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트위터 두 CEO의 같은 느낌, 다른 색깔

트위터가 지난 7일(현지시간) 뉴욕 시장에 화려하게 입성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트위터 주식은 첫날, 45.10달러로 개장했으며 1시간여 만에 한때 50.09달러까지 상승했다가 개장가보다 낮은 44.90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트위터가 상장 첫날 흥행몰이에 성공하자 트위터 창업자와 임원들이 돈방석에 앉게 됐다. 종가 기준으로 계산하면 트위터의 시총은 244억7000만달러(한화 26조320억원)에 달한다. 트위터의 상장으로 가장 큰돈을 벌게 된 사람은 에반 윌리엄스(41세)다. 윌리엄스는 개인으로서는 트위터의 지분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다. 그의 지분율은 약 12%로 금액으로 환산할 경우 25억6000만달러에 달한다.

윌리엄스의 인생역전 스토리는 1년 전, IPO를 감행했던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를 떠올리게 한다. 특별한 아이디어, 실력파, 당찬 창업에의 도전, 대기업의 유혹 그리고 백만장자에 어울리지 않는 소박한 삶까지. 윌리엄스와 주커버그를 연결시키는 공통어는 많다.

하지만 성장 배경, 재산 규모, IPO 후 기업 성장 가능성 등에서 둘은 큰 차이를 보인다. 윌리엄스는 원래 네브래스카의 농촌에서 태어나서 여름이면 농사일을 돕던 ‘시골 소년’이었으며, 주립 네브래스카 대학을 다니다가 1년 반 만에 중퇴했다.

이후 여러 정보기술(IT) 관련 회사에서 일하면서 경험을 쌓았으며, 이를 바탕으로 1999년 ‘파이라 랩스’라는 벤처업체를 만들어 ‘블로거’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윌리엄스는 파이라 랩스를 2003년 구글에 매각한 후 1년 8개월 만에 구글을 떠나 새 사업들을 찾아 나섰는데, 이 사업 중 하나가 분사 과정 등을 거쳐 트위터로 발전했다.

2007년 4월 트위터 출범 당시 윌리엄스는 공동 창립자, 등기이사, 투자자로 참여했다. 잭 도르시의 후임으로 2008년 10월 CEO를 맡은 그는 2년간 일하다가 출판 플랫폼인 ‘미디엄’ 사업에 전념하기 위해 CEO직을 딕 코스톨로에게 넘기고 물러났다.

반면 마크 주커버그는 명문가 출신의 도련님으로, 하버드를 나온 수재다. 1984년, 치과 의사인 아버지와 정신과 의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어릴 때부터 컴퓨터를 다루는 능력이 뛰어났다. 11살에 치과 사무용 프로그램을 개발하자, 그의 능력을 알아본 주커버그의 아버지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고용해 프로그래밍을 가르쳤다.

고등학교 때 음악재생 프로그램을 제작해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고용 제안을 받았지만 2002년 하버드에 입학했다. 주커버그는 친구들과 페이스북 프로그램을 개발한 후, 학생들의 사진을 해킹이나 다운로드로 확보했다. 이것은 사적영역 침해나 개인정보 유출 등의 심각한 문제를 낳아 결국 주커버그가 하버드에서 징계받는 직접적 원인이 됐다.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스스로’ 사진을 올리는 것이다. 페이스북이 탄생한 과정이다. 야후 등이 데페이스북닷컴을 사겠다고 제의했지만 거절했다.

두 창업자가 IPO 후 확연히 다른 시장 반응을 맞닥뜨린 것도 차이점이다.  페이스북이 지난 2012년 5월 18일 나스닥에 상장한 후, 주가는 급락세를 보였다. 이틀 만에 13%가 넘게 떨어지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며 비판 일색이었다. 공모가가 예상보다 높은 금액으로 책정돼 가격 메리트가 적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시장 공모가에 비해 개장가가 높아 우려를 샀던 트위터의 전망은 밝아 보인다. 황승택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페이스북이 상장 후 주가가 급등했다가 다시 폭락했던 것과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 현재는 커뮤니케니션 플랫폼 비즈니스에 대해서 시장이 우호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Show me the money’ 가능성을 추가적으로 보여줘 시장에서의 재검증이 이뤄질 때까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