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신보험과 정기보험은 조기사망에 따른 재정적 위험을 보장한다. 즉 피보험자가 사망했을 때 정해진 보험금을 지급한다. 특약을 고려하지 않았을 때 두 상품이 다른 점은, 종신보험은 평생 보장하는 것이며 정기보험은 정해진 기간만 보장한다는 점이다. 만약 80세까지 보장받는다고 설계, 80세 이후 생존 시에는 종신보험이 더 유리하다.

최근 보험소비자에게 인기 있는 상품은 3S로 요약된다. 즉 구조가 쉽고 간단한 ‘심플(simple)’, 필요한 혜택만 고를 수 있는 ‘셀렉트(select)’, 보장 기간이 짧은 ‘숏텀(short term)’이다. 3S 트렌드는 불황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지갑이 얇아져 보험의 보장범위나 기간을 축소하고, 꼭 필요한 위험에만 대비하는 것이다.

특히 종신보험은 평생 사망 위험을 보장해준다. 그러나 단점은 보험료가 비싼 반면 혜택은 먼 미래에나 볼 수 있다는 점. 또한 상속을 목적으로 가입하지 않는 이상, 자녀의 경제적 독립 시점 이후에는 효용성이 많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따라서 종신보험 대신 정기보험을 선택하는 추세가 증가하고 있다.

종신보험이란 피보험자가 사망 시 정해진 보장금액을 지급한다. 심지어 자살을 한 경우에도 보험금을 지급, 무조건 보장받을 수 있는 보험이다. 정기보험도 종신보험과 똑같다. 다만 보장 기간을 한정, 피보험자가 정한 기간까지만 보장한다. 즉 종신보험은 가입 후 평생 사망보장을 해주는 반면, 정기보험은 10년, 20년 혹은 60세, 80세까지 보장받는다. 기간이 한정되어 있다는 단점 대신, 저렴한 보험료가 장점이다.

물론 나이가 많아질수록 사망 위험도 높아진다. 오랜 기간 보장받을수록 정기보험 보험료도 높다. 따라서 정기보험은 자녀가 대학을 졸업하는 시점이나 우리나라의 평균수명까지 가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즉 35세 이전에 자녀를 낳는다고 가정, 60세까지 보장받거나 평균수명 정도인 80세까지 보장받을 수 있도록 설계한다.

실제로 통계청이 발표한 2012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평균수명은 81세로 남성77세, 여성 84세다. 아울러 남성 중 약 30%는 경제활동을 한창 할 시기인 30대부터 50대 사이에 사망한다. 60대에 사망하는 비율도 19%다. 따라서 종신보험 대신 정기보험을 선택, 조기사망에 따른 위험을 저렴한 비용으로 대비하는 게 현명할 수 있다.

 

◆ 60세까지는 정기보험, 80세 이후는 종신보험이 유리

본지는 보험소비자의 편의를 위해 우리나라에 진출해 있는 대표 외국계 보험사인 ING생명과 메트라이프생명의 종신보험 및 정기보험으로 80세까지 보장받을 때 어떤 것이 가장 유리한지 시뮬레이션해봤다.

그 결과 60세까지 보장받는다고 가정 시 정기보험이유리했다. 그러나 80세까지 보장받는다면 초기 보험료가 더 비싼 종신보험이 더 유리해졌다.

현재 만 40세 남성이 특약 없이 주계약 1억원을 보장받는다고 할 경우 ING생명의 종신보험료는 20년 납입할 때 약 18만원으로 총 납입보험료는 4423만원이다. 80세까지 40년간 납입하면 약 13만원을 매월 납입해야 하며 총납입보험료는 6142만원이다.

메트라이프생명의 종신보험료는 20년납일 경우 약 22만원으로 총 납입보험료는 5316만원, 80세까지 40년 납입 시 약 16만원으로 총 납입보험료는 7715만원이다.

종신보험으로 같은 보장을 받을 경우 조기에 보험료를 집중해 납입하는 것이 총납입보험료를 줄여 보험소비자에게는 더 유리하다. 즉 부담은 되지만 빨리 끝내고 복리효과를 보는 것이 더 현명하다.

메트라이프생명 한 설계사는 “대부분 보험은 조기에 집중해서 납입하는 것이 결국 보험소비자에게 더 유리하다. 보험설계사 등에게 지급되는 사업비 자체가 적게 책정되기도 하며, 보험의 공시이율은 은행예금보다 일반적으로 1~2% 높아 복리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 종신보험과 정기보험 중 어느 것에 가입하는 것이 현명할까? 일반적으로 60세 이전까지 단기로 가입할 경우 정기보험이 역시 유리했다. 이유는 낮은 보험료 덕분이다.

60세까지 보장받는 경우 ING생명 정기보험의 월납입보험료는 3만4000원이며, 메트라이프생명은 40세부터 50세까지 2만6000원, 50세부터 60세까지 6만6000원이었다. 만기환급금은 없거나 극도로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월납입보험료가 부담스럽지 않다. 따라서 확률은 낮지만 발생하면 피해가 큰 위험을 대비하는 보험의 기본 역할을 고려할 때, 정기보험을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

그러나 80세 이후까지 장기 보장받는다고 가정할 경우 상황은 역전된다. 정기보험이 저렴하다는 일반적인 상식이 깨진다. ING생명 정기보험으로 40세에서 60세까지 보장, 이후 20년을 다시 갱신한다고 가정해 설계했다. 이때 총 납입보험료는 기간별로 각각 816만원, 4464만원으로 80세까지 총 5280만원을 납입해야 한다. 또한 일반적으로 정기보험은 보험료를 낮추기 위해 만기환급금이 없는 소멸형을 선택한다는 것을 가정, 설계해 만기에 받을 수 있는 환급금은 없다.

따라서 80세까지 생존한다면 정기보험이 더 저렴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상식과 다른 결과가 나온다. 총납입보험료는 종신보험으로 40년 납입하는 방법이 조금 더 많다. 그러나 해지환급금으로 7485만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이는 원금보다 29% 이상 많은 금액이다. 즉 사망할 경우에는 1억원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고, 생존해 있을 경우 해지환급금을 연금 등 다른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결과는 메트라이프생명도 비슷하다.

유정모 ING생명 청한지점 FC는 “대부분 보험소비자는 정기보험이 무조건 저렴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나이가 많아질수록 사망 위험도 높아지며, 이에 따라 정기보험의 납입보험료 부담도 커진다”며 “평균수명 이상으로 생존할 것을 가정하면 초기 보험료가 다소 부담스럽더라도 종신보험으로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