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인사 특징은
조직체계 정비보다는 판매, 품질 등
성과와 함께 연구개발(R&D)
중장기 비전과 직결되는 부문의
인력을 전진배치시켰다는 점이다.”

김용환 현대차 사장과 정석수 현대모비스 사장이 현대차그룹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현대·기아차그룹은 최근 현대차 112명, 기아차 54명, 계열사 138명 등 총 304명 사상 최대 규모의 임원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현대·기아차는 해외판매 신장과 일관제철사업의 성공적 진행, 금융 부문 등의 약진을 지속하기 위해 기존 경영진과 임원진에 대한 교체폭은 최소화한 반면, 신규임원의 선임은 지난해보다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사의 특징은 조직체계 정비보다는 판매, 품질 등 성과와 함께 연구개발(R&D) 중장기 비전과 직결되는 부문의 인력을 전진배치시켰다는 점이다.
현대·기아차그룹 임원 승진 304명 가운데 연구개발 및 품질생산 부문이 40%, 판매 및 마케팅 부문에 30%가 집중됐다.

올해 실적 개선이 원·달러 환율 효과 등 거시적 경제변수와 연관된 바가 컸던 가운데 갈수록 심화되는 글로벌 완성차 판매 시장에서 한 발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품질과 R&D 강화가 급선무라는 그룹 최고위층의 의사가 반영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정몽구 그룹 회장도 이달 초 글로벌 영업전략회의를 통해 내년 최우선 경영화두로 품질을 거듭 강조한 것도 이번 임원 인사와 맥락이 닿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인사는 세계 자동차 산업의 재편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추세에서 시장 대응 능력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는 평가다.

조직 및 인력구조를 정예화하고 연구개발(R&D), 판매 마케팅 역량 강화에 집중하면서 내년 격화될 경쟁체제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포석이다.

현대·기아차그룹 임원 승진 인사에서 현대모비스가 약진했다. 규모 면에서는 역시 현대차가 돋보이지만, 내용에 있어서는 현대모비스가 눈에 띈다.

그룹 안팎에서는 이와 관련해 현대·기아차 부품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향후 현대·기아차 글로벌 판매 확대를 적극 지원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했다.

특히 현대모비스는 현대·기아차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핵심부품 사업에도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말 차세대 친환경 자동차인 하이브리드카의 핵심부품 사업에 본격 진출한 바 있다.

지난달 초에는 LG화학과 친환경자동차용 리튬이온 배터리팩의 공동 연구개발과 생산, 판매를 위한 합작 계약을 체결했다.

김용환 신임 부회장은 현대차 유럽총괄법인장과 현대차와 기아차의 해외영업본부장 등을 역임하면서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전략 추진에 중추적 역할을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석수 신임 부회장은 현대제철 관리·영업담당, 현대파워텍 대표이사 등을 지냈으며 2005년 현대모비스 대표이사로 부임해 글로벌 자동차부품 전문기업의 입지를 다졌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

직급별로는 △부회장 2명 △부사장 7명 △전무 29명 △상무 40명 △이사 96명 △이사대우 130명에 대한 승진 인사가 이뤄졌다.
분야별로는 연구개발(R&D)과 품질 및 생산 부문(40%), 판매 및 마케팅 부문(30%)이 두드러졌다.

현대·기아차그룹 관계자는 “내년은 수요 급감으로 브랜드간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며 “현대·기아차의 연간 R&D 투자 규모가 세계 톱 브랜드와 비교해 10% 수준에 머물고 있어 이번 인사를 계기로 R&D투자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밖에 부사장으로는 오승국 북경현대기차 구매본부장, 이재록 기아차 재경본부장, 현대모비스의 김순화 알라바마 법인장, 송창인 품질본부장, 김한수 구매담당, 류재우 현대위아 차량부품사업본부장, 김수민 현대제철 부대설비건설본부장이 임명됐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내년은 자동차 수요 급감으로 업체간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유연한 경영체제를 강화해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적극 대응하고 업계의 새로운 리더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다져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윤성 기자 coo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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