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사업·현대건설 인수 등 신성장 사업 집중
3월 사옥 이전 앞두고 계열사 역량 키우기 주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국가대표 여성 경제인이다.
그가 현대그룹 수장으로 취임한 이후 쌓은 경영 성과도 최고 수준이다.
꾸준히 내실 경영을 펼쳐 온 것이 그룹의 성장에 밑거름이 됐다는 평가다.
그런 그가 2003년 취임 이후 8년 만에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3월 사옥 이전을 계기로 대북사업은 물론
현대건설 인수추진 등 공격경영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2010년 제 2의 도약을 계획한 현 회장의 계획은 성공 할 수 있을까.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취임 8주년을 맞은 현대그룹의 규모는 취임 초기에 비해 엄청난 성장을 기록했다. 현대그룹의 성장세는 수치상으로도 확연하게 드러난다.<표-참조>

현대그룹의 2008년 매출은 12조7800억 원으로 현 회장의 취임 당시인 2003년보다 7조3600억 원 늘었다.

영업이익도 2배 이상 성장한 7600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2007년 취임 초기 적자 상황을 완전히 뒤집었고 부채비율을 대폭 감소시키며 경영권 안정을 이뤄냈다. 올해도 현대그룹의 성장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현 회장은 안주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취임 8년을 맞아 제 2의 도약을 꿈꾼다. 오는 3월 이전하는 서울 연지동 신사옥에서 새롭게 출발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대북사업 재개를 시작으로 그룹 경쟁력 강화를 꾀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현대그룹은 현대건설 인수 및 대북사업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현대건설 인수시 안정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계열사 간 시너지효과를 극대화 시킬 수 있다.

제 2의 도약 ‘계열사 재정비’
현 회장은 목표달성을 위한 최우선과제로 계열사의 체질개선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계열사의 경쟁력 강화는 곧 그룹의 경쟁력 강화로 연결시키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현대상선은 안정적인 사업구조 유지와 중장기 성장동력 마련을 위해 터미널 부문에 대한 투자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5월 개장할 부산 신항 2-2단계 터미널은 연간 200만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 물량을 처리할 수 있는 규모다.

또 네덜란드 로테르담 마스블락트2 컨테이너 터미널도 2013년 개장을 앞두고 있다. 현대상선은 국내 1개, 해외 4개의 컨테이너 터미널을 통해 세계적인 종합물류기업으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증권은 글로벌 투자은행형 사업구조와 인프라 구축, 영업 최우선주의를 통해 각 사업 부문별 수익성 확대에 나선다. 선물영업, 대차거래 등 신규 사업을 '캐시카우'로 육성해 수익구조 다변화를 꾀할 예정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 첨단 녹색 기술 역량 강화, 관리시스템 고도화를 통한 속도경영 실현 등 3대 경영 목표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현대택배는 차별화한 서비스 품질 향상과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사업다변화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부산 신항 배후물류단지 종합물류사업과 항만하역 및 글로벌 유통물류 사업 등 신사업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한다.

대북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현대아산은 대북관광 사업 재기 움직임에 발맞춰 영업 시스템 및 운영체계 재점검을 시작했다. 또 향후 추진 가능한 다양한 사업 모델 마련에 분주하다.


4T 신조직문화 제시
현 회장은 2010년 제 2의 도약을 위해 직접 신(新) 조직 문화 ‘4T(Trust, Talent, Togetherness, Tenacity)’를 제시, 새로운 경영방침으로 삼고 적극적인 경영을 펼치고 있다.

윤리경영, 인재 중심 경영, 창조적 리더십, 그룹 봉사단 등을 지향하며 글로벌 경영체제를 만들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다.

현 회장은 “긍정적 마인드는 불가능을 가능하게 한다”며 “어떤 난관이 가로막더라도 극복하겠다는 각오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한경쟁을 원칙으로 하는 경제시장에서 현 회장의 2010년 경영전략이 현대그룹의 성장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세형 기자 fax12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