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페리언은 국내 소비자를 7개 그룹, 26개 타입으로 분류한 모자이크 한국판을 완성했다. 엑스페리언은 세분화된 고객 정보를 통해 고객의 니즈(needs)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통합 마케팅 서비스를 국개 최초로 선보인다.


영국의 ‘브리티시 스카이 브로드캐스팅’ 최고경영자(CEO)인 제임스 머독은 2010년까지 자사 유료 방송인 ‘스카이티브이’(SKY TV) 가입자를 현재 600만 명에서 1000만 명까지 늘리겠다고 공언을 했다.

제임스 머독은 세계적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 뉴스코퍼레이션 회장의 둘째 아들. 하지만 당시 스카이티브이는 이탈하는 가입자들이 증가하고 있었다.

그들에겐 기존 가입자의 이탈을 막고 신규 가입자를 유치할 새로운 마케팅 방법이 필요했다. 기존 가입자나 잠재 고객의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 등 단순한 데이터로는 한계가 있었다.

이 데이터들을 보다 세분화해 그룹별로 분류하고, 각 그룹별로 특화된 접근 방법을 쓰는 전략이 필요했다.

이러한 세분화된 접근 결과 이탈률은 25% 감소했고, 신규고객 유치비용은 60%나 절감됐다. 제임스 머독이 공언한 2010년 1분기도 아직 지나지 않았지만 이미 스카이티브이는 가입자 1천만 명을 넘어섰다.

네덜란드 금융사인 SNT는 자체적으로 대형 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에게 주어진 데이터 역시 고객의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가 전부였다.

고객의 소득수준이나 취미생활, 관심사가 무엇인지 알아내기 까지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었다. 이들에게 보다 세분화된 데이터가 필요했다.

분류된 그룹별 생활수준과 관심사에 따라 알맞은 금융상품을 소개하기 시작하자 추가로 상품을 판매하는 교차판매나 보다 고급 상품을 판매하는 상향판매 비율이 늘었다.

7개 그룹, 26개 타입으로 분류
마케팅 속으로 과학이 들어오고 있다. 인구통계학적 자료를 기반으로 기존 고객과 잠재 고객을 세분화된 그룹으로 분류하고 그룹별로 다른 접근 방식을 쓰는 마케팅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들은 리서치 회사에서 수행하는 데이터 수집과 컨설팅 회사에서 담당하는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한 컨설팅, 그리고 솔루션 제공회사들에서 제공하는 캠페인 진행까지를 통합적으로 수행한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는 액시온(Axcion)과 하트행크스(Harte Hanks), 그리고 엑스페리언(Experian) 등에서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중 엑스페리언의 통합 마케팅 서비스가 국내에 상륙했다. 앞서 언급된 영국 스카이티브이와 네덜란드의 SNT는 모두 엑스페리언의 마케팅 서비스를 활용해 비용을 절감하는 대신 수익을 극대화한 사례들이다.

엑스페리언은 국내에서 10여 년 전부터 개인 및 기업의 신용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컨설팅 업무를 해오고 있었다.

엑스페리언 한국지사는 마케팅 서비스 도입을 위해 인구통계를 기반으로 한 자체 프로그램인 모자이크(Mosaic)의 한국판을 1년여에 걸쳐 완성했다.

모자이크 한국판은 국내 고객을 7개 그룹, 26개 타입으로 분류했다. 주소지를 기반으로 비슷한 소득수준과 생활행태별로 프리미엄 계층, 예비 상류층, 메트로 중산층, 현대 청년층, 교외 기술계층, 장년 근로층, 실버층 등 총 7개의 그룹으로 묶고, 이 그룹들 안에서 2~6개의 대표 타입을 다시 묶어 26개로 분류한 것.

이러한 분류는 국가별로 약간의 차이를 보이긴 하지만 주소지를 근거로 생활행태를 분석하는 큰 틀은 같다.

고품격과 명품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는 프리미엄 계층은 전국 가구의 6.81%에 해당하며, 전체 그룹 중 다주택보유율이 가장 높다. 세컨드 카 보유율 역시 30%가 넘으며 천주교나 기독교 신자는 37%로 전국 평균 26%보다 높다.

이들은 또한 재테크에 관심이 많아 금융시장이나 부동산시장에서 매우 적극적으로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은퇴 후 노후설계도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다. 건강에 지대한 관심이 있다.

이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금융사에서 상담전화를 한다면 당연히 접근 방식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를 활용하는 회사 입장에서는 마케팅 비용 절감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통합 마케팅은 금융이나 유통, 통신 등 소비자 접점 기업에서 그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전략 수립부터 성과측정까지 한 번에
엑스페리언은 현재 인터넷비즈니스 사업의 국내 진출도 계획 중인데 이 역시 통합 마케팅과 무관하지 않다.

가격비교 형태의 사이트를 만들어 그 자체로도 수익을 창출하고, 사이트 가입자의 정보도 수집, 분석할 계획이다.

이 회사의 아시아 태평양 마케팅 서비스 총괄책임을 맡고 있는 글렌 파커는 자사의 마케팅 서비스에 대해 “마케팅 전략 수립에서부터 캠페인 실행과 성과측정, 및 솔루션을 제공하는 이 프로그램은 매우 독창적인 서비스”라고 소개했다.

엑스페리언에서는 모자이크 프로그램 외에도 고객 정보에 대한 표준화, 검증 및 정제가 가능한 ‘QAS 프로그램’, 효과적인 이메일 마케팅 서비스를 지원하는 ‘치타메일(CheetaMail) 프로그램’ 등을 운용하고 있다.

이재훈 기자 huny@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