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유통업체인 영국의 테스코가 약 6000억원을 투자해 중국 국영기업인 화룬창업과 합작회사를 설립한다.

테스코는 이미 지난 8월 화룬창업과 20대80의 비율로 합작사를 설립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로써 테스코는 합작사 이사회 의석 10개 가운데 2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화룬창업은 올해 포춘이 선정한 세계 500대 기업 중 187위를 차지한, 화룬그룹의 주력 기업 중 하나다. 화룬그룹은 소비재 생산 및 판매, 부동산,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는 중국의 거대 국영기업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들 합작사는 현재 테스코가 중국에서 운영하는 134개의 아울렛, 쇼핑몰 매장과 화룬창업이 중국과 홍콩에서 운영하는 3000개의 유통 매장을 합쳐 거대 유통 기업으로 거듭나고자 한다”고 전했다.

화룬창업은 “두 회사의 합작사를 통해 단일 브랜드로 중국, 홍콩, 마카오 등 중화권 지역에서 대형 마트와 슈퍼마켓, 편의점, 주점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테스코 최고경영자 필립 클락은 “합작사를 통해 중국 시장 내 강력한 플랫폼을 갖출 수 있게 됐다”며 “합작사의 연 매출이 100억파운드(약 17조원)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테스코는 지난 2004년 중국 진출을 선언하며 자사 브랜드로 단독 사업을 진행해왔으나 지난해 중국 매출이 14억유로(약 2조원)에 불과, 시장점유율은 2.5%에 그치는 등 고전해오다 결국 합작 방식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시장에서 맥을 못추는 외국 업체는 테스코뿐만이 아니다. 현재 중국에서는 959만6961㎢에 달하는 광활한 면적으로 인한 물류비용 부담과 저가공세로 단독 사업을 접어야 하는 외국기업이 늘고 있는 추세다.

올해 초에는 독일 유통업체 메트로가 도매 사업에 힘을 쏟겠다며 중국 내 가전제품 사업부를 철수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지난해 미국 최대 주택용품 유통업체인 홈디포는 중국 내 7개의 대형 매장을 철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