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네트워크(SNS)의 무서운 질주가 TV 시장에 일대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 시청률 조사업체 닐슨은 최근 트위터를 기반으로 한 미국 TV 프로그램 시청률을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트위터에서 특정 TV프로그램에 대해 글을 남기고 리트윗(게시글 공유)을 하는지가 해당 TV프로그램의 시청률을 집계하는 기준이 됐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SNS가 이제는 기업 마케팅에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수단으로 떠오를 정도로 소비시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나 주요 조사기관이 SNS를 기반으로 TV 프로그램을 평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닐슨의 조사에 따르면 기존 TV 시청률 1위를 달리고 있는 프로그램과 온라인에서 소위 ‘입소문’이 많이 난 프로그램은 다소 차이가 있었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브레이킹배드’의 경우 트위터에 마지막회에 관해 올라온 글들을 930만 명이 읽는 등 트위터 인기순위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기존 TV 시청률에서는 6위에 그쳤다. CBS방송도 9월 마지막 주 시청률 조사에서 자사 프로그램 5개가 상위 10위권 안에 드는 쾌거를 거뒀으나 이들 중 트위터 인기순위 10위 안에 든 프로그램은 없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현지 매체는 SNS가 일상생활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으면서 TV 시청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통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미국 트위터에 올라온 글 중 TV 프로그램에 관한 글만 무려 1900만 개에 이른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4% 늘어난 수치다. 게다가 TV 프로그램 시청률이 올라갈수록 관련 SNS 게시물도 많아지고 있다.

미국의 한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SNS에 접속하는 미국인 중 절반이 TV를 시청하고 있으며 이들 6명 중 1명은 방송 중 SNS에 글을 올린다고 한다. 이어 닐슨은 “TV 프로그램에 관한 트윗을 읽는 사람은 무려 작성자의 50배가 된다”고 전했다. 만약 2000명이 브레이킹배드에 관한 글을 올렸다면 10만 명이 이를 읽는 셈이다.

CBS 관계자는 “닐슨의 조사에서 나타났듯이 트위터 상의 인기가 TV 시청률 순위를 대신하는 데는 아직까지 다소 무리가 있다”며 “실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드라마 ‘빅뱅이론’은 트위터 상에서 큰 반응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향후 온라인에서의 입소문이 TV 프로그램의 인기를 평가하는 데 중요한 지수가 될 것임은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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