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과 채권단은 그룹의 지주회사인 금호석유화학을 워크아웃 대상에 포함시킬지 여부를 놓고 막판까지 줄다리기를 벌였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알짜 계열사를 많이 거느린 금호석유화학까지 워크아웃 대상에 포함돼야 기업의 실질적인 구조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완강한 거부로 끝내 뜻을 이루지 못했다.

결국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채권단은 금호석화에 대해서는 워크아웃 대상보다 단계가 낮은 ‘자율협약’을 추진한다는 정도로 절충점을 찾았다.

이처럼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금호석화에 대한 워크아웃을 거부한 것은 금호석화가 그룹의 지주회사인만큼 그룹 전체의 지배구조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

지난 6월 박삼구-찬구 ‘형제의 난’ 이후 금호석유화학은 금호산업을 대신해 그룹의 지주회사로 재편됐다.

7월 현재 박삼구 명예회장 일가는 금호석유화학 지분의 46.38%를 소유하고 있으며 금호석화는 다시 금호산업에 19.03% 지분출자를 했고 금호산업은 아시아나 항공과 대우건설의 지분을 갖고 있다.

또한 아시아나항공과 대우건설은 대한통운에 각각 24%씩을 공동출자하고 있다. 사실상 박삼구 명예회장 일가가 금호석유화학을 통해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대우건설, 대한통운 등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는 구조이다.

따라서 금호석화가 지분변동이 수반되는 워크아웃에 포함될 경우 금호아시아나그룹 전체에 대한 박 명예회장 일가의 경영권 행사가 상당히 어려워질 수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채권단과의 협상에서 금호석화를 워크아웃 대상에 포함시킬 수 없다고 버틴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조윤성 기자 coo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