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경제살리기운동본부·시민단체협 성명
시장논리만으론 부족…자칫 금융 대혼란 우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지속발전 가능한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광주·전남 지역민들이 힘을 불어넣어줄 때입니다.”

유동성 위기에 빠진 ‘금호아시아나 살리기’에 지역사회가 발벗고 나섰다.
광주시민단체협의회는 28일 ‘금호그룹 회생의 길’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만약 금호그룹이 이번 경영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지 못해 그룹이 해체되거나 회생불능의 상태에 빠지면 국민경제는 물론이고 지역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단체는 “지역경제는 그동안 몇몇 유수의 기업들이 부도를 맞아 해산되고 청산되면서 엄청난 상처를 입어왔다”며 “겨우 그동안 상처들이 아물고 있는 상황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노력들이 조금씩 성과를 내기 시작한 지금, 금호그룹마저 어려움을 겪는다면 지역사회의 충격은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고 걱정했다.

때문에 시민단체협의회는 금호 해법으로 시장논리에 맡기기 보다는 정치적인 해법을 주문했다.

단체는 “정부와 주 채권단인 산업은행은 금호그룹 사태가 끼칠 광주·전남 지역경제와 지역사회의 혼란과 충격을 충분히 고려해 적극적인 그룹 안정화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대우건설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적극적으로 금호그룹과 협력하고 ‘풋백 옵션 기한 연장’ 등의 보다 전향적인 조치들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광주경제살리기운동본부도 이날 성명을 내고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역인재의 고용창출과 지역경제발전, 문화예술진흥, 지역사회공헌에 앞장서온 기업”이라며

“지금 대우건설 문제로 위기를 겪고 있지만 이를 극복하면 더욱 견실한 기업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지역민의 참여를 요청했다.

운동본부는 “경제기반이 가장 취약한 이 지역의 대표기업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며 “금호그룹이 당면의 위기를 극복하고 세계 속의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지역민과 함께 빌어본다”고 밝혔다.

경제단체를 중심으로 한 지역 산업계도 금호 사태 추이를 조심스럽게 관망하며 조만간 구체적인 움직임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 종교단체가 ‘금호아시아나그룹을 살려달라’는 내용으로 지역민들의 서명을 담은 호소문을 산업은행 광주지점에 전달하기도 했다.

향토기업인 금호를 살리자는 지역사회의 움직임은 점차 확산되는 분위기다.
지역상공회의소와 광주경총, 광주지역 4개 대학 총동창회 등지서 ‘지역을 위해 금호아시아나그룹을 살려야 한다’는 성명이 이어졌다.

광주상의를 포함해 목포, 순천·광양, 여수 등 광주전남지역 4개 상의는 “금호그룹이 지난 63년간 호남과 함께 지속해온 발전을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정부가 대우건설 매각협상뿐만 아니라 금호그룹의 유동성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줄 것”을 호소했다.

광주경총도 호소문을 통해 “지역 경영계와 지역민은 깊은 우려와 함께 금호그룹의 회생을 위해 정부와 채권단의 적극적 지원과 협조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박영래 기자 young@gwangna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