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가장 많이 일어나는 사고 중 하나는 무면허운전 혹은 음주운전 사고다. 관련 규제가 약하고 허술하기 때문이다. 특히 무면허운전은 무방비 상태로 방치돼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면허로 운전하다 단속에 걸려도 사고를 내지 않았으면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면허증도 사버리면 그만이다. 쌓인 벌점을 몰래 팔 수 도 있다. 그야말로 제멋대로다. 일단 기본적으로 운전면허를 따는 데 8개월이나 소요되고 이 마저도 쉽지 않다. 운전 교습을 받고 시험을 보는 데만 100만원 넘게 소요된다. 일반 중국인들이 면허를 따려고 부담하기에는 너무 큰 금액이다.

최근 중국 허난성 쉬창시에서 무면허 운전자의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어린아이가 사망하고 많은 사람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남편과 함께 쇼핑몰을 찾은 이 여성은 남편이 주차를 제대로 못하자 본인이 실력을 보여주겠다며 면허도 없는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았다. 필기 면허시험만 통과한 상태인 이 여성은 본인이 주차를 남편보다 더 잘하고 오토매틱뿐 아니라 스틱 차량 운전도 잘한다면서 단지 운전면허가 없을 뿐이지 운전 미숙은 아니라고 변명했다.

하지만 그녀는 본인의 운전실력 과시와 달리 주차 과정에서 브레이크를 밟는다는 것이 액셀러레이터를 밟아 쇼핑몰 입구로 돌진했고, 그 바람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을 치어 1명이 사망하고, 11명이 중경상을 입는 대형 사고가 터졌다.

엄마와 함께 쇼핑몰을 찾았던 7살짜리 소년은 엄마가 자전거를 주차하러 간 사이 쇼핑몰 입구에서 엄마를 기다리다 돌진하는 차를 피하지 못해 머리를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겼으나 결국 사망했다.

9시 30분에 개점하는 쇼핑몰 오픈 시간에 맞춰 쇼핑몰을 찾은 사람들이 입구에 모여 있던 상황이어서 인명 피해가 더욱 컸다.

뉴스를 본 사람들은 분노했고 일부 네티즌들은 사형을 시켜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대체로 자녀가 하나뿐인 중국에서 어린아이를 잃는다는 것은 가정이 해체될 수도 있는 큰 사건이므로 사형이 마땅하다는 것이 주장의 요지였다.

지난해 8월에는 쓰촨 지역에서 무면허인 19세 남성이 술에 취한 채 지인의 차를 빌려 운전을 하다가 도로 작업 중이던 인부들을 들이받아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게다가 사망한 피해자가 사고 차량 바로 옆에 누워 있는 상황에서 가해자는 여자친구와 껴안고 얼굴을 부비고 입을 맞추는 등 도저히 사고를 낸 사람처럼 보이지 않은 행동을 한 사실이 알려져 사람들을 더욱 경악케 했다.

유명 가수 이솽장의 아들로 집단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이톈이(李天一)는 지난 2011년 불과 15세의 나이로 무면허 운전을 하다 자신의 앞차가 속도를 줄이는 바람에 급정거를 하게 만들었다는 이유로 운전자 부부를 때려 상해를 입히기도 했다. 무면허였던 그는 폭행을 하고 나서도 몰려든 사람들에게 누가 감히 경찰에 신고할 수 있느냐고 오히려 으름장을 놓다가 사람들에게 붙잡히기도 했다.

중국에서는 왜 이토록 자주 무면허나 음주운전 문제가 발생하는 것일까. 무면허 운전이나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이 없어서 그런 것은 아니다. 음주운전을 할 경우 벌금 1500위안(한화 약 27만원), 벌점 12점을 부과받으며 6개월 면허정지에 처해진다. 무면허 상태로 도로에서 운전할 경우에는 벌금 200위안(한화 3만5000원)에서 2000위안(한화 35만원)까지 부과받으며 15일간 구류에 처해진다. 연간 자동차검사를 받지 않고 운행할 경우에는 벌금 200위안에 벌점 2점을 부과받는다. 도로를 역주행하다가 적발되면 벌금 200위안에 벌점 3점을 받게 된다.

