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게임(Chicken Game)

치킨게임(Chicken Game)은 국제정치학에서 주로 사용하는 게임 이론 중 하나로 어느 한쪽이 양보하지 않을 경우 양쪽이 파국으로 치닫는 극단적인 상황을 뜻한다. 1950년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던 자동차 게임에서 유래된 말이다. 이 게임은 두 명의 경쟁자가 각각 도로 끝에서 서로를 마주 보고 정면으로 돌진하다가 충돌 직전 먼저 핸들을 꺾는 사람이 패자가 된다. 여기서 핸들을 먼저 꺾는 사람을 ‘Chicken’이라고 지칭하며 명예롭지 못한 사람으로 취급한다. 이때 치킨은 ‘겁쟁이’라는 뜻의 은어다. 만약 어느 한쪽도 이 승부를 피하지 않을 경우 둘 다 게임에서 승자가 될 수 있으나 동시에 충돌함으로써 양쪽 모두 자멸하게 된다. 이처럼 상대방이 항복할 때까지 어느 누구도 양보하지 않아 파국으로 치닫는 상황을 치킨게임이라고 표현한다. 가장 쉬운 예로 자신들의 이익만 챙기며 상대에게 치명적 타격을 입힐 궁리만 하는 여당과 야당이 현재 바로 치킨게임을 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세계 LCD(액정표시장치) 업계도 치킨게임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가 중국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묻지 마’ 증설에 나서면서 패널 값이 폭락하고 있다. LCD패널 시장은 이미 공급 과잉 상태다. 하지만 중국이 올해와 내년 새로 짓는 생산 라인만 5~6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너 죽고 나 살자’ 식의 치킨게임이 시작된 것이다. 중국 기업들의 이 같은 ‘묻지 마’ 증설은 단순히 이익 때문만은 아니다. 중국 정부가 LCD패널 자급률을 오는 2014년 60%, 이어 다음해인 2015년 80%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 아래 기업들에게 보조금 등 ‘묻지 마’ 혜택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최근 한국 LCD업체들은 이런 중국으로 인해 내년엔 공급과잉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시장 상황에 맞춰 물량을 조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