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ㆍ중국ㆍ유럽에서 정치적 악재들이 연이어 발생하자 이들 악재의 해결 여부에 시장의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미국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잠정 예산안 합의 실패로 정치적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유럽과 중국은 위기 해결 국면으로 진입했다.

지난달 26일 미국 상원은 2014년 회계연도 잠정예산안에 대한 절차 표결을 진행해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날 상원은 오바마케어 폐기 처분을 주장하는 데드 크루즈 의원의 필리버스터가 끝나자마자 토론 종결과 잠정예산안 본회의 상정을 위한 절차 표결에 들어가 찬성 몰표로 가결 처리됐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미국 하원과의 예산안 합의가 실패하면서 미국 정부는 셧다운 상황에 빠졌다. 셧다운은 연방 정부 일부 기관이 폐쇄되는 것을 말한다. 미국이 연방 정부 폐쇄를 결정된 것은 1995년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이후 17년 만이다.

이에 따라 연방 정부 기관은 미 정치권이 잠정 예산안을 합의할 때까지 필수 인력을 제외한 최소 80만 명의 공무원을 일시해고 해야 한다.

그동안 미국 정부는 1일까지 예산안에 합의하지 못하면 내년 예산안이 시작되는 1일부터 정부가 폐쇄될 위험과 오는 17일까지 부채한도를 증액하지 않으면 디폴트에 빠질 위험이 상존하고 있어 시장의 불안감이 확대되고 있었다.

하지만 실업수당 청구건수 등 고용상황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투자자금의 이탈을 막고 있다.  지난달 27일 고용지표 호조를 알리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미국 노동부는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전주보다 7000건 감소한 30만5000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또 GDP 확정치가 2.5%로 수정치와 같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중국 경제는 정치적 불안감이 해결돼 시장이 살아나는 모습이다. 리커창의 개혁이 지속되는 가운데 돈가뭄에 따른 유동성 지원에 전격적으로 나서면서 시장의 투자심리를 진정시킬 전망이다. 중국인민은행은 지난달 24일 880억위안(약 15조5000억원)에 달하는 만기 6일짜리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을 발행했다. 이는 지난 7월 말부터 역RP 발행을 재개한 이래 단일 발행 금액으로는 최대 규모이다.

이로써 중국은 유동성 경색 현상 재연에 한시름 놓았다. 특히 1일부터 일주일간 이어지는 국경절 연휴를 앞두고 시중 자금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도 당국이 재빠르게 대응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유럽 경제도  부담감으로 작용해왔던 그리스 경제성장률 협상이 채권단과 원만하게 합의를 보면서 금융시장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다. 지난 주말 그리스 정부와 국제채권단인 트로이카가 올해 그리스의 GDP 증가율을 –4%로 합의했다.

이는 트로이카의 종전 경제성장률 전망치인 –4.2%와 경제협력개발기구가 지난 6월에 제시한 –4.8%보다 완화된 수치다. 그리스에 지속적으로 긴축을 압박해오던 트로이카가 입장을 바꿈에 따라 그리스의 재정 운용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