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다이슨 ‘핫&쿨 AM05’

정상 출고가: 79만8000원, 니켈 기종은 84만8000원

별점: 1.5/5

장점: 온풍기를 틀어놨을 때 나는 냄새, 일명 ‘먼지타는 냄새’가 나지 않음.

단점: 지나치게 높은 가격과 불편한 사후 서비스.

기대이하: 온 방이 따뜻해진다고 적극 홍보했으나, 온풍기의 바람이 닿는 곳에서만 온기를 느낄 수 있음. 그러나 바람이 나오는 면적이 세로로 길다보니 다른 온풍기에 비해선 합격점.

 

다이슨 제공.

‘날개없는 선풍기’ ‘프리미엄 청소기’로 유명한 다이슨이 냉온풍기를 동시에 쓸 수 있는 신제품을 내놨습니다. 지난해보다 빨리 온 추위와 더 추울 것이라는 전망 탓에 온풍기 등 보조 기기를 찾고 있는 주부들이 늘었다고 합니다. 계절이 계절이니만큼 냉풍기(선풍기)보다는 온풍기에 초점을 맞춰서 기기를 꼼꼼히 살펴봤습니다.

먼저 외관입니다. 기기 높이는 대략 50㎝입니다. 부피를 많이 차지하는 편은 아닙니다. 가운데가 ‘뻥’하고 뚫려있으며, 이 부분의 양쪽에서 바람이 나옵니다. 뒷부분이나 혹은 위에서는 바람이 나오지 않습니다. 날개가 없다보니 일일이 팬을 분리해 닦아낼 필요가 없습니다. 청소가 번거로운 주부들에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단점이 있습니다. 호기심 많은 아이들이 손으로 만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선풍기일 때는 우려가 없습니다만 온풍기일 때는 말이 다릅니다. 기기 구석구석을 쉽게 만질 수 있는 디자인이기 때문에 안전사고 위험이 있는 것입니다. 온풍기 작동을 위해 내장된 세라믹 스톤에 화상을 입을 수 있습니다. 세라믹 스톤은 바람이 나오는 통풍구 쪽에 들어있습니다.

디스플레이 부분. 이코노믹리뷰 손예술 기자.

디스플레이는 하단 부분에 위치해 있으며 전원과 온도 조절, 방향 전환 버튼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래 부분에 있어서 온풍기의 각도를 위로 올리면 디스플레이를 볼 수가 없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온풍기는 위아래로 각도를 조정할 수 있으며, 좌우로도 돌아갑니다.

리모컨이 부착된 다이슨 제품. 이코노믹리뷰 손예술 기자.

기기의 맨 윗부분에는 자석을 활용해 리모컨을 올려놓을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그러나 자석이 없는 부분에 리모컨을 올려놓으면 그대로 떨어져 버리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조작은 간단합니다. 온도에 따라 선풍기와 온풍기 전환이 됩니다. 온도 설정은 0도에서 37도까지 가능하고, 0도로 맞추면 선풍기로 쓸 수 있습니다. 선풍기/온풍기 전환을 하면 3~5초 정도 기기가 잠시 멈춥니다. 선풍기에서 온풍기로 바꾸는데 걸리는 시간은 10초정도인데 반해, 온풍기에서 완전한 선풍기로 전환하는 데는 1분여 가량이 소요됐습니다.

바람의 세기도 바꿀 수 있습니다. 10단계로 조절이 가능한데,  10단계 강풍은 소음이 심한 편이라 잠깐 손발을 녹일 때를 제외하곤 평상시에 잘 활용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타사의 제품에 비해 다이슨의 온풍기는 사용자 편리 기능이 적은 편입니다. 타이머 기능도 없고 자동 온도 조절 기능도 없습니다. 다이슨 기기가 가진 기능은 세팅된 온도로 방 온도가 감자될 경우 전원이 꺼지는 것과 기계가 넘어졌을 경우 자동으로 기기 전원이 꺼지는 기능 두 가지입니다.

온풍 기능은 나쁘지 않습니다. 세로로 길기 때문에 가로로 나오는 훈풍에 비해 방을 빠르게 덥혀줍니다. 그러나 방 면적 등이 국내업체에서 만든 온풍기처럼 규격화되지 않아 커버리지를 정확하게 잘 알 수 없었습니다. 다만 온풍기 회전모드를 켠 후 반경 1.5m 내에서는 확실히 따뜻한 공기를 체감할 수 있습니다.

이 기기는 온풍기 특유의 냄새가 없습니다. 뭔가 타는 냄새가 나서 온풍기를 쓰고 난 후에는 꼭 환기를 시켜줘야 했는데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다이슨 측은 일명 ‘먼지타는 냄새’를 없애기 위해 먼지가 타지 않을 정도로만 공기를 가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추워서 환기를 잘 안하게 되는 겨울에 후각 자극이 없다는 점에서는 만족스러웠습니다.

기능이 좋다고 하더라도 전기료가 상상 이상이라면 소비자가 많지 않을 것입니다. 다이슨 온풍기는 최대 전력이 2000W입니다. 한달 전기료가 7000원정도인 제 집 전기료로 따져봤습니다. 하루에 2~3시간 가량 30일을 꼬박 사용할 경우로 계산하면 2만6000~2만7000원(소비전력(Kw)=2000*사용시간*사용일수/1000)이 나오게 됩니다. 누진 적용 구간에 걸리기 때문입니다.그렇지만 특별히 다이슨 온풍기만 소비전력이 많은 것은 아닙니다. 에누리닷컴 등에서 전기 온풍기를 검색해보면 한일전기, 신일전기 등에서 나온 것도 2000W대입니다. 전기료가 부담인 소비자라면 사용시간 등을 꼼꼼히 체크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기능이라든지 디자인 면에서 다이슨 제품은 썩 나쁘지 않습니다. 하지만 치명적인 단점은 ‘가격’일 것입니다. 80만원대다 보니 다이슨의 냉온풍기는 누구를 위한 기기인지 반문해봅니다. 보조 난방 기기가 필요한 가구? 원룸에 살고 있는 솔로?

‘프리미엄’이라고 한다면 디자인 외에도 성능과 기능이 경쟁사에 비해 남달라야 합니다. 비싼 돈을 더 주고 살 만한 값어치를 해야하지요. 하지만 다이슨은 사용자 편리 기능도 타사에 비해 적습니다. 20만원대의 국내 가전 업체의 기기와 소비전력도 비슷합니다.  공기청정 등의 추가 기능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또 서비스센터를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것도 아닙니다. 동부대우전자의 서비스 센터에서 수리 접수를 해준다고는 하지만 까다로운 소비자 입장에서는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는 부분입니다.

프리미엄 가전이라면 소비전력을 낮출 순 없었던 것인지 아쉬움이 남습니다. 난방비도 비슷하게 나오고 성능도 큰 차이가 없다면 과연 80만원짜리 온풍기를 살 것인지 의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