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LG화학, SK에너지 탄탄한 기술력 발판 성장세 2009년 100억달러 시장 2015년까지 250억달러 확대 예상


2차전지 산업 분야는 원전 사업을 능가하는 성장잠재력을 가진 그린산업 분야다. 엔고 현상으로 인해 국내 기업들의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되고 있다.

2차전지란 간단히 말해 충전해서 쓸 수 있는 배터리를 총칭한다. 수백만 원짜리 노트북에서 주머니 속 휴대전화에 이르기까지 활용 범위가 넓다.

특히 자동차 시장의 패러다임이 고효율 저연비 친환경 자동차로 전환되고 있어 성장잠재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세계적 온실가스 의무 감축 등 대기오염에 따른 환경규제 강화는 친환경차 판매의무화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2차전지, 전기자동차의 새로운 역사에 동참’, ‘전기자동차를 제패하는 자가 세계를 제패한다’는 증권사의 보고서들은 2차전지 시장의 성장세에 주목하고 있다.

2차전지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수치로 보면 확연하다. 세계적으로 소비되는 전지 가운데 2차 전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불과하다.

친환경 정책의 강화로 2차 전지 사용이 확대되고 있어 70%의 성장 가능성을 갖고 있다. 시장규모도 2009년 100억달러(약 11조7000억원)에 불과했지만 2015년 시장규모는 250억달러(약 29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표 1 참조).

현재 2차전지 시장은 일본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다. 파나소닉(산요 합병)과 소니가 대표 주역이다. 전체 시장의 50%가량을 독식해 왔다.

그러나 2010년을 기점으로 국내 기업들이 일본 기업들을 뛰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엔고 현상은 일본 기업들의 경쟁력을 낮추고 있다.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기술력도 주목할 부분이다. 2차전지 기술은 일본이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한국과 미국이 추격하는 1강 2중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 기업들의 2차전지 시장점유율은 일본기업들의 턱밑까지 추격했다(표 2 참조).

국내 기업 중 2차전지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곳은 삼성SDI와 LG화학, SK에너지다.


전기차 시장 결합 시너지 효과
삼성SDI는 업계 최고의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휴대폰, 노트북 등 핸드셋용 시장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벌이고 있다.

2000년 2차전지 사업에 뛰어든 삼성SDI는 안전성을 기반으로 2008년 시장점유율 17.1%로 일본 산요에 이어 이미 세계 2위에 올라있다.

매출액은 매년 40% 이상 상승세를 유지해 왔다. 2009년 3분기까지 누적매출액은 1조4560억원으로 4분기 매출이 합산될 경우 2006년 6920억원보다 3배가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SDI는 2010년을 세계 2차전지 시장 강자로 서기 위한 원년의 해로 삼을 계획이다. 경쟁력 향상을 위해 전지 분야 임원을 늘렸고, 충남 천안에 전지 셀 생산라인 2곳을 건립할 계획도 세웠다.

공장이 건설될 경우 월평균 3800만개인 삼성SDI의 전지 생산량은 7000만개 이상을 넘어서게 된다.

전기자동차용 2차전지 부분이 활성화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2013년 매출 10조원을 목표로 2008년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회사인 독일 보쉬와 손잡고 합작사 ‘SB리모티브’를 설립, 자동차용 2차전지 기술 개발을 발전시켜 왔기 때문이다.

SB리모티브는 2010년 자동차용 리튬이온 2차전지 양산에 나설 예정이다. 최근 3년간 단 한 번의 리콜 및 폭발사고가 없는 우수한 제품경쟁력이 장점으로 꼽힌다.

LG화학은 전기자동차용 2차전지 시장에서 독보적인 기업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GM사의 시보레 볼트(Volt)에 2차전지인 리퓸이온폴리머전지(LIBP) 단독 납품 계약을 따내며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2011년부터는 GM이 생산할 스포츠 유틸리티(SUV) 전기자동차 뷰익에도 2차전지를 공급한다. 이를 계기로 미국 현지에 설립한 자회사 CPI(Compact Power Incorporated)가 미 행정부로터 기술개발(R&D)과 제조설비 증축에 대한 지원금도 받게 되는 쾌거도 이뤘다.

LG화학은 현대·기아자동차가 양산하는 하이브리드카 ‘아반떼’와 ‘포르테’에 2차전지를 공급하는 등 국내외적으로 자동차용 2차전지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충북 오창에 전기자동차용 전지공장을 건설, 2013년까지 1조7000억원을 투자해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SK에너지는 삼성SDI, LG화학에 비해 시장 진출은 늦지만 2차전지 시장에서 다크호스라는 평가다. 국책사업을 통해 전기자동차용 2차전지 개발을 완료,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수직계열화를 통해 2차전지 생산 원가절감도가 높아 효율성 면에서 경쟁사들보다 가격경쟁력 면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전기연구원 김현수 박사는 “세계 각국의 정부가 나서서 전기자동차 보급의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2차전지 시장이 활성화와 함께 국내 기업의 선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2차전지 시장은 향후 전기자동차와 맞물려 산업 각 분야의 전후방에서 많은 고용 창출 등 파급 효과를 창출해 내는 등 그린산업의 대표사업군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세형 fax12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