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미국 경기지표, 중국 삼중전회 등 투자를 머뭇거리게 하는 다양한 이벤트가 발생하고 있다. 이런 때, 투자 포지션을 어떻게 가져가야 하며, 어떤 상품이 유망한가. 재테크 시장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금융사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추천할 수 있는 재테크 비법을 연속 시리즈로 소개한다. 열네 번째로 국내 대표 증권사인 현대증권이 제안하는 재테크 전략과 상품을 집중 조명한다. 류용석 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 시장분석팀 팀장에게 물었다.

류용석 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 시장분석팀 팀장
*사진 출처: 박재성 사진기사

새옹지마(塞翁之馬). 세상에는 변화가 많아 어떤 것이 화가 되고 어떤 것이 이득이 될지 분간하기 어렵다. 지금, 국내외 증시가 꼭 새옹지마의 형상과 같다. 전반적인 호조세 속에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각종 이벤트가 터져 주춤하게 만든다. 올 4분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시장은 어떨까.

연말과 내년 6월까지 코스피지수는 2200 선까지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지수가 2000 선에 걸려 있지만 6개월 기준, 지수는 10%정도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하지만 피부에 와 닿지는 않는다. 투자에 적극적이지 않은 일반인들이나 가계의 입장에서 보면 경기 회복을 체감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2000 선에서 환매를 하고, 투자 시 곤혹을 치르는 이유는 실제 체감 온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통계상으로 보는 경제 현상과 지표들은 2013년 4~5월부터는 저점을 통과해서 회복세에 들었고, 이런 온기가 내년 상반기 중에는 일반적으로 개선된 흐름이 나타날 것이다. 상반기까지 바닥을 통과했던 지표들이 표면화되고, 그 후 주식에 대한 기대수익률인 PER이 현재 수준보다 10% 상승할 것이다.

양적완화, 빨라야 내년 2분기에 시작할 것··· 국내시장 견조

이 기간 동안 국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벤트는 미국 양적완화(QE) 이슈와 중국의 삼중전회가 될 것이다.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과 경제 침체가 가장 심했던 2009년 이후부터 지금까지 4~5년 동안 시장의 큰 흐름을 좌우했던 이슈가 바로 QE였다. QE를 실행했던 미국의 다우지우가 현재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QE를 언제 중단할 것인지’와, ‘중단 시 어떤 긍·부정적 영향이 있는지’를 정확히 진단할 필요가 있다. QE는 차기 연준 의장으로 내정된 옐런 부의장의 발언 내용을 보면 적어도 연내와 내년 1분기에도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옐런의 말 중 가장 주목을 끌었던 두 마디는 ‘실업률이 매우 높다’와 ‘인플레이션률이 2%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였다. 이를 통해 미국은 경기 회복을 좀 더 이어가더라도 실업률과 물가 기준이 내년 3분기 정도에 옐런이 말했던 수준에 도달할 것이고, QE Tapering은 2분기에 실행될 것으로 예측된다.

Tapering을 했을 때의 악영향은 그동안 달러를 차입해서 해외에 투자했던 달러 자금들이 다시 본국인 미국으로 회귀할 것이라는 점이다. QE 축소 시, 금리는 상승하고 달러 강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므로 외국인들이 국내에서 돈을 빼 갈 위험성이 내포돼 있다.

유동성이 줄어드는 과정에서도 국가별, 지역별로 차별화가 있을 것이다. 전반적으로 이머징 시장(EM)에서 자금이 유출되겠지만, EM 내에서는 경상수지, 해외 의존도, 외환 보유고, 물가 등 제반 국가별 대외 건전성을 평가해 차별화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다른 EM과 달리 유출 자금 규모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긍정적인 측면을 살펴보면,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시작되는 시점은 어는 정도 세계 경제가 회복기에 접어들었다는 반증이므로 펀더멘털이 강화될 것이다. 시장이 부각되고, 그만큼 견조해져 반사이익을 볼 것이다. 국내 기업 실적이 좋아지거나 자금 사정이 좋아질 것이므로 지수 하락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다. 다만, 올해 경험했듯이 변동성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유럽 ‘맑음’, 일본 ‘소비세 인상 주의보’, EM ‘먹구름’

미국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은 ‘추후 미국 고용시장과 실업률이 어떤 모습을 그려갈 것인가’, ‘미국 내 기업 투자는 어떻게 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다.

하지만 무대의 중심에는 유럽이 서 있을 것이다. 유럽은 국가별로 차이가 있지만 높은 실업률 등 구조적인 문제에 공통적으로 노출돼 있다. 또 디플레이션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따라서 드라기 총재가 이끄는 유럽중앙은행(ECB)에서 추가적인 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중국의 경우, EM에 해당되지만 상반기까지 시장의 관심에서 멀어질 가능성이 있다. 중국 내부적으로는 질적 성장을 추구하기 위한 정책들이 이번 삼중전회에서 가닥을 잡았지만, 결과적으로 중국의 성장률 자체는 내년에 7~8% 사이에서 안정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시장은 중국을 ‘투자 중립지역’으로 평가할 것이다. 장기적으로 중국은 소비 성장을 꾀하고 있어 국내 산업과 주식의 관심사는 중국의 소비 성장과 국내를 연결지을 수 있는 부분에 포커스를 맞출 것으로 보인다.

