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자동차는 그간 공상영화 속에서나 볼 법한 시나리오였다. 하지만 인구 고령화가 자동차 시장에 일대 지각변동을 일으키면서 조만간 무인자동차 시대가 현실화될 예정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최근 “인구 고령화의 가속화에 따라 특히 미국과 일본에서 베이비부머 세대(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46년 이후 1965년 사이에 출생한 사람들)에 의한 교통사고율이 급증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무인자동차의 수요가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일본은 세계에서 인구 고령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나라다. 동시에 세계 3위의 자동차시장 규모를 자랑한다. 토요타 안전기술책임자인 요시다 모리타카는 이와 관련 “문제는 교통사고의 최대 피해자로 여겨지던 노년층이 이제는 교통사고의 주범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4411명이다. 이 중 65세 이상의 노년층이 2264명으로 전체 사망자 수의 절반이 넘는다.

딜로이트 토마츠 컨설팅의 조우 레이 자동차산업 연구원은 “운전자 보조 시스템과 무인운전 기술은 노년층이 안전하게 운전하는 데 확실한 도움이 될 것”이라며 “현재 일본의 이 같은 현상은 조만간 미국에서도 일어날 일이며, 특히 중국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무인자동차 수요가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에 따라 최근 세계 자동차 업계도 무인자동차 시장에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

구글은 이미 지난해 기존 자동차에 자동운전 시스템을 장착한 ‘구글카’ 도로 주행 시범에 성공했다. 향후 5년 내 구글카 상용화를 목적으로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도 구글카 상용화를 위한 법률 개정에 나섰다”며 “그간 구글카의 발목을 잡던 걸림돌들이 해소될 예정으로 ‘드림카’의 현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관측했다.

제너럴모터스(GM)는 최근 2020년까지 운전대를 잡지 않아도 운전이 가능한 기술을 선보일 것이라고 선언했다. 일본 닛산자동차도 향후 6년 내 컴퓨터 조작으로 주행하는 무인자동차를 내놓을 예정이다. 토요타와 닛산 역시 최첨단 스마트 기술을 속속 발표하면서 무인자동차 현실화에 한층 더 다가가고 있다.

한편 GM 전기제어ㆍ안전대책기술 책임자 존 캡은 “목적지 입력만으로 모든 컨트롤이 가능한 완벽한 무인자동차를 만드는 데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