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file /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와이주립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주임연구원, 한국리더십학회 부회장, 숙명여대 초빙교수 등을 지내고 인간개발연구원 원장을 역임했다. 현재 서울사이버대학교 평생교육원 원장 및 대통령실 위민포럼 자문위원직을 맡고 있다.


휴넷이 지난 2월9일 개최한 제25회 휴넷CEO포럼에서 양병무 서울사이버대학교 평생교육원 원장은 ‘논어에서 배우는 지혜의 리더십’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이를 발췌해 싣는다.

논어는 처음 나오는 세 마디가 핵심이다.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 유붕자원방래 불역낙호(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 인부지이불온 불역군자호(人不知而不溫 不亦君子乎)가 그것이다.

‘학이시습지 불역열호’를 풀이하면 ‘배우고 그것을 제 때에 실행하면 진실로 기쁘지 아니한가’이다. 학습은 반복하는 것이다. 제일 재미없는 게 반복이다.

그런데 재미없는 걸 반복하면 성공하게 된다. ‘익힐 습’자에 날개가 들어있다. 날개 짓을 반복하면 날 수 있다.

논어를 읽기 위해서는 학습의 기쁨을 알아야만 한다. 논어는 연공서열이 기본이 아니라 능력주의를 깔고 있다. 사실 재미가 없기 때문에 논어를 끝까지 읽는 사람도 드물다. 그래서 첫머리에 학습을 얘기하고 있다.

평생학습의 선례로 이원기 원풍물산 회장을 들 수 있다. 이 회장은 74세에 박사 학위를 받았다. 외부에서 강의를 하면 수강생들에게 책을 쓰고, 박사 학위를 따라고 늘 강조를 한다.

‘유붕자원방래 불역낙호(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를 풀이하면 ‘벗이 있어 멀리서 찾아오면 즐겁지 아니 한가’가 된다.

친구가 찾아왔을 때 즐거우려면 시간과 경제적 여유가 있어야 한다. 과거에는 동문수학한 사람을 친구로 여겼지만 이제는 학연, 혈연, 지연을 뛰어넘어 사회의 연을 중시하고 있다.

‘인부지이불온 불역군자호’를 풀이하면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화를 내지 않는다면 참으로 군자가 아닌가’란 뜻이다. 화를 내면 군자가 아니다.

알아주고 안 알아주고는 군자의 영역이 아니다. 남들이 날 알아주지 않는 것은 실력이 비슷하거나 못하기 때문이다. 탁월하게 뛰어나야만 알아주는 법이다.

이상의 세 가지 논어의 핵심을 현대적으로 풀이하면 ‘평생학습, 대인관계, 자기관리’가 된다. 이 세 마디를 원론으로 논어가 진행된다.

“인부지이불온 불역군자호(人不知而不溫 不亦君子乎). 남들이 날 알아주지 않는 것은 실력이 비슷하거나 못하기 때문이다. 탁월하게 뛰어나야만 알아주는 법이다.”

평생학습과 자기관리가 논어의 핵심
논어 곳곳에 열심히 공부하란 얘기가 나온다. 공자는 ‘불여구지호학(不如丘之好學)’, 즉 나만큼 배우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고 했다.

공자는 평소에 겸손했지만 배우기를 등급으로 따지면 단연 1등이라고 자부를 했다. 이시형 박사가 쓴 <공부하는 독종이 살아 남는다>는 책을 ‘불여구지호학’으로 다시 새겨야 한다.

또한 공자는 ‘지지위지지 부지위부지 시지야(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是知也)’ 즉, 아는 것은 알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이 바로 아는 것이라는 말도 했다.

요즘 프로와 아마추어 얘기를 한다. 아마추어는 모든 것을 다 안다고 하지만 프로는 알고 모름을 분명히 하는 사람이다.

‘불치하문(不恥下問)’, 아랫사람에게 묻기를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공어라는 권력자가 있었다. 공자는 공어가 다른 문제가 있을지는 몰라도 그가 아랫사람에게 묻기를 부끄러워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했다.

누구에게든 물어보는 자세가 중요하다. 부하 직원들은 상사들이 가르쳐 달라는 말하면 매우 좋아한다.

‘발분망식 낙이망우(發憤忘食 樂而忘憂)’, 알고자 하는 마음이 생기면 먹는 것조차 망각하고 즐거움으로 인해 근심조차 잊어버린다는 뜻이다.

몰입이 장수의 비결이다.
피터 드러커도 90세 이상 살았다. 첼로의 성자라 하는 파블로 카잘스는 96세에 사망했는데 95세까지도 하루에 6시간씩 연습을 했다. 누가 물으니 “왜냐하면 내 연주 실력이 아직도 조금씩 향상되고 있기 때문이오”라고 답했다.

논어에는 군자는 기본에 힘쓴다는 ‘군자무본 본립이도생(君子務本 本立而道生)’이라는 말이 있다. 기본이 서면 도가 생긴다. 부모에게 효도하고 형제끼리 우애를 지키는 것이 기본이고 대인관계의 핵심이다.

‘불실기친(不失其親)’, 가까운 사람을 잃지 말라는 말이다. 이는 논어의 핵심 중 하나다. 대인관계를 잘 하면 스스로가 즐겁다. 내가 경쟁력이 있어야 경쟁력 있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 그래서 기본이 중요하다.

사랑도 미움도 가까이 있어야 생긴다. 실제로 가까이서 껄끄러운 사람도 있지만 논어를 읽으며 다시 생각하게 된다.

논어를 통해 ‘오늘 만나는 사람을 감동시켜라’, 라는 목표를 세우게 됐다.
자기가 원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 시키지 말라는 말도 있다. ‘기소불욕 물시어인(己所不欲勿施於人)’. 일생을 살아가면서 딱 한 마디 할 때 공자는 이 말을 했다.

바로 공자 리더십의 핵심인 셈이다. 성경에 ‘네가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먼저 대접하라’, 라는 말과 같은 맥락이다.

오늘 만나는 사람을 감동시켜라
‘근자열 원자래(近者悅 遠者來)’, 가까이 있는 사람을 기쁘게 하면 멀리 있는 사람이 찾아온다. 주식회사 장성군의 장성 아카데미가 좋은 예다.

이 프로그램을 명품으로 만들기 위해 군수는 강사들을 하늘처럼 모셨다. 그랬더니 그 강사가 전국을 다니며 입소문을 냈고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 군수는 장성군에 오는 사람을 감동시키라고 주문했다.

공자는 또한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걱정하지 말고 내가 남을 알아주지 못하는 것을 근심하라고 했다. 남에게 엄격하고 자신에게 관대한 경향이 인간의 경향인데 반대로 해야 된다.

잘못이 있으면 그 잘못을 고치는 데 망설여서는 안 된다. 성경에는 “충고는 함부로 하지 마라”는 얘기가 있다.

주중에는 공자처럼 치열하게 살고 주말에는 노자처럼 외롭게 살자. 기원전 518년에 공자와 노자가 만났다.

공자가 찾아가 질문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공자는 현실주의자 노자는 이상주의자라고 생각한다. 둘의 조화가 필요하다. 이 세상엔 다수의 공자와 소수의 노자가 필요하다.

이재훈 기자 huny@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