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호 SK㈜ 사장이 SK그룹의 신설 중국 통합법인 대표를 겸하며 중국 내 사업을 총괄한다. 연구개발(R&D) 시너지를 위해 새롭게 꾸린 기술혁신센터(TIC)는 박상훈 SK에너지 P&T CIC 사장이 선임됐다.

SK그룹은 ‘글로벌’과 ‘성장’을 키워드로 한 인사 및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이날 각 관계사 이사회를 통해 확정된 인사안에 따르면 SK그룹은 중국 중심의 글로벌 비즈니스 성과를 조기에 가시화하고 기술 중심의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이 같은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이번 정기 인사에서 새로 승진한 임원은 총 61명이다.

또 올해 SK 인사 특징은 조직 효율화 작업의 대부분이 차세대 성장 동력사업에 맞춰져 있다는 점이다. 중국 시장과 미래 성장 동력 창출을 책임져온 씨앤아이비즈(C&I비즈) 부문에 모든 역량이 집중됐다.

가장 많은 인원이 투입된 곳은 내년 초 설립 예정인 중국통합법인이다. 중국 통합법인은 SK그룹 내 13개 계열사가 설립한 90여개 현지 법인의 중국 내 투자와 사업전략 수립·실행 등을 총괄 관리해 그룹 차원의 사업 시너지를 제고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선봉장은 박영호 SK(주) 사장이다. SK는 박 사장을 중국통합법인 대표에 임명하고 조직관리의 권한 일체를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박 사장은 SK㈜ 사장직을 계속 맡으면서 중국통합법인을 총괄한다.

통합법인의 성공적 운영 및 추진력 강화를 위해 주요 임원 40여명을 중국통합법인과 중국 각 관계사에 전진배치했다. 중국에 제2의 본사를 만들겠다는 의도다.

지난달 초 최태원 회장은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한국에서 성공이 중국에서의 성공이라는 인식을 버리고 철저하게 중국인의 시각으로 사업을 접근해야하며, 중국을 글로벌전략의 핵심지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 한 바 있다.

통합법인의 성공적 운영 및 추진력 강화를 위해 주요 임원 40여명을 중국통합법인과 중국 각 관계사에 전진배치했다. 중국에 제2의 본사를 만들겠다는 의도다.

SK의 모든 계열사들의 인사이동 초점은 중국시장에 맞춰져 있다. 최 회장의 승부수가 중국시장에서 꽃을 피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중국통합법인은 자본력과 의사결정권을 순차적으로 위임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굵직한 사업을 현지에서 처리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겠다는 복안에서다.

SK는 중국통합법인이 한국이나 미국 등과 글로벌 시너지를 창출해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 관계자는 "중국 중심의 글로벌 비즈니스 성과를 조기에 가시화하고 기술 중심의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조직개편을 시행했다"고 밝혔다.

계열사별 조직개편도 중국사업을 중심으로 단행됐다.
SK텔레콤은 미래 산업인 C&I비즈 사업 부문의 조직 개편 폭이 가장 컸다.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기술혁신센터(TIC)를 신설, 기술혁신센터장에 박상훈 SK에너지 P&T CIC 사장을 선임했다.

TIC는 조직별로 산재해 있는 석박사급 R&D인력을 통합해 새로운 조직으로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진다.

TIC는 향후 신재생에너지기술, 친환경기술, 바이오기술, 차세대 통신기술 등의 분야에서 향후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게 될 미래 기술을 확보하는 역할을 하게 도맡아 처리한다.

산업 생산성 증대 사업단(IPE)도 신설됐다. 성장사업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IPE사업단은 핵심 CT(Communication Technology)를 바탕으로 법인기업 대상의 생산성을 증대시키는 컨설팅을 수행한다.

MNO사업의 글로벌 얼라이언스에 기반을 두어 해외 시장에서도 지역 및 국가별 공략 사업을 구도화, B2B 서비스를 발굴하게 된다.

이밖에도 SK텔레콤은 CTO 산하에 ‘기반기술연구소’ 설립해 SK텔레콤만의 고유의 핵심 기술을 내재화해 나가기로 했다.

일각에서 제기됐던 ‘2010 인사=SK일가 계열분리 신호탄’의 실체는 확인하기 힘든 상황이다. SK의 실질적인 지주회사 SK C&C가 지원조직 인력을 사업 부서로 대거 전진 배치했다.

SK C&C는 글로벌 지향의 조직개편안을 내놨다. 글로벌 수준의 관리 역량과 지속적인 혁신을 위해 경영지원부문과 기업문화부문을 관장하는 ‘CMS(Corporate Management Service)’를 신설했고, 글로벌 사업과 중국 사업을 관할하는 G&G(Grow-th & Globalization)를 통해 중국 사업성과 극대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좋지 않은 경제상황에서 무리하게 계열분리 수순을 밟기 보다는 역량강화에 힘쓰고 있음이 읽힌다.

SK C&C 관계자 “고객만족 극대화 및 글로벌 사업과 신성장 동력의 추진력 제고를 위한 책임 경영 및 지원 체계를 강화한 것이 이번 조직개편과 임원 인사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김세형 fax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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