캔을 사마신 뒤 두통과 현기증을 호소하며 병원에 입원했으나 수은 중독으로 판정됐다.

음료를 마셨다가 입속에서 뭔가 씹히는 이질감을 느낀 소년은 X선 촬영 결과 위장에서 길이 6cm의 형광줄이 확인됐다.

지난 2009년 11월에도 한 베이징 시민이 스프라이트를 마시고 수은 중독 판정을 받고 수술을 받았다.

3년 전에는 스프라이트에서 3㎝ 가량의 벌레 1마리가 발견됐다. 이 사건은 피해자에게 우리 돈 350원을 배상하라는 법원 판결이 내려져 해외토픽거리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스프라이트에 중금속이나 이물질이 발견됐다는 소식은 다시 불거진 멜라민 유제품 사건에 비하면 ‘애교’에 속한다.

지난 2008년 6명의 아동이 숨지고 30만 명 이상이 신장결석 등을 앓으며 전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멜라민 파동이 중국 소비자들을 다시 공포에 떨게 하고 있다.

중국 위생당국은 2월 초 전국에 유통되는 유제품을 검사해 멜라민 성분을 조사하는 대대적인 단속 작업에 착수했다.

멜라민 파동이 터졌을 당시 완전히 폐기됐어야 할 멜라민 분유가 일부 남아 다른 유제품 제조에 사용됐다는 흔적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상하이의 상하이슝마오(上海熊猫)연유·산시(陝西)성의 진챠오(金橋)분유·산둥(山東)성의 뤼싸이얼(綠賽爾)유업·랴오닝(遼寧)성의 우저우(五州)식품·허베이(河北)성의 카이다(凱達)냉동 등 5개 유제품 업체의 아이스크림에서 멜라민이 기준을 초과해 검출됐다.

특히 상하이슝마오는 멜라민 함유량이 기준치를 초과한 사실을 1년간 은폐해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말에도 남부 하이난다오(海南島)에서 팔린 유명 과즙음료에서 비소가 검출됐다는 소식에 전국이 발칵 뒤집혔다. 결국 오보로 판명이 났지만 충격의 여파는 대단했다.

이 때문에 해당기업인 농푸산취안(農夫山泉)과 퉁이(統一)는 억울하게도 이미지 추락을 감수해야 했다.

수은 검출로 논란을 일으킨 스프라이트의 중국내 판매량도 급감하고 있다. 대도시 탄산음료 시장에서 스프라이트의 판매 점유율은 13%에서 2월 들어 10%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 2009년 여름에는 기능성 음료 레드불(Red Bull)에 코카인 성분이 들어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중국에서 홍뉴(紅牛)라는 이름으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는 이 제품에 대한 불신이 증폭되기도 했다.

베이징식품안전국 조사 결과 중국에서 제조·판매되는 홍뉴는 무해한 것으로 밝혀졌다.

아시아경제신문 김동환 베이징 특파원 (donki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