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뢰인은 1억1000만원의 대출을 끼고, 1억4000만원에 주택을 매입했다. 한때 4억원 가까이 올랐지만 현재 시세는 2억원. 자녀 출산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기도 벅차다. 현재 주택이 팔리지 않는 점을 감안하여 2년 이내에 매도한다는 계획으로 전세를 주고, 최대한 금융자산을 마련하는 방법을 권했다.

Q: 경찰공무원인 가장입니다. 2006년 결혼하면서 1억4000만원에 주택을 마련, 한때는 3억원 이상 올랐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대출이자만 발생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결혼 당시는 맞벌이였지만, 현재는 외벌이이며 두 명의 아이까지 생겨 생활이 버겁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 많은 분이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전세가격은 60주 이상 상승하고 있습니다. 반면 주택가격은 하락하고 있죠. 은행만 배부른 셈이죠. 그러나 사려는 사람이 없으니 팔지도 못합니다. 매매가 안 된다면 이자비용을 줄이기 위해 전세를 주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해결책입니다.

의뢰인은 경찰공무원으로 두 자녀를 두고 있는 외벌이 가장이다. 2006년 결혼하면서 1억1000만원의 무리한 대출을 끼고, 3년 거치 17년 상환으로 상계동 아파트를 매입했다. 당시에는 맞벌이였고, 초기 이자비용은 49만5000원으로 부담도 되지 않았다. 부부 수입은 350만원가량이었다.

예상했던 것처럼 아파트 가격이 뛰었다. 2008년에는 1억4000만원에 매수한 집이 3억6000만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마음이 안정되면서 아이가 생겼고 배우자는 일을 관뒀다. 그러나 부동산 가격이 더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심리로 인해 매도 생각은 하지 못했다.

2008년 금융위기가 터졌다. 게다가 IMF 외환위기 때처럼 다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심리로 가격 하락이 분명한데도 매도시점을 놓쳤다. 실제로 많은 사람이 자산가치 하락에도 매도하지 못한다. 최초 매입가격을 생각하기보다 최고점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매입가격이 아닌 정점에서 떨어진 가격을 손해 봤다고 생각한다.

여기서부터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의뢰인도 이런 생각에 매도시점을 놓쳤다고 말했다. 임신으로 매도를 미루고 배우자 소득이 줄어들었으며, 출산·육아 비용이 발생했다. 아울러 가계 경제는 나라 경제와 비슷하다. 연쇄적으로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2011년에는 둘째까지 태어났다.

2006년 주택 매입 시기부터 주택을 중심으로 현금흐름을 살펴보자. 주택가격은 현재 매입할 때보다 6000만원 상승한 2억원이다. 매년 5.3%씩 7년간 상승한 셈이다. 물가상승률을 3%로 감안하면 실제 주택가격은 4900만원으로 줄어든다. 만약 최초 주택구입자금 1억4000만원을 보수적으로 연 3% 예금에 투자했다면, 2억2723만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었을 것이다.

대출로 인한 금융비용도 발행, 총 4143만원(대출이자 연 5.45% 적용)이 지출됐다. 이 금액을 지출하지 않고 투자했다면 약 310만원(연 3% 단리 투자 가정)의 이자수익을 얻을 수 있다. 취·등록세 및 이사 등의 경비로 430만원이 발생했다. 물가 등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주택 가격이 6000만원이 오르는 사이 총 7604만원의 기회비용이 사라진 것이다.

이는 매년 주택가격이 5.3%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약 1600만원의 손해가 발생한 것이다. 여기에 전세가격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올랐다. 3년 후면 첫째가 취학을 한다. 근본을 바로잡지 않는 경우 돌이킬 수 없다.

 

◆ 주택, 2년 이후 매도 계획 세우고 최대한 현금 챙겨야

최근 전세가격은 사상 최장 60주 이상 상승 중이다. 서울 11개구의 전세가율이 60%를 넘어서고 있으며 2013년 서울의 전셋값이 2002년 집값을 앞섰다.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는 전세를 선호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의뢰자도 주택 매매를 결심하고 시세보다 낮게 내놓았지만 거래에 실패했다.

매도가 안 되면, 전세로 내놓고 주택으로 인한 금융비용을 줄이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담보대출 상환을 전제로 시세에 따라 1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을 주고 주택담보대출과 공제회 대출, 세입자 보증금 1000만원을 상환할 것을 권했다. 이를 통해 매월 96만원씩 지출되고 있는 금융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가계 경제를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돌릴 수 있다. 여기에 약 2700만원의 가용자금은 긴급자금과 목돈 마련 재원으로 사용도 가능하다.

약 29개월 후 첫째가 초등학교에 입학한다. 주택 이전을 통한 재무조정으로 가용자금이 매월 약 78만원 발생한다. 이 자금을 통해 입학시점에 약 2300만원의 자금을 만들 수 있다. 첫째 초교 입학시점 서울 입성을 목표로 최대한 자금을 저축해야 한다.

입성 방법으로 첫째, 현재 집에 다시 들어가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 전세금을 빼주기 위해 발생하는 담보대출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즉 1억5000만원의 전세금을 돌려주기 위해서는 또다시 약 1억원의 대출이 발생한다.

둘째, 거래가 이루어지면 매도를 하고 전셋집을 장만하는 방법이 가장 이상적이다. 다만, 지금처럼 전세가가 오른다면 대출 없이 전셋집을 마련하는 것은 힘들다. 따라서 이 방법에서도 대출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목표다. 아울러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한다면 방의 개수를 늘려 전셋집을 마련해야 할 필요도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전세금을 올리면서 그보다는 낮은 서울 전세를 사는 것이다. 예를 들어 2년 후 2000만원 전세금을 올려 총 1억7000만원에 전세를 주고, 의뢰인은 1억5000만원의 전세로 가는 것을 가정한다면, 대출금은 약 8000만원이 필요하다. 대출금이 적어 좋은 방법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자기 주택 세입자가 계약 이전을 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새로운 세입자를 이에 맞춰 구하지 못하고 여기에 본인의 전세 계약이 제 시점에 빠지지 않는다면 진퇴양난에 놓일 수 있다. 현재 시점의 이득만을 생각한 매우 위험한 계획이다.

따라서 가장 좋은 방법은 두 번째 계획으로 2년 경과 시점에 주택을 매도하는 것이다. 둘째가 입학을 하고 계속해서 교육자금이 상승한다는 것을 전제, 향후 기준금리를 올려 대출금리가 올라간다는 예상을 하게 되면 주택 매도를 통한 재무건전성을 높이는 쪽으로 목표를 잡고 계획하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판단된다.

 

고정욱 비큐러스 전략사업본부  SSaemAsset 본부장 종합금융컨설팅업체 비큐러스에서 지점장을 역임하며, 칼럼과 강의를 통해 금융소비자 스스로 재무적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기업 및 CEO들을 위한 금융컨설팅은 물론, 상속과 증여, 세무 컨설팅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