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 잡는 기업 세스코는 과연 바이오 기업이라 할 수 있을까. 바이오 업계에서 방제산업은 흔히 찬밥신세로 통한다. 인류를 구한다는 관점보다 해충을 죽인다는 초점에서 바라보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다수 방제 관련 영세업자들은 해충 박멸을 앞세워 인명을 해칠 정도의 초강력 살충제를 스스럼 없이 사용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세스코는 업계에서는 ‘이단아’로 불린다.  세계 최대 규모의 연구소에서 수천 종의 해충을 샅샅이 조사한 뒤 바이오 테크놀로지를 적용, 인류와 환경에 이바지하는 매우 예외적인 존재이기 때문이다. ‘벌레 추적자’ 세스코를 재조명하고,  바이오 산업의 미래를 짚어본다.

기상 이변으로 모든 것이 꽁꽁 얼어붙었다. 생존자라고는 17년간 무한궤도로 지구 전체를 순환하는 열차 안의 인류 무리가 전부다. 이들은 좁은 열차 안에서조차 계급이 갈린다. 간신히 무임승차로 열차를 얻어 탄 ‘꼬리칸’의 사람들. 이들이 온갖 부조리와 억압 속에 결국 반란을 일으키는 영화가 올 상반기 대한민국을 강타했다. 지난 8월 기준으로 국내 누적관객이 920만 명을 돌파, 10월 프랑스 개봉을 앞두고 현지 유력 매체들이 일제히 호평을 쏟아내며 해외시장 진출에 청신호가 켜진 ‘설국열차’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설국열차 개봉 후 가장 ‘핫’하게 떠오른 것은 다름 아닌 바퀴벌레다. 극 중 꼬리칸 승객들의 주된 식량인 ‘단백질 블록’은 생김새가 ‘양갱’을 닮아 ‘설국열차 양갱’으로 불린다. 쫀득쫀득한 게 얼핏 보면 맛있을 것도 같았던 단백질 블록이 영화 중간부에서 실체가 밝혀지면서 관객들은 충격에 휩싸인다. 정체는 바로 바퀴벌레였기 때문이다. 단백질 블록의 원료로 바퀴벌레를 선택한 것을 두고 항간에서는 ‘빙하기에도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끈질긴 생명력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돈다.

실제 바퀴벌레는 ‘핵전쟁에도 유일하게 살아남을 생명체’라고 불릴 정도로 생명력이 끈질기다. 기원전 4억 년 전 최초 탄생한 것으로 알려진 바퀴벌레  박멸을 위해 인류가 전쟁을 벌여온 지도 수백 년째다. 바퀴벌레는 식중독 등 여러 가지 전염병을 유발한다. 게다가 천식이나 알레르기의 원인이 되기도 하며 그 외 40여 종의 병원균을 옮기는 매우 위험한 해충이다. 한두 마리 때려 잡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통계에 따르면 바퀴벌레 암컷 한 마리가 1년에 10만 마리까지 번식이 가능하다고 하니 그야말로 ‘헉’이다. 그래도 21세기 들어서면서 바퀴벌레의 개체수가 감소하는 듯하다. 적어도 집 안에 출몰하는 횟수는 과거에 비해 확실히 줄어들었다. 이 뒤에는 숨죽여 해충 박멸에 앞장서온 ‘추적자’ 세스코가 있다.

▪ ‘쥐 잡기’에서 해충 박멸로…인류를 구해라

세스코는 대체 몇 마리의 바퀴벌레를 잡았을까. 세스코의 해충 모니터링에 따르면 지난 37년간 이들이 잡은 바퀴벌레는 자그마치 5800만여 마리다. 파리는 21억 마리가 넘는다. 집계된 수치가 이 정도라면 실제 죽은 해충의 규모는 대체 얼마란 말인가.

