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업종의 4분기 경기 전망에서 정보통신(IT)은 ‘호황’, 자동차·기계·유화·섬유는 ‘다소 호조’로 나왔지만, 정유·철강·조선·건설은 ‘다소 부진’으로 조사됐다.
- 기자명 이진우 부국장
- 입력 2013.10.10 08:58
대한상공회의소(상의·회장 박용만)는 “최근 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자동차산업협회 등 9개 업종단체와 공동으로 ‘2013년 4분기 산업기상도’를 조사한 결과, ‘맑음’(호황) 1개 업종, ‘구름 조금’(다소호조) 4개 업종, ‘흐림’(다소 부진) 4개 업종으로 분류됐다”고 9일 밝혔다.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가장 쾌청한 업종으로 나타난 정보통신업종은 삼성, LG 등의 최신형 스마트폰 출시와 선진국시장의 LTE-A 서비스 개시, 시스템반도체 및 스마트TV의 꾸준한 수요, 신흥국시장의 보급형 스마트폰 확대 등이 호재 요인으로 꼽혔다.
다만, 애플이 아이폰5S를 출시하고, 화훼이와 ZTE 등 중국업체의 추격이 빨라지고 있어 호황의 장기 지속성은 불투명하다고 상의는 분석했다.
자동차업종은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구름 조금’으로 전망됐다. 3분기에 신차 출시 및 판촉 효과가 있었지만 현대기아차의 부분파업으로 생산과 수출에 차질이 발생한 탓이다.
대신에 4분기에 기아차 광주공장 생산라인의 본격가동, 주간연속 2교대제의 안착 및 주말특근 실시 등이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상의 측은 “수입차 판촉 강화, 근로시간 단축 논의, 엔저 지속, 해외생산 확대 등의 부정적 요인도 만만치 않아 본격적인 호황국면 전환은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름 조금’으로 전망된 석유화학업종 역시 3분기에 이어 중국업체의 에틸렌설비 가동 지연, 중국의 SM과 PX 수요 확대, 동남아지역 합성수지 수요 확대 등의 호재 흐름에는 변화가 없겠지만, 중국의 자급률(현행 70%) 확대, 중동산 석유화학제품 수입증가, 셰일가스를 활용한 저가석유화학제품 출시본격화 등이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3분기 ‘흐림’에서 4분기 ‘구름 조금’으로 호전된 기계와 섬유의 경우, 전자는 건설 경기와 설비 투자가 다소 회복될 것이고, 후자는 개성공단 조업 재개, 동남아 국가의 섬유소재 수요증가에 따른 수출 증가와 겨울시즌 연말 성수기, SPA 및 아웃도어 부문의 성장세 지속 등 내수 회복 등 호재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정유는 3분기에 이어 4분기도 ‘흐림’으로 나왔다. 셰일가스 개발에 따른 석유화학업계의 나프타 수요 감소, 중국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장의 정제시설 확충 등으로 석유수요가 전반적으로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철강, 조선, 건설은 3분기 ‘비’(불황)에서 4분기 ‘흐림’(다소 부진)으로 나아질 것으로 나란히 예보됐다.
철강은 3분기에는 불황 속에 절전조치까지 취해야 해 어려움이 많았지만 4분기에는 조선과 건설 등 전방산업의 업황개선, 현대제철 설비증설에 따른 수입대체 등이 기대되고 있다.
다만, 전세계 철강공급 과잉물량(5억톤)의 60%가 한중일 3국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은 부진 탈출의 제약 요인으로 분석됐다.
조선은 3분기에는 선박인도물량과 신규수주물량도 늘었으나 기저효과가 컸고 업황개선 효과는 미흡했다.
그럼에도 최근 유로존 위기 이후의 발주 지연에 따른 선박부족 경향, 90년대 건조된 선박의 고효율·친환경·스마트 선박으로의 조기 개체수요 증가, 2014년 인도예정 선박의 용선체결률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4분기에는 한결 나아질 전망이다.
건설 또한 3분기에는 기저효과 등으로 수주 측면에서는 최악의 국면에서 벗어나는 모습이었지만 주택건설 부진 등으로 100대 건설사 중 21개사가 워크아웃이 진행되면서 업황이 나빴다.
하지만 최근 전세난 심화 속에 주택구입 수요 증가와 강남 재개발·재건축 재개 등으로 4분기에는 업황이 개선될 전망이다.
박종갑 대한상의 상무는 “장기불황을 겪어왔던 철강·조선·건설 3대 부진업종이 최근 나아지고 있지만 회복 모멘텀이 미약하고,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 사태와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 등 대외불안요인이 잠복 중인 상태”라며 정부의 강도 높은 경제활성화 정책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