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FIFA 랭킹 7위 스위스에 통쾌한 역전승을 거뒀다. 7년만의 설욕이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스위스와의 친선전에서 경기시작 6분만에 선제골을 내주며 불안한 출발을 했다. 한국의 패스미스를 파이팀 카자미가 낚아 채며 단독 드리블후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첫 골을 가져갔다.

전반 22분에도 어설픈 패스로 오히려 역습을 허용하며 세페로비치에게 추가골을 빼앗길 뻔 했다. 다행히 골키퍼 김승규의 선방으로 추가골을 막아냈다.

경기전반 스위스의 공격은 날카로웠고,반칙도 마다하지 않을 정도로 거칠었다. 스위스 공격수들은 한국진영에서 볼을 빼앗길 경우 곧바로 반칙을 통해 역습을 끊곤 했다. 수비는 명성대로 철벽이었다. 전반 내내 한국이 득점기회를 잡기가 힘든 형국이었다.

하지만 한국은 기죽지 않았다. 마침내 전반 13분쯤 기성용의 프리킥이 김신욱의 헤딩으로 연결되며 스위스 골 문으로 날아 들어갔다. 아쉽게도 오프사이드였지만, 유럽강호의 가슴을 철렁하게 만들었을 법한 장면이었다.

홍 감독은 후반 승부수를 던졌다. 김보경을 빼고 이근호를 투입하며 경기 흐름을 바꾸려 했다. 그 효과가 후반 13분에 나타났다. 기성용의 왼쪽 코너킥을 중앙 수비수 홍정호가 페널티지역 우측에서 뛰어오르며 머리로 받아 스위스 골네트를 갈랐다.

한국은 동점골 이후 경기 주도권을 잡았고, 스위스는 수비수들의 교체 탓인지 조직력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한국은 이 때를 놓치지 않았다. 후반 41분 이근호가 페널티지역 좌측에서 띄워 올린 볼을 주장 이청용이 달려들며 헤딩으로 스위스의 골문을 뒤흔든 것이다. 통쾌한 역전골이자, 승리를 굳힌 쐐기골이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스위스와의 역대전적에서 1승1패를 기록했다. 지난 2006년 독일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3차전 첫 대결에서 무기력하게 0-2로 패배한 뒤 7년 만에 깨끗이 설욕한 것이다. ‘홍명보 호’는 이로써 출범 후 3승3무3패를 기록하게 됐다.

한국 대표팀은 16일 오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출국해 19일 오후 11시 러시아와 올해 마지막 평가전을 치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