세스코는 지금으로부터 37년 전 너무나 허기졌던 그 시절 사람이 일단 먹고살기 위해서 만들어진 회사다. 1970년대 우리나라 사람들의 적은 다름 아닌 ‘쥐’였다. 사람이 먹을 식량도 부족한 판에 쥐까지 나서 곡식을 축냈다. 쥐는 살찌고 사람은 굶는 상황에 국민의 분노는 하늘을 찔렀다. 통계에 따르면 당시 우리나라에 1억 마리가 넘는 쥐가 있었다. 인구 1인당 3마리, 한 집당 18마리인 셈이다. 그리고 쥐가 축내는 곡식은 무려 32만 톤이 넘었다. 결국 정부는 쥐와의 전쟁을 선포했고 전국에서 ‘쥐잡기 운동’이 일어났다. 농림부는 이 운동으로 4154만 1159마리의 쥐를 잡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국민과 정부가 막무가내 식으로 쥐를 때려 잡던 당시. 쥐의 생태를 연구해 과학적 측면에서 이들을 박멸하고자 1976년 ‘전우방제’라는 이름의 회사가 창립됐다. 이 회사는 2000년 4월 ㈜세스코로 사명을 변경한다. 불모지와 같았던 우리나라 방제산업을 일으키고자 시작한 세스코는 현재 전국 5개 본부, 70개 직영 지사를 두었으며 이용 고객만 30만 명이 넘는다.

37년이라는 오랜 세월 동안 노력한 결과 이제 세스코의 멤버십 마크는 부착하는 것만으로도 쾌적하고 위생적인 공간으로 인식되는 하나의 나침반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2011년 실시된 마케팅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7명이 ‘세스코 멤버십’을 알고 있어 다시 한번 파워 브랜드임을 입증한 바 있다. 또한 세계에서도 유일무이한 해충관련 위생을 인증하는 마크이기도 하다.

세스코의 위생해충기술연구소는 세계 최대 규모로 1000여 종의 해충을 연구하고 있으며 2193가지의 해충방제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바이오텍센터 역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300여 가지의 바이오 약제를 개발했다. 또한 IT기술을 접목해 해충별 첨단 스마트 트랩을 개발 완료했으며 현재 시범운영 중에 있다. 첨단 스마트 트랩을 통해 조만간 침입한 해충 정보를 사진 촬영 후 곧바로 전송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해충의 침입 시간, 이동 루트 등의 데이터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될 예정이다.

벌레 잡으려다 사람 잡던 시대도 있었다는데...

현재 국내 방제시장은 4000여 개가 넘는 영세업체(직원수 5명 미만)가 난립하고 있다. 기술이 전무할 뿐 아니라 대부분 청소업과 겸업하고 있는 형태로 일용직을 고용해 약제를 살포하는 수준이다. 반면 세스코는 바이오 기술을 도입해 친환경 방제로 맞서고 있어 더욱 인정을 받고 있다.

현재 10년 주기로 지구의 온도가 0.23도씩 증가하면서 아열대 지방의 외래종이 유입되고 비래해충의 최초 발생일이 10일 정도 빨라지고 있다. 비래해충은 출입문, 창문, 환풍기 틈새를 통해 날아서 실내로 침입하는 파리, 나방과 같은 해충을 말한다. 이뿐만 아니다. 기온 상승에 따른 모기 등 각종 해충의 개체수가 증가하고 있다. 여행객도 늘어나 이로 인해 다변화된 운송 루트로 해충의 지역별 분포 경계도 사라지고 있다.

이 상황에 해충은 한층 더 강한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진화하고 있다. 바퀴벌레의 경우 당 성분의 단맛을 좋아해 방제업계는 기존 약제에 포도당을 첨가해왔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포도당의 단맛을 쓴맛으로 인식해 거부하는 바퀴벌레가 늘고 있다. 마치 바퀴벌레가 살길을 찾기 위해 입맛까지 바꾸는 듯한 느낌이다. 사실 바퀴벌레들의 입맛은 주거환경에 따라 각기 다르다. 하지만 입맛이 변화하는 주기가 기존 10년에서 최근 2~3년으로 단축되면서 방제업계가 더욱 독성이 강한 살충제를 내놓기에 정신이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람들은 집 안에 해충이 나타나기만 하면 시장에서 파는 고독성 살충제를 무분별하게 뿌리거나 일반 영세업체를 불러 강한 약을 사용해 해충 박멸에 나서고 있다. 문제는 그렇게 뿌려진 화학성분이 집 안에 그대로 남아 건강을 해칠 뿐 아니라 심각한 경우 목숨을 앗아가기도 한다는 것이다. 말 그대로 벌레 잡으려다 사람까지 잡는 꼴이다.