EM은 소외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6월 버냉키 연준 의장이 출구전략을 언급했을 때 인도, 인도네시아, 터키, 남아공, 브라질 시장이 흔들렸다. 이들 지역은 QE 축소가 본격화되는 시점까지 외환 확보나 내수 성장에 대한 정책들을 온전하게 전개하지 못했을 경우, 非 투자지역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우리와 관련해서 가장 중요한 나라는 일본이다. 아베노믹스는 ‘자산 가격 상승’이라는 측면에서 성공을 거두었지만, 내년 4월 소비세가 본격적으로 인상(4%→8%)되는 때가 관건이다. 80년대, 일본이 소비세를 인상했을 때 1~2분기 경기가 굉장히 침체됐던 경험을 가지고 있어서 내년 2분기 중 일본 경제가 침체 구간에 빠질 것이 우려된다.

이런 변수들이 우리 증시에 변곡점 역할을 할 것이다. 다만 일본은 추가 경기 부양책을 확보할 수 있는 히든카드를 가지고 있다. 내년 중반부에 달러당 100엔 환율이 다시 추가 상승할 수 있는지 여부가 국내 수출 여건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선진국 ‘에너지+스마트환경’, 일본 ‘리츠’ 투자 유망

내년 상반기까지는 자산 지역별로 선진국 우위 시장일 가능성이 매우 높고, 채권보다는 주식 투자가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 주식을 사고, EM 채권을 파는 게 효율적일 것이다. 내년 중반기에는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경기 회복도 올해보다는 내년에 더 박차를 가하게 될 것이다.

QE 축소가 언젠가는 시행될 것이라는 예측하에 잠재적으로 달러는 언젠가 강세를 보이게 될 것이다. 한국시장은 EM이고, 선진국 대비 위험도가 있기 때문에 투자 시 ‘선진국>한국’의 우선순위가 형성될 것이다. 선진국의 ETF를 사거나, 선진국 자산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를 선호하게 될 것이다.

미국과 유로존은 공통점이 있다. 금융위기에서 나타난 두 가지 트렌드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첫째, 돈을 풀어 유동성으로 자산 효과를 노리지만, 인플레이션이 나타나는 순간 철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상존하다. 이 때문에 새로운, 효율적 산업을 활용해 경기를 부양하는 신항로를 모색해야 한다.

미국은 최근 선택한 셰일가스, 셰일오일, 태양광, 풍력, ESS(에너지 저장), 전기차 등 에너지 산업을 개척하고 있다. 에너지 산업이 글로벌 생산성과 경쟁하기 위한 트렌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투자의 축은 소프트웨어 등 스마트 환경에 대한 투자이다. 최근 구글, 페이스북 등 스마트한 환경을 만들어서 부가가치를 높이는 산업이 뜨고 있다. 전통산업은 중국의 과잉 제공으로 현재 상당한 부담감을 안고 있기에 선진국을 필두로 하여 신사업으로 출구전략 이후를 대비하게 될 것이다.

이런 트렌드는 국내 산업과도 밀접해 스마트한 환경, 에너지 혁명 관련 산업이 주목을 받을 것이다. 예를 들어 국내에서는 데이터가 많은 산업과 연관되는 반도체 산업, 에너지 관련 조선업종이 재부활할 것이고, 특히 에너지를 절감하는 에코십(Eco Ship)이 뜰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두 가지 맹점을 가지고 있다. 장기적인 디플레이션 압력을 인위적으로 탈피한 성격이 강하고, 상당한 부채 부담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돈을 풀었다는 점이다. 1~2년 단기적으로 본다면 리츠 등 부동산 투자가 유망해 보인다. 소득세 인상 이후 도래할 수 있는 디플레이션 위험에서 가장 쉽게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부동산이기도 하다. 또 일본 엔화의 환율 효과를 기대한다면 일본 자동차·기계 업종에의 투자도 좋을 것으로 보인다.

경제성장률 낮아지고, 물가 올라가는 EM 주의해야

이미 EM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내수 위주로 경기가 돌아선 인도, 인도네시아, 태국 등과 같은 국가의 자체 성장에 투자를 많이 했었다. 이런 국가들 가운데 경제성장률이 이전에 비해 낮아지고, 물가가 올라가는 국가를 피해야 할 것이다. 지금 대표적으로 인도네시아가 경제성장률이 떨어지고 있어 위험국가로 분류될 수 있다. 이런 국가에 투자했던 자금은 연말이나 연초에 빼는 것도 좋은 투자 전략일 것이다.

대만은 산업구조가 우리와 거의 유사하다. 중국과 굉장히 밀접한 것이 이점으로 작용해 인접효과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성장이 현재 고성장에서 중간 성장으로,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바뀌면서 대만이 그동안 누렸던 수혜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