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지기, 예올 등 주축…문화·사회 다양한 봉사활동
경기침체, 빈익빈 부익부, 계층 간갈등 완화 등 기대


여성 3세 경영인들이 경영 일선에 진출함에 발맞춰 재벌가 안주인들은 봉사단체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감성경영의 일환이다.

사회활동을 통해 기업 이미지 제고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세계 금융위기로 인해 발생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사회계층간 불화를 조장하며 심각한 사회문제로 까지 떠올랐다.

재계에 따르면 재벌 총수 부인들을 주축으로 만들어진 모임은 대략 5개 남짓. 대부분 이름이 알려져 있지 않아 외부로 알려진 곳은 거의 없다. 내부 구성원들간 진정한 선행은 알리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워낙 왕성한 활동으로 눈길을 받고 있는 곳이 있다.
재벌가 안주인들의 대표적인 모임인 ‘아름지기’가 주인공이다. 아름지기는 기본적으로 평등을 강조한다.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은 누구나 다 동등해야 한다는 것이다.

모임 안에서만큼은 빈부의 격차가 활동에 아무런 제약을 주지 못한다. 취지에 공감하면 누구나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도록 해놓기도 했다.

아름지기의 핵심인물로는 회장직을 맡고 있는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 부인인 신연균 씨를 비롯해 삼성그룹 이건희 전 회장 부인인 홍라희 씨,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부인 송광자 씨, 신세계그룹 이명희 회장과 딸인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이 꼽힌다.

재단법인 예올도 재벌가 안주인들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적극 실천하는 단체다. 아름지기와 비슷한 목적인 문화유산 보호 목적으로 2002년 설립, 운영되고 있다.

예올은 서울역사박물관과 공동으로 매년 외국인을 위한 전통문화 영어강좌를 운영한다. 명사 초청과 전문가와 함께하는 문화유산 답사, 소식지와 각종 문화재 관련 자료를 작성, 배포하고 있다.

핵심 구성원으로는 삼양인터내셔널 회장 부인인 김녕자 씨(이사장)와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현대중공업 최대주주) 부인인 김영명 씨가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김녕자 이사장과 김영명 씨는 자매지간이다.

미래회는 젊은 재벌가 안주인들이 주축으로 활동하는 단체다. 초기엔 종교적 성향을 띤 모임으로 출발해 지금의 미래회가 만들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1999년 설립 이후 사회봉사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미래회의 핵심인물로는 SK그룹 최태원 회장 부인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노태우 전 대통령 딸), 한국타이어 조양래 회장의 며느리인 이수연 씨(이명박 대통령 딸), 한솔제지 이인희 고문의 장녀 조옥형 씨, 한솔그룹 조동길 회장 부인 안영주 씨가 꼽힌다.

미래회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모든 활동을 ‘대외비’로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미래회는 사무실도 없다. 카페 등을 통해 활동계획을 그때그때 세운다.

기부도 직접 하는 것보다는 ‘유진벨재단’이나 ‘아름다운재단’에 기부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남모르게 실천하는 것을 미래회의 밑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회의 주도 세력 중 대통령의 딸이 두 명이나 포함되어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최근 경기불황과 맞물려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재벌가 안주인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활동이 사회계층간 불화에 단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세형 fax12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