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꼭 맞는 좌석에서 와인 음미, 어느새 홍콩 간다

항공사의 프리미엄 서비스가 진화하고 있다. 차별화된 대우를 받고 싶어 하는 상위층의 욕구와, 항공사의 경쟁력이 만난 결과다. 각 항공사들의 프리미엄 서비스, 어디까지 왔는지 짚어본다. 그 일곱 번째로 캐세이패시픽을 소개한다.

비즈니스석 전경(사진제공: 캐세이패시픽).

좌석이 버튼 하나로 가뿐하게 침대로 바뀐다. 크기는 세로 206cm, 가로 91cm. 풍채가 커도 넉넉하게 누울 수 있다. 이는 전 세계 상업용 항공기 중에서도 가장 넓은 편에 속한다. 비행하는 동안 몸이 뻐근할 일도 없다. 좌석과 팔걸이, 발걸이의 각도 조절이 가능한 덕분이다. 허리 쿠션 또한 허리 모양에 따라 4방향으로 조절 가능하다. 좌석에는 마사지 기능까지 장착돼 있다. 정면에 달린 17인치 전용 모니터는 지루함을 달랜다.

비즈니스석도 퍼스트클래스 못지않다. 기존 좌석에 비해 등받이 각도와 다리받침 길이를 늘였다. 앞뒤 좌석 간 거리와 좌석 폭도 넓혔다. 버튼 하나로 다리받침과 등받이 각도, 머리받침을 조절할 수 있는 컨트롤러도 장착했다. 캐세이패시픽 관계자는 “후면 고정 좌석으로 좌석을 뒤로 젖혀도 뒷자리를 침범하지 않아 승객의 개인공간이 철저히 보장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석 본연의 기능성과 효율성도 놓치지 않았다. 개인 물품을 넉넉하게 보관할 수 있는 다양한 수납공간은 기본이다. USB 포트와 전원장치로 출장 시 기내 업무 처리를 더욱 편리하게 했다. 그저 편하게 쉬고 싶으면 12.1인치 터치스크린을 켜자. 100여 편의 영화와 500여 편의 TV쇼가 담겨 있다. 고성능의 헤드폰은 사운드를 좀 더 생생하게 전달한다. 이 밖에도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에는 아이폰, 아이팟, 아이패드 등을 연결할 수 있는 커넥터도 있다. 캐세이패시픽 관계자는 “개인기기에 담긴 동영상 파일이나 음악 파일 재생이 가능해 지루할 수 있는 비행시간을 알차게 채워준다”고 언급했다.

 

정통 홍콩식 기내식·100여 종 와인

기내식은 현지 음식 위주다. 홍콩을 대표하는 항공사인 만큼, 현지의 재료로 만든 음식을 제공한다. 지난해부터 콘지(congee: 죽), 누들 수프, 중국식 디저트 등 11가지의 시그니처 디시(Signature Dishes)를 선보이고 있다.

캐세이패시픽 관계자는 “고품격 서비스를 유지하는 데 있어 기내식은 가장 핵심으로 꼽는 경쟁력”이라면서 “일상적인 기내식 서비스뿐만 아니라, 홍콩 내 유명 중식당의 요리를 특별히 제공하는 ‘하늘에서 즐기는 최상의 중국요리(Best Chinese Food in the Air)’ 서비스 등도 진행해 탑승객들은 물론 항공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많은 호평을 받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기내식을 즐길 때 와인을 빠뜨리면 섭섭하다. 취향에 꼭 맞는 와인이 없을까봐 걱정할 필요 없다. 약 100여 종의 와인이 준비돼 있다. 프랑스, 이탈리아, 남아프리카, 호주를 비롯해 미국, 뉴질랜드에서 생산되는 와인이다. 캐세이패시픽 관계자는 “지난해 승객에게 제공된 와인과 샴페인을 합하면 150만여 병에 이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기내는 냉∙난방으로 인해 습도와 공기 상태가 지상과는 많이 다르기 때문에 와인의 풍미가 변하기 쉽다”면서 “좋은 와인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상공에서 어떤 맛을 내는지 끊임없이 연구하고 시음해야 하는데, 캐세이패시픽의 기내 와인은 홍콩의 와인 전문 컨설턴트를 포함한 와인 시음 패널을 통해 엄선된 심사 과정을 거쳐 선택된다”고 설명했다.

패널들이 채택한 와인은 1차적으로 기내에 들어가 하늘 위에서 품질을 다시 평가받는다. 패널들은 장거리 이동 후에도 만족스러운 맛을 내는지, 풍미가 변하는지 등을 세밀하게 살핀 후 최종적으로 선별한다. 특히 와인의 종류와 원산지, 포도의 수확시기 등에 따라 1년에 많게는 세 차례 정도 기내 와인을 변경한다는 것도 캐세이패시픽 기내 와인만의 특징이다.

 

라운지 '브릿지'의 샤워시설(사진제공: 캐세이패시픽).

스카이트랙스 선정 ‘5성 항공사’

기내에서 빠져나오면 라운지 서비스를 받을 차례다. 캐세이패시픽 홍콩국제공항 라운지는 윙(The Wing), 피어(The Pier), 입국라운지 어라이벌 (The Arrival), G16, 캐빈(The Cabin), 브리지(The Bridge) 등으로 여섯 곳이 운영되고 있다. 라운지 ‘윙’은 프리미엄 라운지 서비스의 새로운 기준으로 정평이 나 있으며, 라운지 ‘피어’도 고품격 휴식과 비즈니스 공간으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다. 라운지 ‘캐빈’은 현대적인 인테리어와 함께 한층 업그레이드된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한다.

2013년 10월 홍콩국제공항에 오픈한 프리미엄 라운지 ‘브리지’는 캐세이패시픽이 제공하는 프리미엄 서비스에 대한 기대치를 한층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새로운 차원의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다. 라운지 ‘브리지’는 일등석과 비즈니스석 승객, 캐세이패시픽 상용고객 프로그램인 ‘마르코 폴로 클럽’의 실버 등급 이상, 그리고 ‘원월드’의 에메랄드 또는 사파이어 회원들이 사용 가능하다.

한편, 캐세이패시픽은 영국 스카이트랙스 선정 ‘5성 항공사’ 중 하나다. 올해 ‘세계 최고 승무원(World’s Best Cabin Staff)’ 상과 ‘태평양 횡단 최우수 항공사(Best Airline Transpacific)’ 상을 수상했다. 현재 코드셰어를 포함해 전 세계 170개 이상의 다양한 노선을 확보하고 있다. 서울~홍콩 노선을 매일 5회 운항하고 있으며, 프리미엄항공사 드래곤에어(자매회사)는 부산~홍콩 노선 매일 운항, 제주~홍콩 노선은 주4회 운항하는 등 다양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홍콩으로 향하는 최적의 프리미엄 항공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