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file / 경기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 펜실베이니아대학교에서 경제학 석사 학위를, 시카고대학교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듀크대학교대학원에서는 법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0년 미국 휴렛팩커드에 입사 한 후 미국 아서 영 회계법인, 미국 실들리 앤 오스틴 법률사무소 등에서 근무했으며 2005년부터 삼정 KPMG 그룹 대표를 맡고 있다.

인간개발경영자연구회가 지난 1월28일 개최한 제1630회 세미나에서
윤영각 삼정KPMG 그룹 회장은 '기대를 넘는 대 도약으로'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이를 발췌해 싣는다.

기대를 뛰어넘는 성장을 하는 회사들의 유형은 크게 2가지이다. 첫 번째는 비즈니스 모델은 아주 적절히 변화시켜 적극적으로 세계화를 이루어 나가는 회사들이다.

노키아는 1865년 제지회사로 시작한 단말기 제조회사다. 그런데 제지회사가 어느덧 단말기 회사가 됐고, 또 지난 4~5년 동안 변화를 추구하면서 지금은 소프트웨어 회사로 아주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즉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 제공업체가 되었다.

노키아의 성공은 지난 4~5년 동안 콘텐츠 회사 등을 대거 인수를 한 것도 한 몫 했다. 노키아가 인수한 콘텐츠 회사를 보면 내비게이션, 음악, 광고, 메시징, 사회적 네트워크 서비스(SNS)영역의 비즈니스를 하는데 페이스북, 트위터, 싸이월드처럼 소위 온라인으로 커뮤니티를 형성시키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들이다.

노키아는 최근 이런 회사들을 대거 인수하면서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 제공업체 즉, 소프트회사로 급속히 변화를 이루고 있다. 그렇다고 단말기의 시장점유율이 낮아지는 것도 아니다.

아직도 1위이다. 삼성보다도 더 많은 시장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또 애플은 PC회사이다. 1976년부터 사업을 시작해 2000년까지도 컴퓨터를 생산, 판매하는 업체였다. 그런데 이 회사도 지난 4~6년 동안 엄청난 변화를 일으켰다.

2006년도에 아이팟이라는 제품을 출시했다. 아이팟은 음악과 영상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MP3를 말한다. 그리고 최근에 ‘아이폰’이라는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그것은 사실 콘텐츠를 제공하는 기기에 불과하지만 스마트폰을 통해 음악, 오디오북, 영화, TV, 게임을 제공한다.

결국 애플도 미디어 시장으로 아주 급속히 진입 하고 있다. 2003년 매출이 60억 달러였던 것이 불과 5년 사이에 320억 달러로 기대이상의 성장을 이루었다.

애플 컴퓨터가 컴퓨터 시장에서는 한동안 잘 나가다가 IBM에도 밀리고 삼성 등 외국 회사가 밀려오면서 어려웠다. 하지만 비즈니스모델을 급속히 변화시켜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쪽으로 상당히 좋은 변화를 이루었다.

삼성전자, 해외생산법인에 한 해 8조 투자
기대를 뛰어넘는 성장을 하는 회사들의 두 번째 유형은 세계화인데 크게 해외직접투자(FDI)와 크로스보더 M&A(Cross-border M&A)로 나누어진다.

그동안 우리기업들은 해외직접투자에 적극 나섰다. 삼성전자가 전 세계 36개국에 52개 판매회사와 28개 생산라인을 가지고 있는데 2009년 한 해 동안 해외생산법인에 투자한 금액이 8조원이 넘는다.

현대자동차도 세계 방방곡곡에 진출했다. 체코에 현지 공장을 만들고, 슬로바키아는 기아자동차가 가동된 지 2년이 됐다. 터키, 북경, 인도에도 공장이 있다.

또 미국 앨라배마에는 현대가, 조지아에는 기아가 있다. 이뿐 아니라 기술연구소가 곳곳에 있다. 이렇게 지금까지 해외 생산법인에 투자한 금액이 10조가 된다. 이렇게 직접투자를 통해서 세계화를 확실히 만들어 나가고 있다.

한국 기업은 국경을 뛰어넘는 M&A
(Cross-border M&A)에 굉장히 약하다. 그런데 우리가 1인당 GDP 4만 달러시대로 가려면 반드시 이것을 해야 한다.

요즘 기대를 뛰어넘는 성장을 이룰 수 있는 기회는 많은 경우 국경을 뛰어넘는 M&A를 통해서 나타나고 있다. 이 기회를 잡지 못하면 그런 기회들이 남한테 가기 때문에 국경을 뛰어넘는 M&A까지 우리가 할 줄 알아야 한다.

비즈니스 모델 변화와 세계화 이 2가지가 동떨어져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많은 경우 같이 움직이고 있다. 시스코라는 회사는 1984년에 설립된 네트워크 장비회사로 라우터나 스위치를 생산한다. 이 회사는 때만 되면 기업인수를 한다.

2000년 IT버블이 터졌을 때 23개 회사를 인수했고, 최근 금융 위기가 있을 때도 12개 회사를 인수했다.

홍콩은 물론 영국, 덴마크, 일본, 이스라엘 등 많은 나라의 회사를 다니면서 자기들이 필요한 기술을 확보 했다. 시장을 확보하기 위해 국경을 뛰어 넘는 M&A를 하고 있는 것이다.

시스코가 지금까지는 100% 자기 기술로 눈부신 성장을 했다. 하지만 앞으로 지속하기 힘들기 때문에 필요한 기술을 바깥에서 확보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노키아도 그랬지만 기술 분야에 있는 회사들은 더 그렇다. 앞으로 성장은 기술 쪽에 있기 때문에 이러한 M&A를 통해 비즈니스모델을 변화 시키고 있는 것이다.

2010년은 해외전략투자의 적기
이런 분위기를 봤을 때 우리는 지금 해외금융기관에 투자하는 등 선진기법을 배울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야 한다.

신기술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는 자원, 에너지도 없다. 지금 건설이 굉장히 어려운데 부동산 건설부문에도 투자해야 한다.

또 우리가 수출산업을 잘하지만 물류비용이 일본에 비해 40%이상 높기 때문에 물류산업에 투자를 해서 효율성을 증대 시켜야 한다.

녹색성장 분야에도 투자를 해야 한다. 기대이상의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해외에 전략적 투자까지 할 수 있는 능력과 노하우를 가져야된다. 2010년도는 그런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아주 좋은 적절한 시기이다.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GDP 대비 47%이다. 우리나라도 외환보유고가 현재 2700억 달러로 GDP 대비 33%나 된다.

일본도 많다고 하지만 GDP 대비 20%밖에 안 된다. 우리 환율이 좀 더 널뛰는 모습은 있지만, 이번 금융위기 이전 수준이 2500억 달러였기 때문에 지금은 사실 200억 달러정도 증가되어있는 상태다.

달러를 국내에 가지고 있으면 원화가 자꾸 절상된다. 그렇게 되면 수출에 어려움을 주고, 인플레이션의 우려까지 자아낸다.

그래서 과감히 200억 달러정도는 해외에 전략 투자를 위해 빼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원화절상이 되었기 때문에 외국자산이 더 저렴해졌다.

이로 인해 더블딥의 가능성은 아주 적다. 만약에 오더라도 그 규모가 작으니 오히려 이것을 투자의 기회로 삼았으면 좋겠다.

이재훈 기자 huny@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