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아홉 수’를 맞았다. 올해초부터 계속 이슈가 됐던 ‘갑을 횡포’ 논란부터 통신비 절감과 반대되는 요금 인상률까지 LG유플러스가 계속 악재에 부딪히고 있는 상황이다. 악수를 둘 것인가 호수를 둘 것인가 LG유플러스의 행보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쌩얼 안돼’ 엄격한 매장 기본기 정책

지난 2일 갑을관계 개선을 위한 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LG유플러스 본사에 항의 방문을 왔다. LG유플러스피해자협회가 제출한 피해 사실 여부에 대한 확인과 본사와의 협의점과 방향을 잡기 위한 자리였다.

긴 시간 차감지급, 대납, 매장 기본기 정책 등이 사실여부 확인과 향후 LG유플러스의 대응방안에 대해 논의했으나 크게 이견을 좁히진 못했다.

차감지급은 32요금제를 개통하는 대리점에 3만원을 차감 지급하는 것으로 62요금제는 +3만원, 72요금제는 +6만원을 주는 제도다. LG유플러스 측은 “3만원을 차감지급하지 않고 (62요금제와 72요금제의)3만원과 6만원만 유지하는 차등지급으로 바꾸겠다”며 변화의 뜻을 내비쳤다.

대납은 타사 고객이 통신사 변경을 했을 때 나오는 위약금을 대신 납부해주는 것으로 LG유플러스 측은 “대납을 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본사에서 지침을 내린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문을 준비한 을지로위원회에서 “대납 금액을 계약서에 적지 말라고 공문을 내려보냈다”고 지적하자 LG유플러스 측은 “3사에서 고객 유치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생긴 일”이라고 답했다.

매장 기본기 정책은 ‘손톱 0.1cm를 넘지 않아야 한다’ ‘화려한 화장, 쌩얼은 안된다’ ‘구레나룻은 코밑선까지 오도록 해야 한다’ 등 매장 직원의 용모와 복장에 관한 회사의 가이드라인이다. 전체 항목을 살펴보면 중·고등학교의 두발, 복장 규율만큼이나 엄격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에 관해서 LG유플러스는 “전체 매장에 이런 내용을 전달한 적이 없다. LG유플러스 측에서 권리금, 보증금 등을 일부 지원한 몇몇 매장에서 점주와의 동의를 받고 기본기 정책을 시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으나 을지로위원회의 유원식 의원은 “전체 매장에서도 이런 사실이 있다고 호소해왔다”고 반박했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은 “LG유플러스는 기조가 사랑이다. 상생에 노력을 해왔다”며 장기자후원모임으로 회의 도중 자리를 떠났다.

말로만 통신요금 절감? 평균 요금 상승률 1위

1일에는 LG유플러스의 요금 상승률이 타사의 상승률을 크게 앞질렀다는 보고서가 발표됐다. 이는 통신비 절감을 외치는 박근혜 정부의 정책과도 전면 배치되는 내용이다.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의장인 김기현 의원이 이동통신 3사중 LG유플러스의 1인당 평균요금이 증가한다나는 자료 내놨다.

이동통신 3사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년간 (2010~2013년 6월) 가입자 1인당 평균 요금 변동 현황’에 따르면 2010년 3만417원이던 3사의 1인당 평균 요금은 올해 2분기 기준 3만3154원로 9%올랐다. 그런데 이중에서도 LG유플러스의 평균 요금은 최근 2년 연속 15% 인상되는 등 같은 기간 동안 무려 26%인 7038원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KT(3만1615원)에 비해 2200원 차이 나는 액수다. 가입비 등은 계산되지 않은 부분임을 감안할 때 소비자가 느끼는 체감 액수는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 의원실의 설명이다.

최근 이동통신 3사가 LTE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요금을 소비자전가하지 않았겠냐는 것이 소비자들의 시각이다.

이와 관련해 김기현 의원은 “2010~2011년 이동통신 3사의 통신요금이 상승률이 주춤했지만 최근 다시 오르고 있다”며 “이를 정확히 파악하고 국민의 통신요금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패러디에 인색한 LG유플러스

29일에는 LG유플러스의 LTE에 관한 패러디 동영상(‘광대역, 100% LTE 그리고 LTE-A의 진실’)이 올라와 LG유플러스를 발칵 뒤집어 놨다. 유튜브에 올라온 것으로 이 동영상은 미국 HBO의 드라마 ‘뉴스 룸(News Room)’을 패러디한 것으로 등장인물들의 대화에 맞춰 한글 자막을 올렸다. 이 동영상에는 지난달 말 LTE 주파수 할당 결과와 100% LTE 마케팅, 광대역LTE 망 설치의 어려움 등을 지적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본지 9월29일자 ‘LG유플러스, 자사 비판 동영상에 강경대응’)

이 동영상이 올라오고 LG유플러스 측은 경쟁자의 고의적인 루머 확산이라고 판단, 강경 대응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작자 색출에 나서 패러디 동영상의 진범을 밝히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패러디 동영상의 업로드와 관련 강경 대응은 너무 심하다는 것이 네티즌과 소비자들의 반응이다. 미국 보스턴에서 왔다던 다니엘 송(27)씨는 “겨우 패러디 동영상일뿐인데 반응이 인색하다. 혹시 진짜라서 더욱 그렇게 강하게 반응하는 게 아닌가 싶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LG유플러스 소비자인 정금영(32)씨는 “깜짝 놀랐다. 동영상은 볼 사람만 보고 안 볼 사람은 안 볼 텐데 되려 강경대응한다는 뉴스를 보고 찾아 보게 됐다”며 “패러디일뿐인데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LG유플러스 측은 “이 동영상 자체가 CEO를 들먹이며 원색적인 비판을 하고 있는데다 LTE와 LTE-A를 혼용해서 사용하는 등 소비자에게 혼란을 심어줄 수 있는 여지가 있어 대응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손예술 기자 gwgwgw@econovi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