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이) 준비도 안 된 가운데 산업은행과 금호그룹에 의해 얼떨결에 들어와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산업은행은 SI(전략적 투자자)라고 뻔뻔하게 말하고 있다.”

지난 2008년 동국제강과 먼저 대면한 김성한 쌍용건설 노조위원장은 당시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상황과 이번 전략적 투자자로 거론되는 상황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철저한 준비절차를 밟은 당시와는 달리 마땅한 준비도 없이 인수전에 뛰어든 모양새라는 것.

김 위원장은 특히 PEF에 참여한 전략적 투자자에게 우선매수권을 부여한다는 조건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로써 동국제강이 대우건설을 가져갈 수 있도록 특혜나 다름없는 인센티브를 주는 꼴이라는 것이다.

산업은행에 대해서는 “부실채권 회수만 매달리는 목적성 있는 매각으로밖에 볼 수 없다”며 “이는 전혀 전략적이지 못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다음은 본지 기자와 일문일답.

쌍용건설 인수전과 차이점은. 당시는 피인수기업(쌍용건설)에 대해 철저히 분석을 하고 들어왔었다. 자금 동원 플랜은 물론 어떻게 발전시켜 투자금을 회수할지도 고려하고 뛰어든 것이다.

그런데도 장기 발전플랜의 부재 속에서 포기를 선언했다. 지금 그림을 보면 얼떨결에 준비되지 않은 가운데서 산업은행과 금호그룹에 의해 들어와 있는 모양새다. 그런 사람들을 산업은행은 SI라고 뻔뻔하게 말하고 있다. 전혀 전략적이지 못하다.

장세주 회장 동생과 관련성이 있다면. 장 회장에게 동생(장세욱 부사장)이 있는데 아직 딱히 떼어준 회사가 없다.

쌍용건설 인수전 참여 당시도 동생에게 하나 주기 위해 건설사를 사들인다는 얘기가 돌았었다. 회사 내부 갈등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얘기다.

물론 동국제강에서는 아니라고 할 테지만 지금도 그런 구도로 갈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기업문화 차이는. 건설수주 산업의 특성상 신속하고 도전적인 의사결정구조가 필수다.

하지만 제조업 베이스의 동국제강은 의사결정구조가 보수적으로 알려져 있다. 계획생산하고 시장유동성에 따라 생산할 것이냐, 말 것이냐만 결정하면 된다는 소리다.

대우건설은 해외플랜트 등 전 세계에서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의사결정구조뿐 아니라 문화적 이질감도 너무 크다.

금호그룹과 친인척 관계라는 얘기도 있던데. 지난해 동국제강하고 대상그룹 얘기가 나왔다. 이들 기업이 모두 대우건설을 매각하는 금호그룹과 인적관계가 있다.

(해석하면) 금호그룹이 자베즈가 안 되니까 동국제강을 통해 5000억원을 투입, 가족회의를 통해 리모트컨트롤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알기로 동국제강과 금호그룹이 사돈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금호그룹이 금호산업 등 일부 워크아웃하면서도 그룹을 생존시킬 때는 또 다른 뭔가를 준비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는가. 경영권을 놓치기 싫기 때문으로 본다.

김성배 기자 sbki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