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 리뷰 김성배 기자] 대우건설 노동조합이 최근 인수인사를 밝힌 동국제강에 대해 인수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인수대금 등 자금능력도 없는데다 건설업에 대한 기초가 전혀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면서 노조측은 인수대상자로 포스코나 GS건설을 거론하며 러브콜을 보냈다.

김욱동 대우건설 노조위원장은 12일 서울 신문로 금호아시아나 사옥에서 '바람직한 기업매각 공동대책위' 기자회견을 갖고 "대한민국 건설산업의 중추를 담당하는 대우건설이 이제 초보경영자까지 길러내야 되는 부담을 져야한다. 그 성공여부도 알수 없다"면서 "동국제강은 대우건설을 인수할 능력과 여력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동국제강의 과거 M&A전력을 거론하며 "동국제강뿐 아니라 과거 인수한 기업들의 성장도 정체되어 있다. 누가 봐도 경영능력에 의심이 가는 대목"이라고 꼬집었다.

김 위원장은 특히 "브라질 고로건설에 40억달러의 투자가 확정되었고 그 절반을 동국제강이 담당한다"면서 "그 성공여부에 따라 투자금액 전체가 동국제강의 부담이 될 수 있다. 과연 3년 후에 대우건설 인수 대금으로 3조원이 넘는 거액을 어떻게 마련할수 있단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와 관련 그는 "(동국제강에) 인수자금을 지원할 것을 이미 확답한 것은 아닌가 의심스러울 뿐"이라고 까지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산업은행이 전략적 투자자의 참여를 고집한다면 그리고 전략적 투자자에게 경영권을 인정하고 3년 후 우선매수권을 부여한다면 이는 분명 대우건설 매각을 의미한다"고 규정한 뒤 "만약 이러한 졸속매각, 부식매각, 편법매각이 진행된다면 당연히 이는 정경유착의 또다른 역사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김 위원장과 기자들간에 오간 일문일답.

-원하는 대안은.
"일단 동국제강은 말이 안된다. 현대건설의 경우 산업은행이 주도하며 실적이 좋아졌다. 차선이지만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을 맡는 것을 바라고 있다. 인수금액에 있어서는 대우건설 노조 우리사주조합이 자금을 같이 댈 수도 있다."

-(동국제강 참여 등)공식화된 게 없는데 앞서가는 것 아닌가.
"산은에서 PEF를 구성하는데 있어 민유성 행장님이 말씀가려서 해야한다. 최근 기자 회견에서 국내기업이 관심을 보인다고 말했었다. 동국제강은 (인수전에)참여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지난 6일 노조가 동국제강을 반대한다고 했더니 장세주 회장께서 " 애사심의 발로"라는 표현마저 쓰고 있다. 잘못된 M&A가 금호그룹 사태처럼 국가와 국민에 해악이 될 것이다. 형제들간에 기업 나눠먹기식이라든지 준비도 안된 상태에서 건설업에 뛰어드는 것은 위험하다. 검증절차가 필요하다. 특히 그 뒤 민 행장님이 말을 안하고 있다. 동국제강이 들어오면 안된다는 데 대한 입장 발표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동국제강의 문제점은.
"대우건설은 자체로 그대로 두면 경영이 잘 될 것이다. 그러한 기업문화가 잘 되어있다. 누가 들어와서 기업문화르 흔들고 경영간섭하면 대우건설은 역량을 발휘하기 힘들다. 기업문화를 인정해주고 사회적 검증절차를 거친 매각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포스코에는 우호적인데.
"우선 산업은행이 5000억원을 투자하면 경영권을 준다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 포스코하고 LG정도면 대우건설과 기업문화가 유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포스코는 대우엔지니어링이라는 엔지니어링 회사가 있어 대우건설과 시너지가 날것으로 보고 있다. LG는 그나마 직원들의 자율성을 인정해주고 있다. GS건설이 LG그룹에 있었지 않는가. GS건설 문화가 대우건설과 유사하다고 본다. 이런 측면에서 이해하고 융화될 수 있다고 본다."

-향후 계획은.
"노조가 할수 있다는 게 파업이라든지 사표투쟁 등 이런거 외에 없다. 2010년도가 되어서 안정적으로 업무에 임했으면 하는 게 바람이다."

김성배 기자 sbki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