여기서 바로 세스코의 진가가 발휘된다. 세스코는 최첨단 전자장비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해충 발생 현황을 파악하고 무독성 바이오 약제를 사용하기 때문. 사실상 현재 국내에서는 딱히 인정하거나 제한하고 있는 친환경 방제 서비스가 없다. 식품산업진흥법 시행령에 근거한 ‘유기가공인증’에 해충 관리 항목은 있으나 적용 약제에 관련된 부분으로 서비스와는 별개 사항이다. 세스코의 경우 미국 기준의 친환경 방제 서비스에 부합하는 조건을 보유, 이를 토대로 전문교육(IPM, GMP 등)을 이수한 5년 이상 경력의 전문요원을 투입해 허가받은 친환경 약제를 베이스로 식품 및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 결국 세스코가 단순히 해충을 죽여오던 방제산업을 인류를 살리는 바이오 산업으로 바꾸는 데 앞장서 선구자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친환경 방제 뭐가 다를까

세스코의 친환경 방제 서비스는 다음과 같이 진행된다. 가정집의 경우 우선 매년 700시간의 서비스 컨설턴트 전문교육 이수 및 전문가 기술 등급제를 통과한 세스코맨이 방문, 내시경 카메라까지 동원해 집 안 구석구석을 점검한다. 또한 환경조건에 따라 해충들이 선호하는 먹이가 달라지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해충의 호식도 검사를 실시한다.

이어 화장실, 주방 싱크대 밑, 배수관 파이프, 출입문, 화분 등 해충이 쉽게 유입될 수 있는 곳곳에 이들을 모니터하는 트랩을 설치한다. 모니터링을 통해 정확한 해충의 종류와 어떤 해충이 얼마나 살고 있는지, 어디로 다니는지를 정확히 파악해 거기에 맞는 관리 프로그램을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스코는 2193가지의 친환경 방제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어 이 중 해충 종류와 주거환경의 특성을 고려한 1대1 맞춤 방제 시스템을 적용할 수 있다. 초기에는 1개월 간격으로 총 2회씩 집중 관리에 들어간다. 이 후 정기적인 모니터링으로 해충의 침입 및 재발 예방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해충은 일상생활 속에서 지속적으로 유입되기 때문에 퇴치하는 것보다 유지 관리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바퀴벌레의 경우 일단 침입하면 암컷 한 마리가 한 달에 800마리까지 번식이 가능하고 쥐의 경우 1년에 한 쌍이 1250마리까지 번식하는 등 번식력이 매우 강하다. 따라서 침입 초기에 신속히 대응하지 않으면 더 많은 약제와 인원을 투입해야 하므로 연간 계약으로 정기적인 관리를 받는 것이 비용 절감에 더욱 효과적이다.

참고로 개미 퇴치의 경우 2~4주 정도 경과해야 군체 감소 효과가 나타난다. 세스코에서 사용하는 개미약이 지효성 약제이기 때문이다. 완전 박멸을 위해서는 여왕개미를 구제해야만 군체 전체가 사멸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꼭 지효성 약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비스 신청은 세스코 고객센터 1588-1119로 연락하거나 홈페이지 지원 메뉴에서 견적상담을 하면 고객센터에서 연락이 간다. 서비스 신청 시 원하는 방문일자를 말하면 그 일자에 맞춰 세스코맨이 방문하며, 신청 후 일주일 이내에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비용은 30평 미만의 가정집의 경우 쥐, 바퀴, 개미 등 일반방제의 초기 퇴치 비용이 19만1000원이다.

댓글 다니 팬클럽도 생기네

세스코가 방제업계에서 독보적인 이유는 타 업체와 달리 인체에 무해한 바이오 프로그램으로 해충 박멸을 하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세스코는 독특한 ‘댓글’ 문화로도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세스코 홈페이지의 Q&A  코너에는 다양한 질문들이 올라온다. 해충 관련 질문에서 서비스 및 비용 문의 등 전문적인 답변을 요하는 질문이 끊이지 않는다. 그중에서도 사람들이 가장 환호하는 부분은 바로 아무 관련 없는 질문에 대한 센스 있는 답변이다.

