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훈 르노삼성 부사장

수입차의 달인 박동훈 르노삼성차 부사장이 또 한 번 ‘사고’를 쳤다. 수입차로 잔뼈가 굵은 박 부사장이 지난 9월 르노삼성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에 회사는 실적은 물론 직원들의 사기까지 진작되고 있다. “할 수 있다. 열정을 가지고 한번 해보자”라는 박동훈 부사장의 격려에 르노삼성 임직원들도 고무돼 있다.

지난 8년간 박 부사장은 폭스바겐의 골프를 정상의 반열에 오르게 했다. 골프를 우리나라 수입차 시장에서 넘버원 브랜드로 자리매김시킨 박 부사장의 노력은 그야말로 열정 그 자체였다. 그는 어느 누구를 만나더라도 “골프 이상의 차를 만나본 적이 없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자신이 판매하는 상품에 대한 강한 자신감은 소형차급에서는 어느 브랜드도 따라올수 없는 판매실적이 증거였다. 특히 생산 현지인 유럽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골프를 들여와 국내 소비자들에게 선보인 것은 박 부사장의 승부사적 기질이 이룬 성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폭스바겐코리아가 독일 본사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할 만큼 박 부사장의 입지는 대단했다. 지난 8년간 폭스바겐코리아의 연간 판매량을 2005년 1635대에서 2012년 1만8395대까지 1125% 급성장시킨 저력이 있는 박 부사장의 르노삼성차로의 이동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평가되고 있다.

이런 찬사를 받던 그가 홀연히 국내 완성차로 이적했다. 그가 선택한 브랜드는 판매차종의 라인업 부족으로 실적마저 곤두박질치고 있는 르노삼성. 박 부사장이 부임한 지난 9월 르노삼성의 실적은 그야말로 초라했다.

만년 꼴찌였던 쌍용차가 캠핑 열기에 힘입어 르노삼성을 꼴찌로 추락시켰기 때문. 박 부사장은 폭스바겐 퇴사와 관련해 “쉽지는 않았지만 새로운 도전을 해야겠다는 결정을 내렸다”며 “그동안 쌓아온 자동차 산업에서의 노하우를 또 다른 곳에서 활용해볼 시간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박 부사장은 르노삼성에 와서 전기차와 QM3의 론칭을  성공적으로 일궈냈다. 전기차는 제주도에서 실시한 첫 판매에서 가장 많은 판매를 달성한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제주도에서 판매되는 신청대수 487대 중 307대가 르노삼성의 SM3 Z.E.였다. 첫 론칭에서 다른 브랜드를 훨씬 앞서는 결과를 낳았다. 박 부사장이 입사 후 쉬는 날 없이 백팩을 메고 전국 매장을 돌며 영업현장에서 일궈낸 결과다.

그는 또 QM3의 국내 도입가를 유럽에서 판매되고 있는 르노의 캡처보다 낮은 2500만원으로 결정했다. 그는 “유럽에서 약 3000만원(2만1100유로)에 판매되고 있는 르노의 캡처(Captur)를 그보다 낮은 가격에 공급하겠다”고 말했고 “폭스바겐에서도 독일보다 낮은 가격으로 한국시장에 내놓은 경험이 있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런 자신감으로 박 부사장은 QM3의 선예약분 1000대를 불과 7분 만에 ‘완전판매’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또 하나의 신화를 일궈냈다.

박 부사장은 “자동차 업계에서의 오랜 경험으로 고객이 왜 수입 소형 디젤차에 열광하는지 잘 알고 있으며, 이 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에 대해 누구보다 자신 있다”라며, 파격적인 QM3의 가격 정책은 르노삼성자동차가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 것인지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향후 수입차 업계의 신차 가격 책정에 파란을 몰고 올 것이며 그 혜택은 소비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QM3의 성공을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