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가 판매하고 있는 퓨얼밴드. 나이키 제공.

이게 바로 ‘창조경제’가 아닐까. 나이키가 판매하고 있는 ‘퓨얼밴드(Fuel band)’ 이야기다. 스마트 워치와 글래스로 웨어러블 디바이스(Wearable device)에 대한 주목도가 커진 가운데 스포츠 용품 제조·판매 기업이었던 나이키도 역시 웨어러블 장치를 선보이며 회사의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퓨얼밴드는 팔목에 차는 밴드 형태로 하루 동안 소모한 칼로리, 걸음 수, 거리를 측정할 수 있다. 이를 착용한 사람의 운동량은 에너지 바 형태로 표현되며, 연료(Fuel)가 차듯 채워져나간다. 퓨얼밴드에 기록된 정보는 애플리케이션과 연동돼 운동량과 과거의 운동 히스토리를 저장할 수 있다. 또 동시에 퓨얼밴드를 사용하는 유저들과 운동량을 비교할 수 있다. 리튬 폴리머 배터리가 내장돼 있으며 USB로 간단하게 충전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나이키의 웨어러블 디바이스 제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6년 나이키는 센서를 활용해 IT와 스포츠 용품의 결합을 시도했다. ‘스마트 슈즈’에 센서를 넣고 운동을 한 다음, 이 센서를 ‘아이팟’에 꽂으면 자신의 운동량을 체크할 수 있도록 했다(나이키 플러스 아이팟 키트). 그러나 시시각각 변하는 운동량을 바로 볼 수 없으며 PC를 활용해야만 정보를 볼 수 있다는 단점에 직면했다.

‘아이폰’으로 상징되는 스마트폰 시장이 활발해지면서 나이키는 2012년 퓨얼밴드를 출시했다. LCD 창으로 소모된 칼로리를 바로 체크할 수 있으며, 나이키 플러스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으면 정보를 저장하고 공유할 수 있다. 블루투스로 싱크돼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것도 이전과 달라진 점이다.

이외에도 스포츠워치 GPS를 내놨다. 이 제품은 GPS모듈이 내장돼 움직임의 모든것을 거리로 계산해 줍니다. 운동을 많이 하는 소비자나 본인이 어떤 코스를 통해 운동하는 것을 알고 싶어하는 소비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아이폰 사용자라면 나이키 플러스 러닝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 동일한 기능을 쓸 수 있기 때문에 휴얼밴드만큼의 판매량을 기록하진 못하고 있다. 

업계에선 나이키가 스포츠 웨어러블 디바이스 분야에서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다고 평가한다. 퓨얼밴드를 디자인한 벤 셰퍼(Ben shaffer)가 애플에 고용됐는데, 이는 나이키의 웨어러블 디바이스 부문의 수준을 보여주는 사례다.

나이키의 시도에 많은 업체가 고무돼  ‘조본업’, ‘피빗 플렉스’ 등 비슷한 제품을 내놓았지만 앱 연동 등이 편하고 축적된 유저 등을 고려할 때 나이키의 성장이 점쳐진다. 나이키는 15일 배터리를 보완한 ‘퓨얼밴드2’ 출시 계획을 밝혔다.

웨어러블 컴퓨터 기술은 2000년대에 접어들며 소방, 물류, 공장 자동화 등 민간 분야로 확대되기 시작했다. 전 세계적으로 2010년을 전후해서는 스포츠·패션·건강 등에서 응용이 이루어지고 있다. 나이키도 이 점에 주목해 퓨얼밴드와 나이키 스포츠 워치를 개발했다. 손에 거추장스럽게 들고 다니지 않아도 디바이스가 주는 장점을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유용성은 더욱 높아질 예정이다. 그러나 업계에서 "스마트폰의 효용성을 뛰어넘는 기능이 탑재된 웨어러블 디바이스만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KDB 대우증권이 내놓은 ‘IT, 한국이 미래다’란 리서치 자료를 살펴보면 현재 국내의 성장동력인 스마트폰 시장은 2013년 1분기 50.1%로 성숙기 진입을 예고하고 있다. 즉 스마트폰만으로는 경쟁력이 없다는 이야기다. ICT(Information Communication Technology) 산업을 기반으로 한 차세대 신기술을 고민해야 할 때다. 그런 점에서 스포츠 용품 제조회사였던 나이키의 변신을 한국 IT산업이 주목할 필요가 있다.

손예술 기자 gwgwgw@econovi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