한 예로 “곧 있으면 개강입니다. 아직까지 오후에 기상하는 벌레 한 마리를 어떻게 처리할까요?”라는 질문에 세스코는 “12월에 가서 출석일수가 모자라 F학점을 맞아 봐야 정신차릴 겁니까?”로 대답했다. 이보다 더욱 유치한 질문도 있다. “드래곤볼 6개를 모았습니다. 마지막 한 개 4성구만 찾으면 7개가 완성돼 신룡을 부를 수가 있는데 여간 힘든 게 아니네요. 혹시 구해줄 수 있나요?”라는 질문에는 “세스코에서 그 정도 못하겠습니까? 당장 해드리지요! … …구!…”라는 댓글을 남겼다. “친구가 벌레에게 입술을 빼앗겼다고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는 황당한 질문에는 “뽀뽀를 한 이성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벌레 취급하면 상대가 상처 받습니다”로 대응했다. 이처럼 때론 유치한, 때론 짓궂은 질문에도 개그맨 뺨치게 센스 있는 답변을 올려 ‘세스코 댓글’ 팬클럽까지 생기기도 했다. 기업 이미지가 상승했음은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세스코는 이 ‘댓글’을 마케팅으로 사용하지 않는다. 업계는 “이러한 점이 더욱 고객들로 하여금 신뢰를 갖게 한다”고 평가한다.

바이오~ 바이오하더니 진짜 바이오 됐네

세스코 고객서비스본부 마케팅실 실장은 세스코의 기업 미션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깨끗한 생활환경을 만들고 이를 통해 고객의 건강하고 더 나은 삶에 기여하는 생활환경 위생기업”, “인재와 첨단기술 개발을 통한 최고의 품질가치 창출”, “환경오염의 최소화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사회공헌”, “글로벌 대표 브랜드로의 도약.”

그는 이어 “세스코는 해충 박멸로 시작해 현재 바이러스 박테리아 항·살균 서비스까지 진행하고 있다”며 “내년 초 론칭 예정인 식품안전서비스를 통해 환경위생 관련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오 산업은 21세기 들어 가장 주목받고 있는 성장산업이다. 우리나라 역시 대규모 R&D 투자 및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는 등 많은 관심을 쏟아붓고 있다. 바이오 산업은 말 그대로 인류를 위한 친환경 사업을 뜻한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해충 박멸 및 질병 예방에 앞장서는 세스코를 바이오 업계에서 달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무언가를 죽인다는 개념에서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굉장히 모순적인 상황이다. 인류를 위한다는 바이오 산업이 애초에 모든 질병의 원천이 되는 해충을 없애는 세스코를 인정하지 않다니. 방제산업을 단순히 과거처럼 강한 화학 성분으로 해충을 죽이는 것이라고 판단하면 큰 오산이다. 세스코는 해충을 죽인다기보다 사람들이 깨끗한 환경에서 건강히 살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야말로 인류 최후의 산업으로 손꼽히는 바이오 산업의 ‘대표주자’이지 않을까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스코는 절대 나서지 않는다. 묵묵히 음지에서 자신의 갈 길을 걸어갈 뿐. 이것이 향후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세스코의 앞날이 기대되는 이유다.

 

가을철바퀴벌레어떻게 예방하면 되나요?

여름 무더위가 지난 가을철에는 위생관리가 소홀해지는 경향이 있다. 세스코의 모니터링 결과 7~10월에 바퀴벌레의 개체수가 증가했다. 따라서 선선한 가을철일수록 바퀴벌레의 실내 유입을 막고 퇴치하는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가을은 아침저녁으로 기온이 급격히 하락하기 때문에 외부에서 서식하던 바퀴벌레가 따뜻한 내부로 유입되기 시작한다. 이들은 주로 외부의 흙, 낙엽 밑, 하수구, 맨홀 뚜껑, 정화조 등에서 서식하다가 실내로 들어온다. 바퀴벌레를 비롯해 모든 해충 단속의 첫 단계는 종류가 무엇이든 유입 경로를 차단하는 것이다. 바퀴벌레의 경우 주요 침입지가 싱크대 하단 주름관이 바닥 하수구로 연결되는 부분이다. 따라서 이곳을 쿠킹 호일을 이용해 감싸 막고, 화장실 바닥 하수구나 욕조, 양변기 등의 틈새는 실리콘을 이용해 차단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