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가 막바지를 향해 치닫고 있다. 올해 국감도 늘 하던 것, 매번 싸우던 것, 고질적인 문제만 다시 들고 나와 재탕 삼탕...재방송처럼 진행되고 있다. 4대강 문제만 해도 그렇다. 벌써 5년째 도마 위에 올라 너덜너덜 치고 받고 있지만 여당은 아직도 ‘시간’ 타령이다.  어디 이뿐인가. 방만경영 논란도 빼놓을 수 없는 단골손님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감도 예전과 발전과 의 올해 국토부 산하 기관 총 부채가 214조원으로 드러났는데 경차나 장애인 고속도로 통행료 할인을 축소해야 한다며 앓는 소리를 냈던 도로공사 부채가 25조원을 육박했다. 하루 이자만 32억원. 문제는 이러한 상황에서도 성과급 지급과 학자금 잔치를 벌였고 퇴직자까지 신경 써 일감을 몰아준 사실이 들통났다. 한국도로공사의 전통이자 조직문화라 당연시했던 일일까. 새누리당 안효대 의원은 “계약 몰아주기가 선후배 간 우애라고 생각하거나 전통이라고 생각한다면 당장 뜯어고쳐야 한다”며 쓴소리를 했지만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시도할 것이란 기대를 할 만큼 강도 높은 매질은 아니었다.

지난 17일에 열린 인천공항공사의 경우 성접대 의혹과 알몸투시기 논란이 일었다. 지난해 인천공항공사 직원 3명이 독점 주차대행업체 프로에스콤으로부터 수백만원 상당의 룸살롱 접대를 받은 것이 까발려진 것이다. 게다가 용역업체 여직원에게 성추행을 시도하다가 해고된 직원도 있었다. 더욱 충격적이었던 건 알몸투시기를 이용한 전신 검색을 남발한 것인데 발권 티켓에 암호를 몰래 표시해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알몸을 투시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러한 무차별식 행태를 벌인 공사는 인권침해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국토부의 국감 여정이 끝나갈수록 ‘이래서 공무원이 장땡인가’란 자주 듣곤 하던 말들이 떠오른다. 수조원에 달하는 부채 원인을 사회적 약자에게서 찾고 성윤리 의식마저 바닥을 드러낸 이 시점에서 가장 적합한 말은 어느 택시기사의 ‘얼굴에 철판을 수백 장 깔아야 정치인 감’이란 말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