게다가 운전면허를 취득하는 데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간다. 상하이에서는 운전 교습을 받고 시험을 치르는 데 약 7000위안(약 124만원)이 소요된다. 운전 강습을 해주는 강사에게 주는 선물 값은 별도다. 의무는 아니지만 선물을 하지 않을 경우, 강사가 무례하게 대하거나 친절하지 않아서 일종의 관행처럼 운전 교습생들은 운전강사에게 선물을 제공한다. 이런 비싼 값을 치르고 운전면허를 취득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6개월. 단, 시험에 떨어질 경우 그 기간은 1년 이상으로 기한 없이 늘어날 수도 있다.

특히 대도시가 아닌 소규모 도시 등에서는 단속이 상대적으로 약해 가족이나 친지의 차를 몰아본 경험이 있는 젊은이들은 운전에 대한 자신감에 면허없이 운전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면허를 취득하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면허증을 사는 경우도 적지 않다.

또 무면허 등으로 단속에 잡히더라도 사고를 내지 않는 한 구속되지는 않으므로 ‘설마 내가’라는 생각에 무면허 운전을 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무면허나 음주운전으로 벌점을 받은 경우에도 ‘황뉴(黃牛)’라고 불리는 불법 알선꾼들에게 벌점을 넘겨버릴 수 있다. 면허를 따고도 운전을 하지 않는 장롱면허가 워낙 많다 보니 이들에게 벌점을 1점당 100~200위안(한화 1만8000원~3만6000원) 정도로 떠넘기는 식이다.

한때는 만만디로 불리던 중국인들이지만 빠른 경제성장 속도에 휩쓸려 빠르고 쉬운 길만 찾다 보니 이처럼 안타까운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것은 아닐까.

<중국의 풍습>

중국의 대체근무는 어떻게 될까?

한국과 중국 모두 추석을 지내지만 한국에서 더욱 큰 명절로 통하는 느낌이다. 2013년의 경우, 한국의 추석은 18일부터 20일까지 3일이 휴일이고 토요일과 일요일이 이어지는 덕택에 5일간의 긴 연휴가 됐다. 모처럼의 긴 연휴에 사람들은 즐거워하고 일부는 월요일과 화요일을 휴가로 대체, 9일에 달하는 장기 연휴를 즐기기도 했다.

국경절과 춘절 등의 긴 연휴로 유명한 중국에서는 연휴 앞뒤로 항상 있는 대체 근무일로 인해 오히려 짧게 느껴진다.

올해 중국 중추절은 목요일인 19일부터 21일까지 3일이었지만 토요일이 겹쳐 있어서 실상은 이틀과 같다. 더구나 대체근무일이 일요일인 22일로 지정돼 있기 때문에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4일간의 휴일은 엄두를 못 낸다. 일요일부터 근무하기 때문에 연휴 다음 주는 6일간 근무하게 되는 셈이다.

국경절은 7일이라는 긴 연휴기간이지만 연휴 앞의 일요일과 연휴를 지난 후의 토요일이 대체근무일이기 때문에 일주일에 6일을 근무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특히 지난 춘절의 경우, 토요일인 2월 9일부터 금요일인 2월 15일까지 총 7일간의 연휴였는데 기간 중에 포함된 토요일과 일요일을 제외하면 실제 연휴는 5일이었다. 더구나 연휴 직후인 16일과 17일을 대체근무일로 하는 통에 많은 사람이 2월 16일부터 2월 22일까지 7일간을 연속 근무하면서 피로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물론 회사에 따라 긴 연휴를 주는 재량도 보이지만 대다수중국인들은 달콤한 연휴 뒤에 숨은 대체근무에 한숨을 쉬게 마련이다.

 

한민정 상하이 통신원 minchunghan@gmail.com

뉴욕공과대학(NYIT)의 중국 난징캠퍼스에서 경영학과 조교수로 근무중이다. 파이낸셜뉴스에서 10여 년간 기자로 근무했으며 이화여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에서 무역경영으로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