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부채협상 변동성 촉각, 환율, 금리, 유가 박스권 움직임

미국 정부 폐쇄가 장기화되면서 불확실성은 커졌지만, 국내경제는 튼튼한 펀더멘털로 인해 큰 혼란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환율은 1072~1070원에서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정 방향으로의 모멘텀이 강하지 않은 가운데 환율의 하단은 외환당국 개입 경계감, 상단은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제한하며 박스권 내 횡보 움직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선성인 신한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은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올해 경상수지 흑자폭 전망치를 630억달러로 100억달러 상향조정한 만큼 수출이 증가해 수출업체 네고물량과 외국인 주식 순매수 물량 등이 환율 상단을 제한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10월 17일 전에 부채 한도 상향에 합의를 도출해내고 동남아 외환위기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원·달러 환율은 추가 하락 여지가 충분해 보인다.

한편 금리는 국내보다는 해외 요인에 의해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다. 미국 정부의 폐쇄와 부채 상환 문제가 해결고리를 찾지 못해 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됐다. 차기 연준 의장이 옐런 부의장으로 공식 지명되어 정책 불확실성이 완화되었음에도 미국 정부 폐쇄가 미국채 디폴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타나며 시장 관망세 속에서 금리가 상승했다. 이에 따라 국내금리는 당분간 미국 정부 폐쇄가 상단을, 경기 개선이 하단을 제한하는 등락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미국 예산안과 부채한도 불확실성이 완화될 경우에는 연준의 연내 Tapering 가능성이 크게 부각돼 대내외 채권금리 상승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김상훈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미국 부채한도 협상이 마지노선인 17일 이전에 타결된다면 다음 이슈는 다시 테이퍼링이 될 것이다. 다만 옐런 의장 지명으로 10월 말 FOMC에서 테이퍼링이 시작될 가능성은 낮아졌다”며 “단기간 금리가 급등할 확률은 낮다고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유가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 리비아 총리가 반국 세력에 피랍됐다가 6시간 만에 풀려났다는 소식에 공급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유가가 상승했다. 하지만 미국 에너지정보국(EIA)이 발표한 미국 원유 재고량이 최근 1년 중 주간 단위로 최대 증가(681만 배럴)했다는 소식과 함께 유가는 다시 떨어졌다. 특히 미국 정제시설 가동률이 5개월 만에 최처지인 86%까지 하락하며 원유 정제 수요의 둔화세가 나타나고 있어 당분간 유가는 상승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