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부터 원·달러 환율과 원·엔 환율이 급락하면서 수출 기업들의 실적에 빨간 불이 들어오고 있다.

경제 전반에 걸쳐 작년에는 환율이 너무 가파르게 올라서 문제였고, 올해는 너무 빠른 속도로 내려서 문제가 되고 있다. 현재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유로화와 엔화는 뚜렷한 강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현재달러 약세의 압력이 아시아 및 신흥국 통화로 쏠리고 있는 상황이며 원화 강세의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수출 중심의 개방구조인 우리 경제의 특성상 환율 하락이 미치는 효과에 대해 철저한 분석과 대비가 요구된다.

종합주가지수는 작년 한해 49.6%라는 경의적인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대체로 정부에 의한 유동성 확대와 수출 기업의 실적 개선에 기인했다. 하지만 연초 이후 환율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어 수출 기업들의 향후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환율이라는 변수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환율 하락은 해외에서 원재료를 구입하는 기업, 외화 부채 및 외화 차입금이 많은 기업, 외환 헤지 규모가 큰 기업에는 도움이 된다.

BIS(자기자본비율)를 높여 금융기관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반면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 매출 채권 등 외화 자산이 많은 기업, 해외 수주를 위해 가격 경쟁을 해야 하는 기업, 해외 지분법 이익이 많은 기업 등에는 환율 하락이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하지만 경제 전반을 놓고 볼 때 긍정적인 효과보다 부정적인 효과가 크다는 것이 문제다.

환율 하락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부정적인 우려는, 주식시장 전반에 퍼져있는 ‘긍정적인 기대감(Bullish Consensus)’으로 인해 수면 아래에 있는 느낌이다.

분명히 현재의 환율 하락 속도는 부담스러운 수준이며 기업 실적에 부정적으로 작용 할 것이다. 최근의 주식 시장이 호재만 반영하고 있어서 모두가 조심해야 할 시기임은 분명하다.

“주식 시장에서 가장 큰 호재는 주가가 많이 떨어졌다는 것이고 가장 큰 악재는 주가가 많이 올랐다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지난해 수출 기업 중심으로 주가가 많이 오른 만큼 올해는 수출 기업에 대한 지나친 낙관 보다는 꼼꼼히 따져보는 지혜가 필요해 보인다.

원화대비 미 달러화의 약세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고 판단된다. 달러 약세는, 단기적으로는 미국이 제로 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의지에서 기인한다.

장기적으로는 미국의 대규모 재정 적자와 무역 수지 적자 누적 등과 같은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달러에 대한 신뢰도가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를 반영한다.

실제로 미국 채권의 장기금리 상승에도 달러화는 작년 초부터 엔화 및 유로화 대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원화의 자체로도 강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의 기준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고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고 있어서 하반기에는 원·달러 환율이 1050원 수준에서 하향 안정될 것으로 예측된다.

우리 수출기업들 실적 상승이 환율 하락 폭을 만회할 만큼 높다면 좋겠지만 전망은 그렇게 낙관적이지 못하다.

그러므로 지금까지 주가 상승률이 높았던 수출주 보다는 그 동안 저평가되었던 중소형 가치주, 대형주 중에서는 주당순자산가치가 높은 지주회사, 내수주, 그리고 고배당주 등에 대한 관심은 유효해 보인다. 현 시점의 투자는 크게 욕심을 부리기 보다는 안전운행에 초점을 두는 편이 현명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