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김도형 삼성전자 폴란드 법인장(상무)

“유럽 내 납품 5일 내 가능…세탁기 MS 4년 연속 1위”

 

바르샤바에서 320km가량 달려 도착한 ‘브롱키’. 인구 1만1000명의 한적한 소도시다. 착 가라앉은 마을 분위기를 따라 달리다 보면, 삼성전자 공장과 마주하게 된다. 22만1487m² 대지에 건물면적 10만2479m²의 규모. 유랑하듯 풍경을 감상하다 공장에 들어서니 이내 긴장감이 돌았다.

삼성전자 폴란드 공장은 지난 2010년 가동을 시작했다. 2009년 12월 폴란드 가전업체인 ‘아미카’의 생산설비를 인수하고 나서다. 생산 품목은 냉장고와 세탁기. 생산 비중은 6:4다.(매출액 기준)

“공장에 오던 길이 한산하지요? 브롱키는 폴란드어로 까마귀라는 뜻입니다. 우리나라와 달리 유럽에서는 까마귀가 길조예요. 지명이 까마귀인 데다, 동네도 너무 한적해서 저도 처음에는 좀 살벌했습니다. 허허.” 올 1월 부임한 김도형 법인장이 말했다. “그런데 봄이 오고 유채꽃이 피고 하니 분위기가 살아나면서 서서히 정이 가더라고요.”

살아난 건 도시의 분위기뿐만이 아니었다. 이곳 공장은 2010년 첫 가동 당시 620명의 인력으로 시작했다. 1교대였다. 김 법인장에 따르면 현재는 2배 이상의 고용창출을 했고, 2교대로 돌아간다. 매달 총생산량 또한 풀가동이다. 냉장고의 경우 2010년부터 올해까지 MS 1위를 차지하고 있다.(GFK 기준) 세탁기는 2010년과 2011년 9위에 머물다 2012년 7위, 2013년에는 3위로 상승 추세다. 김 법인장은 “공장이 풀가동된다는 것은 제조업이 경쟁력을 갖췄다는 의미”라면서 “차별화된 제조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 내 삼성의 백색가전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렇다면 왜 폴란드였을까. 이유는 두 가지다. 땅과 사람. “폴란드는 지리적 요충지입니다. 러시아를 비롯해 전 유럽에 생산 이후 5일 이내에 납품이 가능합니다. 한국이나 중국 기지의 경우 유럽지역에 납품하는 데 리드타임만 6주 이상 소요됩니다.” 시간 절약에 물류비 절약까지 가능했다. “두 번째는 인적자원입니다.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해요. 가장 좋은 건 밝게 일한다는 겁니다. 이곳 생산직원들에게 ‘지엔도부리(안녕하세요)’라고 해보세요. 다들 웃으면서 받아줄 겁니다.”

현지정부의 우호적인 지원도 힘이 됐다. 김 법인장은 “정부도 기업 요청사안에 대한 업무 추진이 적극적이고 재빠르다”면서 “일례로 물류 운송과 관련해 공장 어귀 진입로 확장 요청에 대한 승인도 걸림돌 없이 받을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그 밖에도 지방정부의 도움으로 인허가 절차 간소화나 인력 수급 문제 또한 큰 어려움 없이 해결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지역 소재 우수 대학생과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것 또한 그 일환이다.

김 법인장은 향후 포부에 대해 “존경받는 법인이 되겠다는 말을 하기는 쉽다”면서 “이를 이끌어내려면, 신뢰를 바탕으로 그 사회와 지역민 속에 깊숙이 들어가야 한다. 머무는 동안 지역민들과 소통하며 이곳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법인이 되겠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폴란드 법인 내부. 에어컨 조립이 한창이다.(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지현 기자)

 

[Interview] 강치원 만도 폴란드 법인장(상무)

“공장 실사 바로 가능하다는 이점, 피아트·폭스바겐·크라이슬러 납품 확정”

 

폴란드 돌노실롱스키에주(州) 남부에 있는 도시. 바우브지흐. 주도인 브로츠와프에서 70km 떨어져 있고, 약 10km만 달리면 체코 국경선과 맞딱드린다. 인구는 약 12만 명. 이곳에 지난 2012년 9월에 가동을 시작한 만도 폴란드 공장이 있다. 부지 면적은 13만2085m² 건물면적은 3만2031m². 주요 생산 품목은 자동차 부품이다.

“바우브지흐는 서유럽 자동차 생산 브랜드와 중동부유럽 저비용 국가의 정중앙에 위치해 있습니다. 인근에 토요타를 비롯한 여러 자동차 생산업체가 있어 ‘자동차 부품 단지’로도 불립니다.” 강치원 법인장은 “경쟁사 위치를 살펴보니, 인근에 많이 포진해 있었다”면서 “실업률이 높은 지역이고, 임금이 낮다는 점 또한 매력요소”라며 진출 배경을 설명했다. 물론 좀 더 동쪽으로 방향으로 틀면 인건비가 더 낮아질 수는 있다. 하지만 서유럽과의 거리가 멀어진다. 폴란드가 바로 절충지라는 게 김 법인장의 설명이다. 그는 이어 “정치적으로 안정돼 있고, 유로화를 쓰지 않아 경제위기를 빗겨간 점 또한 매력적”이라면서 “예비 진출 기업이라면, 검토 대상에 충분히 폴란드를 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만도 폴란드 공장의 고객사는 현대 기아차. 내년부터는 피아트와 크라이슬러, 2015년부터는 폭스바겐에도 납품할 예정이다. 강 법인장은 “유럽에 위치하다 보니 고객사에서 손쉽게 공장을 둘러보고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다는 게 큰 이점”이라고 했다. 실제로 최근에는 벤츠가 공장 실사를 했고, 다음 달에는 BMW가 방문일정을 잡았다.

만도 폴란드 법인 내부.생산직 근로자가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지현 기자)

공장 직원은 154명이다. 그중 주재원은 8명. 현지 직원의 90% 이상이 지역민이고 대졸자다. 올해 말에는 직원 수를 190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강 법인장은 현지 인적자원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그는 “기술적인 노하우도 풍부하고 지식에 대한 흡수력이 강해 국내 표준대로 업무를 처리하는 데 전혀 무리가 없다”면서 “특히 노조의 경우, 조직 문제 해결 과정을 굉장히 합리적으로 받아들인다”고 언급했다.

“또한 공급사와 고객사 간 입장이 동등합니다. 이를테면 갑의 전횡이 전혀 없습니다.” 이 때문에 비즈니스 절차에 잡음이 없다. 한국 기업에 대한 유럽 고객사의 평가도 좋다. “한국 사람들이 빠릿빠릿하잖습니까. 모 고객사의 경우, 주문을 넣고 처음에는 양산일정을 못 맞출 거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일정이 빠듯했거든요. 그런데 품질 표준에도 꼭 맞게 해서 납품했더니 놀라더라고요.”

강 법인장은 “만도 생산 공장으로서 유럽의 전초기지가 되겠다. 실은 실제로 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그는 “‘품질이 없으면 만도도 없다(No quality, No mando)’ 를 캐치프레이즈로 걸었다”면서 “품질을 높이는 첫걸음은 직원들에게 정성을 다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정도경영을 넘어서 정성경영할 방침”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